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은 이러한 게임이다. 관련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는 "회사업무와 게임을 병행하기 위해 하루에 3-4시간만 잔다" "머릿속에 전술 상황도가 떠나질 않아 일을 못하고 있다" 등 '중독증세'를 호소하는 글들이 쉼없이 올라온다. 'FM폐인'이란 단어는 이제 고유명사화됐다. FM시리즈의 최신작 FM2007에도 이 특성은 지속된다.
일견 FM2007은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가 게임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고 '유저의 만족도'를 우선하는 현 게임 시장에서 FM2007은 텍스트 위주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물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 뛰어다니는 FIFA나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달리 FM에는 몇 가지 색에 불과한 바둑알 모양이 선수를 대신한다. 변변한 배경음악 하나 없이 경기 때 관중들이 내지르는 단순한 함성만이 들린다.
외부사양만 따지면 지루할 것만 같은 FM2007에 게이머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까닭은 이 게임이 '실제와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51개국 158개 리그와 2351개의 클럽팀, 30만명의 축구선수들이 우글거리는 데이터베이스, 치열한 정보전과 심리전이 이어지는 현실성은 FM이 지닌 최대의 미덕이다.
FM의 목표는 간단하다. 감독이나 코치로 부임한 클럽 또는 대표팀을 일정 위치까지 끌어올리면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레알 마드리드 등 강호를 맡으면 리그나 UEF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중위권 팀을 담당하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나 UEFA컵 티켓을 노리게 된다. 하부리그 팀은 상부리그로 승격이 주요 목표가 된다.
리그 진행 방식, 선수단 구성, 방대한 데이터 등 모두 실제와 동일하기 때문에 축구감독의 세계를 가상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성적이 부진할 경우 구단 운영진과 서포터들로부터 경질 압력을 받고 선수들도 처우에 따라 불만을 품는 등 여러가지 심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흥미가 배가된다. 무명 감독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르는 과정에 게이머들은 심취하기 마련이다.
나만의 취향대로 팀을 꾸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로 드림팀에 가까운 선수단을 구성할 수도 있고 손수 발품을 팔아 남미와 아프리카의 숨겨진 보석들을 발굴할 수도 있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국내선수로만 팀을 만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거리다. 팀 전술과 개인 전술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을 지정해 최고의 전략가로 거듭나자.
FM2007은 전작의 중독성은 유지하면서 편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로딩 시간이 더욱 빨라졌고 로딩 중 게임 플레이 팁을 제공해 지루함을 줄였다. 깔끔해진 스킨 등 그래픽 요소도 발전했다. 선수의 장단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기존의 수치 방식을 넘어서 팔각형으로 형상화한 특성 맵도 인상적이다.
게임 내부에서는 심리적인 면을 강화했다. 특히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후에 선수들과 대화하는 옵션이 추가돼 실제 축구와 더욱 유사해졌다. 무조건 칭찬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너무 잦은 칭찬은 선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섬세한 선수단 운영이 필요하다. 선수들로부터 유망주를 추천받을 수도 있고 상대팀 선수들을 도발하거나 칭찬하는 기능도 신설됐다.
FM시리즈의 백미인 선수 영입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스카우트가 샅샅이 선수들을 탐색해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내고 유망주 영입을 권유한다. 위성 구단과 제휴를 맺어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거나 신성을 발굴할 수도 있다. 바야흐로 FM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편의성과 흥미성 '두 마리 토끼'가 모두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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