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냉면집 육수는 미원 맛? 직접 확인해보니 //
"닝닝하다."
평양냉면 육수를 두고서 맛집블로그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이 표현대로 하자면 평양냉면 육수는 조미료로 맛을 낸다는 얘기가 된다. 닝닝하다는 표현은 조미료 맛이 강해 느끼함을 느낄 때 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평양냉면에는 닝닝 할 정도로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고 있을까? 전혀 안 들어간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닝닝해서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넣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예외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이는 전혀 안 넣는 집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배신감 느낄 정도로 많이 넣는 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전통 있는 냉면집들은 각자 육수에 대한 비법이 있고, 그 비법은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미각이라는 게 있어, 조미료 첨가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집은 냉면명가 중에 한집이다. 맛객 역시 이집의 냉면을 자주 즐겼고 나름대로 인정도 해주고 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이 집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날 만나 술잔을 나누는 분이 말하기를....
"내 친구가 그러는데요. 000냉면은 조미료 함량이 너무 높아 뒤못이 뻐근할 정도라네요?"
"네? 그래요. 나도 그 집을 가끔 이용하는데 난 괜찮던데요."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일까? 난 내 미각과 너무나 차이가 나는 얘기에 몹시 찜찜했다. 나름대로 미각을 자신하고 있는 나 아닌가? 그런데 내가 크게 느끼지 못하는 조미료를 그 친구는 느꼈다는 말인가? 찜찜했다. 이대로 그냥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가서 확인해봅시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000로 향했다. 언제나처럼 별관 방으로 들어가 냉면을 주문했다. 그리고 맛을 봤다. 평소보다 훨씬 집중해서 육수를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음, 조미료가 들어가긴 들어갔고...."
함께한 동행이 먼저 평가를 내린다. 나도 평가를 내렸다.
"조미료 맛이 느껴지네요."
하지만 기분 나쁜 조미료 맛이 아니었다. 천연의 맛이랄까? 그건 분명 화학조미료가 아닌 천연조미료에서 우러난 맛이었다. 화학조미료와 천연조미료의 차이는 첫 느낌보다 여운, 즉 감칠맛에 있다. 첫맛은 둘 다 똑같이 닝닝하긴 하지만 화학조미료는 상대적으로 여운이 길다.
느끼함이 더 오래간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천연조미료는 감칠맛이 감돌지만 깔끔하게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곧바로 또 당기게 된다. 천연조미료로 맛을 낸 국물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쉬이 마셔지게 된다. 다 먹고 나서도 특유의 거북함도 없는 건 천연조미료의 미덕이다. 이 집의 육수도 마지막까지 개운하게 들어갔다. 난 내 미각의 운명을 걸고 확신했다.
"조미료 맛이 나긴 나지만 이건 천연조미료 맛이네요. 내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가서 확인해봅시다."
그렇다고 해서 "육수에 미원 들어가요?"라고 묻는다면 바보나 다름없다. 난 카운터로 가서 실례를 무릅쓰고 강력하게 따져 물었다.
"왜 옛날보다 미원을 더 많이 넣었어요?"
"네?"
"미원맛이 확 느껴지잖아요."
"우리는 선대가 하던 대로 하는데요. 차이라면 고기를 한 부위에서 몇가지 부위를 넣는다는 거..."
"그럼 파 들어가요?"
"네!"
"무 들어가요?"
"네!"
"조미료는 진짜 안 들어가요?"
"네, 안들어갑니다. 대신 다시마가 한번에 20kg씩 들어갑니다."
"에허헤헴!!!
다시마가 들어가는 줄은 알았지만 그정도로 많이 들어갈 줄은 미처 몰랐다. 그정도 양이라면 사람들이 미원맛이라고 오해할만도 하다. 다시마에서 우러난 감칠맛은 천연조미료중에 으뜸이라 할만 하니 말이다. 나는 악수를 청하며 한마디 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제대로 만들어주세요."
"네? 아 네.."
소문대로 그 집 육수는 닝닝했다. 하지만 화학조미료가 아니라 다시마를 비롯한 천연조미료에서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실 된 맛을 추구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울러 그날 나의 무례함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블로그에서 퍼옴~
댓글 (4)
평양면옥에서 그런거 그닥 못느낀득...
암튼 난 평양면옥에서 먹는 평양냉면보다
유진식당에서 만든 평양냉면이 더 낫더라...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