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대한 예의 ㅡ 진범

유독

서로를 떠날 때가 되면

곤혹스럽다

다시하긴 힘들 테고

잘 가라 바라는것과 그 대신 아쉬운 척 뒤돌아보는 것

어느 것을 해야 마땅한지

망설이다 결국은

울어버린

너의 작은 어깨에 슬쩍 손을 얹곤 했다

때가 되어간다

이미 지났겠지

눈물은 바닥까지 말랐을 것이다

사랑을 주었다는 게

왠지 계면쩍었던 때가

그때였을까?

너와 나 사이에서

피었던 꽃이 말라간다

낱낱 꽃잎들과 꽃가루가

얼굴 위와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있다

전날도 아니고, 전전날도 아니고

오래전 화장이 얼룩얼룩

빛바랜 꽃이여

유독

사랑을 져버리는 건

버릇이 되지 않는다

입버릇처럼 피어나

잠버릇처럼 시드는

그런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