Big Fish #1/2

수선화잖아요.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죠.

어떻게 이 많은 걸 구했어요?

인근 다섯개 주(州)에 있는 꽃집이란 꽃집은
모조리 전화해서 설명했죠.

이게 제 아내될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구요.

 

절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

제 남은 인생동안 천천히 알아가면 되죠.

 

샌드러

 

제 약혼자 돈이에요.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

당신이 원한다면요. 맹세할게요.

 

블룸?

돈!

 

너 이 자식 여기서 뭔 짓이야?

이 여잔 내 약혼녀야. 내꺼라구!

 

난 사람한테 임자가 있단 소린 첨 듣는걸.

 

뭐야 블룸?
너무 겁나서 받아치지도 못하는 거냐?

안 그러겠다고 약속해버렸거든.

 

그만해요.

 

돈! 그만해요!

내가 복날 개처럼 얻어맞고 있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 알고보면 돈 자기만 손해였어.

모든 신체적 활동은 선천적 판막 결함을 악화시키지.

쉽게 말해서, 돈은 심장이 약했단 소리야.

 

돈!

나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래요.

뭐?

이 자식 좋아하는 거야?

나 이 사람 전혀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보다는 이 사람이 더 좋아요.

 

결국 샌드러는 원래 결혼하기로 한 날 결혼을 했단다.

단지 신랑만 바뀐 거지.

 

아버님께서 정식 결혼은 하지 않았다면서요?

물론 결혼 준비야 다 해놨었지.

근데 문제가 생긴 거야.

 

약 때문에 그렇게 물을 많이 드시는 거에요?

 

사실... 난 한평생 항상 목이 말랐단다.

왜 그런 건지는 나도 정말 모르겠다.

내가 11살이었을 때 말이지...

아버님 결혼식 얘기 하고 계셨잖아요.

안 까먹었다 얘야.
얘기에 가지 좀 치는 중이란다.

 

대부분 사람들은 얘기 하나를 시작하면
그것만 갖고 그대로 쭉 끝까지 가지만

그럼 얘기가 너무 맨숭맨숭하잖니?
재미도 없고 말이다.

전 아버님 얘기가 좋아요.

나도 니가 좋단다 얘야.

 

서커스단에서 일할 때는 주소가 없었단다.

서커스일 끝내고 나니까 그제서야 못 받은 편지들이
한꺼번에 우루루 쏟아져 들어왔더랬지.

병원에 4주간 누워있는 동안
우편배달부가 드디어 나를 찾아냈어.

내 마음이 샌드러에게 가 있는 동안

내 몸은 나라의 부름을 받은 것 같더구나.

 

그 당시 육군 복무기간은 3년이었지.

 

그건 샌드러와 3년 동안이나 떨어져
지내야 된다는 걸 의미했어.

하지만 난 그녀와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살 자신이 없어서

힘들고 위험한 작전에 일부러 자원했지.

복무기간을 1년 안으로 단축시키기 위해서.

 

고! 고!

 

그때 난 중국의 왕카이탱 발전소 설계도를
훔쳐오기 위한 특수 임무를 맡아서 침투 중이었거든.

드디어 난 임무를 위해 뛰어내렸지.

 

♪ 가끔씩 여자는 너무 외로워진다네~ ♬

 

♪ 전화 걸어주는 애인이 없다면~ ♬

 

♪ 가끔은 너무 심해서 폭발하고 싶어지지~ ♬

 

♪ 눈에 한 놈 딱 걸리면
홀라당 옷을 모두 벗겨버리고 싶을 정도로~ ♬

 

♪ 하지만 그럴 수 없지. ♬

♪ 아냐 그럴 순 없지. ♬

♪ 아주 특별한 남다른 그런 남자를 원해. ♬

♪ 왜냐면 나같은 여잔 ♬

♪ 정말 필요한 게 따로 있기 때문이야. ♬

♪ 당신들도 그런가요? ♬

 

♪ 나는 두 배로 경험이 많아~ ♬

♪ 눈물도 두 배로 흘렸지~ ♬

♪ 뭘해도 시작은 두 배로 힘들어~ ♬

♪ 난 두 배로 줄 수 있는 남자를 원해~ ♬

♪ 왜냐면 난 두 배로 사랑해 줄 수 있으니까~ ♬

 

♪ 난 두 배로 줄 수 있는 남자를 원해. ♬

♪ 왜냐면 난 두 배로 사랑해 줄 수 있으니까~ ♬

 

큐 사인도 제대로 못 맞추냐?

