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고
산장에서 비박하며
취사장 흐린 불빛 아래
차가운 벽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문밖엔 눈 덮인 빨간 우체통이
떠나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품은 채
밤새 앓고 있다
구겨진 엽서 한 장
무릎 위에 올려놓고
볼펜 거머쥔 손아귀에 호호
입김 불어가며 적었던
살얼음 글씨 몇 자
결국, 보내지 못했다
너를 생각하면
얼어붙은 뺨보다 가슴이 더 시리지만,
사랑을 잃고 산길을 헤매는 사람끼리
체온을 나누어 갖는 밤도 슬프진 않다
어차피 네게로 가는 길도 지워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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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박후기
event 2010-09-10 23:30:24visibility 조회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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