나만 쪽팔렸잖아.

너만 쪽팔린 거 아니야.

 

누구야!

해치지 않을게요.

웃기고 있네.

경비!

 

어딜 들어와요!
나갈때 문이나 잠궈요!

 

제발요... 도와주세요.

우리가 왜 댁을 도와줘야 되는데요?

 

한시간 남짓 난 샌드러에 대한
내 사랑얘기를 늘어놨어.

그리고 왜 내가 여기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됐는지도.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여기서도 내 사랑은 구원이었지.

그렇게 숙명지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머리를 짜내서 탈출계획을 세웠지.

러시아 가는 포경선을 잡아타는 것부터

수송선을 타고 쿠바로 간 다음

다시 마이애미까지 조그만 카누를 타고 가는 것까지.

우리 모두 위험할 거란 걸 알고 있었지.

 

미국에 도착하고 나면 우린 어떡하죠?

전속계약을 제가 주선해 드릴께요.

제가 연예계에 큰 손을 한 명 알고 있죠.

 

혹시 밥 호프?

훨씬 거물이죠.

 

슬슬 가볼까요?

 

샴쌍둥이 자매와 내가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오는 힘든 여행을 하는 동안

안타깝게도 미국으로 편지를 보낼 방법이 없었어.

당연히 군에서도 내가 죽은 줄로만 알았겠지.

 

넉달이 지나자 샌드러는 겨우
악몽에서 헤어나기 시작했어.

전화벨이 울려도 설마 나일거라곤 생각 안 했고

차가 지나가도 더이상 창문 너머로 내다보지 않았지.

 

당신 아버지랑 어제밤에 얘기했더랬어요.

 

당신 내게 아버님 어머님이 어떻게
만나셨는지 얘기 안 해줬잖아요.

오번에서 만났어.

그게 다에요?

그분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됐는지

서커스랑 전쟁얘기 뭐 그런 건
내게 얘기해준 적 없잖아요.

다 아버지가 지어낸 이야기라서 안 했어.

하지만 낭만적이잖아요.

음...

음... 뭐요?

아냐. 프랑스 여자랑 낭만 어쩌구 하는 얘기로
싸워봤자 본전도 못 뽑을텐데 뭐.

 

당신 아버질 사랑하나요?

우리 아버지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
재미가 철철 넘치는데.

 

정말 사랑해요?

 

당신이 이해해줘.

내가 어릴 때 아버진 집에 계신 날보다
나가계신 날이 더 많았어.

난 생각했지. 혹시 아버지가 딴 살림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난 이 집 말고 다른 집에서 다른 가족과
함께 지내는 아버지를 상상하곤 했지.

 

아닐 수도 있고.

뭐 그냥 아버진 가족을 원하지 않았는지도 몰라.

어쨌든 아버진 집 바깥 생활을 더 좋아하신 것 같아.

우리한테 이런 얘길 해주시는 이유도
사실 여기가 너무 따분해서일지도 모르지.

그건 아닐 거에요.

뭐가 아닌데?

 

난 아버지가 솔직하게 얘기 하는 걸 한번도 못 봤어.

 

난 당신이 왜 아버질 좋아하는지 알아.

난 왜 다른 사람들이 아버질 좋아하는지도 안다구.

 

하지만 당신만은 날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이해해요.

하지만 난 당신이 아버님이랑
얘길 좀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 얘기 했던가?

예.

단풍나무와 자동차 얘기요? 다 들었어요.

 

너 말고. 우리 새애기는 못 들었지 아마.

단풍나무가 차 위로 넘어졌는데

나무시럽이 차로 흘러들어와서

파리떼들이 냄새맡고 모였다가 거기 들러붙는 바람에

차가 공중에 붕 떴다는 얘기요?

 

하지만 진짜 얘기는 내가 그 차를
어떻게 얻었냐 하는 거지.

아버지.

오냐.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물론이고 말고.

난 가서 설겆이 좀 해야겠다.

저도 도와드릴께요 어머님.

 

빙산에 대해서 잘 아세요 아버지?

나 말이냐? 전에 빙산을 한 번 본 적이 있지.

식수로 쓰려고 텍사스로 운반하는 중이었어.

그 안에 꽁꽁 언 코끼리가 갖혀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었지.

거시기 뭐냐... 털복숭이... 맘모쓴가 뭔가.

아버지!

왜?

 

전 은유적으로 말씀드리려는 거였어요.

그럼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지.

질문을 하면 듣는 사람이 대답하고 싶어하잖냐.

"사실 빙산은요..." 이렇게 시작을 했어야지.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사실 빙산은요...
수면 위로 나온 10%밖에 볼 수가 없어요.

나머지 90%는 물 밑에 잠겨있어서 볼 수가 없죠.

그게...

그게 바로 아버지가 빙산과 같은 점이에요.

전... 단지 수면 위로 나온
조그만 부분 밖엔 볼 수가 없다구요.

그래? 그러니까 넌 내가 코나 턱 위로까지 밖에
안 보인단 말이냐?

전 정말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실제 있었던 일은
한번도 말씀해 주신 적이 없으니까요.

왜 없냐? 천 개도 넘게 얘기했는데.

네게 얘기해준 거 밖에 없잖냐 난. 얘기 말이다.

아버진... 거짓말만 하셨잖아요. 아버지.

그냥 재밋는 거짓말만 하셨어요.

5살짜리 애 배개맡에서나 어울리는 그런 얘기요.

아들이 10살이 되고, 15살, 20살, 30살이 될 때까지
먹혀드는 그런 대단한 얘기가 아니라구요.

그래도 전 아버질 믿었어요.

너무 오랫동안 믿어왔었죠. 그래선 안 됐는데.

그러다가 알아버렸죠.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얘기들이 실제로는 불가능한 얘기란 걸요.

그런 걸 정말인줄 믿고 있었던
내가 너무 바보같아졌어요.

아버진 산타클로스랑 부활절토끼같아요.

재밋지만 실은 가짜인...

넌 그럼 내가 가짜란 말이냐?

 

단지 표면적으로만요.

하지만 그게 제가 봐 온 전부인걸요.

 

아버지.

전 이제 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돼요.

그 애가 나중에 커서 저처럼 제게
아버질 이해 못 하겠다고 하면 저도 환장할 겁니다.

환장만 하겠냐?

 

그래서 원하는 게 뭐니?
넌 내가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냐?

그냥 아버지 자신요.

좋든지 나쁘든지 뭐든지 간에.
그냥 단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 자신을 보여주세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내 자신이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니가 그걸 볼 수 없다면 그건
니 잘못이지 내 잘못은 아냐!

 

네 아버지가 사무실로 쓰던 창고란다.

사무실이 집안에 있으니까
이렇게 엉망이 되버리는구나.

 

나보단 네가 더 잘 알겠지, 뭐가 중요한지.

 

뭐에요?

 

전쟁 중에 썼던 편지란다.

그때 네 아버진 실종상태였고

군에서도 죽은 줄 알았지.

 

정말 있었던 일이군요.

네 아버지 얘기들이 전부 구라는 아니란다.

난 네 아버지 좀 살펴보고 오마.

 

전 가서 좀 누워 있을게요.

그래.

 

전쟁이 끝나고 앨러배머의 많은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와 직장을 구했지.

다들 나보다 딱 한 가지씩은 더 낫더군.

바로 살아있다는 것.

왜냐면 난 공식적으로 죽은 걸로 되어 있었으니까.

난 부푼 꿈을 안고 출장외판원이 되기로 했어.

나한테 딱 맞았거든.

난 성격 좋은 거 빼면 시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한 번 떠나면 몇 주 동안 집을 비우기도 했어.

하지만 2주마다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내가 번 돈을 통장에 고스란히 입금했지.

하얀 담장이 있는 멋진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

 

자. 저희 회사 신제품 핸디맨을 소개합니다.

 

몇 년 안 되서 난 다른 물품들도 취급하게 됐고

점점 더 많은 도시들로 영업범위를 넓혀갔지.

미국 남부 전역이 내 영역이 될 때까지.

 

에드워드? 에드워드 블룸?

나야 노더 윈슬로.

아니 믿을 수가 없군요.

너무 놀랐어.

그 위대한 시인을 애쉬튼, 스펙터, 그리고
여기 텍사스에서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거든.

그거 아나?

자네가 스펙터를 떠났을 때
그때서야 내 눈이 뜨였다는 걸.

내가 겪어보지 못한 더 큰 세상이
저 밖에 있다는 걸 깨달았지.

그래서 나도 떠났지. 프랑스,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의 절반도 다녀봤다네.

매일마다 새로운 모험! 그게 내 모토라네.

거 참 멋지군요. 저도 기뻐요.

요즘은 뭐하세요?

나 여기 털거야.

 

자 전부 엎드려!

 

어이 그거 이쪽으로 굴려!

 

그거 좀 집어 들어 주겠나.

뭐라구요?

총 말이야.

그럼 난 이제 현찰을 맡을거고

여기 내 친구는 금고를 맡겠다!

 

어이 당신! 당신이 금고로 안내해!

어서 가!

 

죄송해요 아주머니.

저 정말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게 아니라...

그게...

 

돈이 한 푼도 없어요.

우리 은행 완전히 파산했거든요.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요.

우리가 갔을 때 벌써 은행은 홀라당 털렸던 거지.

무장강도가 아니라
텍사스 부동산 투기꾼들한테 말이지.

자 가자구!

 

노더!

 

아싸~ 오예~

이거 거의 400달러는 되겠는데.

그냥 창구의 현찰만 털었는데 말야.

자네 것도 한번 보자구.

 

이게 다야?

금고를 몽땅 털었는데도?

그런 것 같네요.

 

에드워드, 여기 자네 예금전표가 왜 있는거지?

전 그냥 아저씨가 빈손으로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아셔야 할 게 또 있어요.
왜 은행의 저축이랑 대부금이...

난 노더씨께 텍사스 유가(油價) 변동성과 그게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말씀드렸지.

그리고 신탁공정의 방약한 시행이 얼마나
저축과 대부금을 특히 취약하게 만드는지까지도.

이 얘길 듣고 나더니 노더씨는 한마디하고 떠나더군.

난 월스트릿으로 갈래.
세상의 돈이란 돈은 전부 거기 있을테니까.

난 그 날 알게 됐어.

범죄자로서의 내 삶은 이제 끝났지만

에드워드 고마워.

범죄자로서의 아저씨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노더씨가 처음으로 백만 달러를 모았을 때

아저씬 내게 만 달러짜리 수표를 보내왔지.

난 왜 보냈냐고 따졌지만
아저씬 직업상담료라면서 받아두라고 했지.

하지만 그 돈은 아내에게 번듯한 집 한 채
사주기에는 충분한 돈이었지.

하얀 울타리가 쳐진 그런 집 말이야.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했지.

 

몸이 바짝 말라서 말이야.

 

그런 것 같았어요.

 

분무기라도 하나 사야겠네요.
당신 몸이 마를 때마다 물 뿌려주게요.

 

울지마.

 

당신없인 못 살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기... 혹시 제니퍼 힐씨세요?

전데요. 윌씨 맞죠?

당신 사진에서 봤어요. 그래서 아는 거죠.

어... 잠깐만. 케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않을래?

다음주에 계속 하도록 하자.

그거 엄마 갖다드리라구요?

어머니께는 말씀 안 드릴테니 과자라도 사먹으렴.

 

아버질 어떻게 아세요?

여기가 그 분 영업담당구역 가는 길에 있어서
자주 여길 지나가셨죠.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다 알아요.

혹시 아버지랑 바람 피셨었나요?

 

와우... 직설적이군요.

같이 춤이라도 추자고 얘기할 줄 알았더니.

 

아버지가 왠 여자들과 같이 있는 걸 봤죠.

껄떡껄떡 대면서... 아버진 항상 그랬어요.

그러니까 전 아버지가 몇 번 바람을
피웠을 거라고 생각했죠.

증거는 하나도 없지만.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그렇게 의심이 가면 왜 직접
아버지께 여쭤보지 않았나요?

아버진 죽어가고 계세요.

 

이것 봐요.

난 당신이 뭘 얼마나 알고싶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는 하나의 이미지...

그걸 내가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가뜩이나 늦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더더욱.

아버진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을 많이 얘기하셨죠.

그리고 전 아버지께서 하신 많은 일 가운데 저희에게
얘기하지 않은 것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 둘 사이를 조율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먼저 알아야 할 게 있어요.

 

당신 아버지는 절대로 평생 여기서
머물러 살 운명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딱 두 번 여기 오셨더랬죠.

 

한 번은 너무 일찍

한 번은 너무 늦었죠.

 

당시 그 분은 자영업을 하셨는데

다른 건 몰라도 사교성 하나는 정말 좋았죠.

그래서 사람들이 전부 당신 아버질 좋아했어요.

어느날 밤 3주간의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최악의 엄청난 폭우를 만났죠.

 

운명은 그를 옛날 그 곳으로 다시 데려다 놓았어요.

놀랍게도 말이죠.

 

나이가 들어서 어렸을 때 봤던 걸 보면
달리 보이기 마련이던가요?

이 마을은 더 이상 예전같지 않았어요.

그도 예전처럼 풋풋한 젊은이가 아니었죠.

 

새 길이 나면서 바깥 세상의 것들이 들어왔어요.

은행, 담보, 빚 같은 것들이요.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 파산의 흔적들 뿐이었죠.

 

오늘 경매의 매물은 이 건물로
일만 달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래서 에드워드가 마을을 사기로 결정했죠.

5만 달러!

 

그는 절대 갑부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을 갑부로 만들었죠.

그래서 그는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부탁했어요.

 

사람들은 스펙터 마을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에드워드의 말을 믿었고

사실 그게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전부였어요.

그는 그들에게 꿈을 팔았죠.

먼저 그는 농장들을 사들였어요.

그리고 집들을

그 다음엔 상점들을 매입했죠.

뭘 사든지 간에 그는 원래 살던 사람들에게
떠나라거나 세를 내라든가 하지 않았어요.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되었던 거죠.

그런 식으로 그는 마을을 지켰던 거에요.

 

6개월이 채 안 되어서 결국
그는 마을 전체를 매입했어요.

하지만 매입하지 못한 것이 딱 하나 있었죠.

 

당신 에드워드 블룸씨 맞죠?

 

어떻게 알았죠?

여기까지 왔다면 분명
뭔가 볼 일이 있는 사람일텐데

제게 볼 일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 밖에 더 있겠어요?

당신이 마을을 사들이고 있다면서요.

 

지금까지는 이 집과 이 집 소유의 늪지만 빼구요.
전 이 마을을 도와드리고 싶어요.

마을이 보전되려면 누군가가 이 마을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어야만 해요.

그 얘긴 들었어요.

후하게 쳐드릴테니까 파세요.

이사가실 필요도 없구요.

명의 이전에 필요한 서류 외에는
돈도 더 내실 필요없습니다.

전 약속은 분명히 지킵니다.

잠깐만요.

늪지를 제게서 사신 후에도
제가 계속 여기 살아도 된다구요?

이 집을 산 후에도 제가 계속 이 집 주인이라구요?

전 계속 여기 살고 당신은 언제든
내킬때마다 여기저기 들락날락 할 수 있다구요?

제 말이 맞나요?

뭐 말하자면요... 예.

그럼 전 팔지 않을래요.

만약 팔고난 후에도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다면
전 지금까지 살아온 이 방식대로 변하지 않을래요.

아무것도 잃거나 손해보는 일은 없을거에요.

마을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한 번 물어보세요.

왜 이 마을을 사시는 건데요?

중년의 권태 뭐 그런 거 때문인가요?

스포츠카 대신 마을을 사 모으시는 건가요?

사람들을 도와드릴 때 제가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더더욱 팔기 싫군요.

죄송한데요... 혹시 제가 실례라도 범했나요?

아뇨. 당신은 정확히 약속한 그대로 하셨어요.

돌아오셨죠.

전 좀 더 일찍 오실거라고 믿었지만.

 

당신 비먼씨 따님이군요.

성(姓)이 다르던데... 혹시 결혼했나요?

난 18살이었고 그 사람은 28살이었죠.

살다보니 그게 큰 차이라는 걸 알겠더군요.

 

저 당신께 이 집 팔지 않을래요. 블룸씨.

알았어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꼼짝도 안 하네요.

예.

 

오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냥 두세요.

아니에요.

제발요. 그냥 가세요.

가요.

 

대부분 다른 남자같으면 그냥 포기하고
가버리고 말았겠지만

에드워드는 그런 남자들과는 달랐죠.

 

그 둘은 성격이 완전히 딴판이었지만
다리는 2개 밖에 없었죠.

 

한 달 동안 그는 점점 더 많이 고칠 걸 찾아냈어요.

집이 완전히 새 집이 될 때까지 말이죠.

 

물론

가장 좋았던 건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일이었죠.

샴쌍둥이 자매와 내가 하바나에 도착했을 때

우린 완전히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냈어요.

단지 유쿨레레와 하모니카 반주만 갖고서요.

 

저는 이제...

그냥 놔두셔도 되는데...

 

안 돼요.

 

아니... 그러지 말아요.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당신을 부끄럽게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난 내 아내를 사랑해요.

 

알아요.

 

아내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내가 죽는 순간까지

제게 여자는 아내 밖에 없을겁니다.

 

행복한 여자군요.

 

미안해요 제니. 정말요.

 

기다려요 에드워드.

 

(권리 양도 증서)

 

어느날 에드워드 블룸은 떠났죠.

그리곤 마을로 다신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소녀는...

그녀가 마녀가 됐다는 소문도 있고
미쳐버렸다는 소문도 있어요.

 

어쨌든 그녀는 전설이 된 거죠.

 

결국 이야기는 처음 시작한 곳에서 끝나게 된 거죠.

 

논리적으로 당신이 마녀라니 말이 안 되잖아요.

아버지가 어렸을 때 벌써 마녀는 늙었다고 들었는데.

아뇨.

당신 아버지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말이 돼요.

어쨌든 아버지껜 세상에 2가지 종류의
여자 밖에 없었으니까.

당신 어머니와 다른 모든 여자들.

어느날 갑자기 깨달았죠.

내가 절대 날 사랑해주지 않을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난 그냥 동화 속에 살고 있었던 거죠.

괜히 얘기한 것 같네요.

아니에요. 알게 돼서 기뻐요.

 

나도 당신 만큼이나 아버지께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하지만...

절대 그렇게 될 수는 없었죠.

 

난 그저 얘기 속 허깨비에 불과하고

 

그의 다른 삶, 그러니까... 당신...

당신이야말로 진짜인거죠.

 

어머니?

 

조세핀?

 

조세핀?

 

윌.

 

무슨 일이야?

아버님께서 쓰러지셨어요.

지금 윗층에 어머님이랑 베넷 선생님과 함께 계세요.

아버지 괜찮으신거야?

 

제가 혹시 오늘 그이를 곁에서 지키면 안 될까요?

제 말은 그러니까... 만약에

그이가 깨어났을 때 꼭 제가
곁에 있고 싶어서 그래요.

제가 남을께요.

 

어머닌 그냥 조세핀이랑 집에 가 계세요.
오늘밤은 제가 아버지 곁에서 지켜드릴께요.

 

그래도 괜찮겠죠?

예.

 

너 만약에 무슨 일 생기면 전화...

네. 전화 드릴께요.

아버지 잠깐 뵙고 가실래요?

그래. 고맙구나.

 

니가 아버지 붙잡고 울고불고
넑두리 안 해서 다행이구나.

 

그거 정말 꼴불견이지.

듣지도 못 하는 사람 붙잡고 얘기하는 거 말이다.

그런 면에서는 좋군요.

아버지와 전 서로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요.

 

아버지가 너 태어나던 날 얘기 해 주더냐?

예. 천 번쯤요. 그 물고기 잡은 얘기 말씀이죠?

그거 말고.

진짜 얘기 말이다.

얘기해 주든?

아뇨.

 

네 어머니가 병원에 왔을 땐 오후 3시쯤 됐었지.

옆집 사람이 네 어머닐 차에 태워서 왔더랬지.

아버진 위치터에 출장가서 없었거든.

넌 예정일보다 한 주 빨랐어.

하지만 문제는 전혀 없었지.

완벽한 분만이었어.

아버진 당시 자기가 없었다는 게 미안했었나봐.

하지만 그 땐 남편이 분만실로
못 들어오게 되어 있었거든.

그래서 뭐 내 생각엔 아버지가 있었더라도
별로 달라질 건 없었을 것 같구나.

그게 니가 태어나던 날 있었던 진짜 일들이란다.

뭐 대단치도 않은 얘기지. 그렇지 않니?

만약 내가 금방 말한 진짜 이야기와
물고기랑 결혼반지 어쩌구하는 구라 이야기...

그 둘 중에서 내게 고르라고 한다면
난 구라 이야기 쪽을 택하겠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고.

선생님 얘기 쪽도 좋은걸요.

 

아버지.

 

아버지.

 

간호사 부를까요?

 

뭐요? 뭘 드릴까요?

물 좀 드려요?

 

강...

 

강이요?

 

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다오.

 

어떻게 된 거냐구요?

 

내가 어떻게 죽는지...

 

아버지가 전에 마녀 눈에서 본 그거 말씀이세요?

 

전 몰라요 아버지.
아버지가 말씀 안 해 주셨잖아요.

 

알았어요 아버지.
한번 해볼께요.

 

하지만 도와주세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이... 렇게...

 

알았어요.

그러니까... 아침이었어요.

아버지랑 제가 병원에 있었는데
전 의자에 앉아서 잠이 들어버렸죠.

일어나서 아버질 보니 좀 좋아지신 것 같았어요.

아버지.

뭔가 달랐어요.

아버지.

여기서 나가자꾸나.

제가 말했죠 "아버지 아직 몸도 안 좋으신데..."

휠체어나 가져 오너라.

 

서둘러라. 시간이 없다.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안전해.

그래서 우린 휠체어를 끌고

더 빨리!

마치 병원을 탈출하는 것 같았죠.

윌 너 뭐하는 거냐?

간호사가 우릴 막으려고 했지만

경비! 저 사람들 막아요!

우린 복도를 날듯이 달렸어요.

병원 직원들과 경비가
우릴 잡으려고 쫓아오고 있을 때

그 때 어머니와 조세핀이 도착했죠.

설명할 시간이 없어. 멈춰.

 

정문을 막 빠져나오니까

아버지의 낡은 빨간 시보레 자동차가 있었어요.

하지만 새 거였죠. 완전 신형이었어요.

전 아버질 태웠죠.

이상하게도 아버진 거의 깃털만큼 가벼웠어요.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냥 내버려둬. 이제 필요 없다.

 

물... 물이 필요해.

 

이제 어디로 가죠?

강으로.

 

전 교회쪽 길을 피해서 글렌빌쪽으로 몰았죠.

굼벵이같은 교회 사람들 때문에 길이 막힐까봐요.

 

우리가 강에 도착했을 때

 

벌써 모두들 와 있었던 거에요.

 

그러니까...

 

전부 다요.

 

정말 믿을 수가 없더군요.

 

내 인생의 이야기들...

 

그리고 이상했던 점은 거기에
슬픈 얼굴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거에요.

모두들 아버질 뵙고
배웅한다는 것 때문에 너무 기뻐했죠.

안녕 모두들. 잘 있어.

 

강(江)의 내 사랑.

 

아버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셨어요.

 

엄청 큰 물고기로요.

 

그게 일어난 일 전부에요.

 

내가 본 것과 똑같아...

 

어머니.

 

똑같은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그게 왜 웃긴지 조차도 잊어버린 적이 있나요?

하지만 이따금씩 한 번 더 듣게 되면...
갑자기 마치 처음 듣는 얘기같을 때가 있죠.

그제서야 왜 그 이야기를 맨 처음 들었을 때
재미있어 했는지 알게 되죠.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가 4미터도 넘는
그 거인하고 싸웠대.

말도 안 돼.

아빠. 정말이지 그치?

그런 셈이지.

들었지? 그래서 할아버진 거인과...

결국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조크였던 셈이죠.

아버진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A man tells his stories so many times)

당신 자신이 곧 이야기 그 자체가 되셨죠.
(that he becomes the stories.)

 

그래서 이야기들은 아버지 덕에 생명을 얻게 됐고
(They live on after him.)

그렇게 아버진 이야기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되신거죠.
(And in that way, he becomes immortal.)

 

THE END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