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보면 안되니까 무음으로 해 두었었고,
그러면 뭐가 왔는지 몰라서 넣었다 꺼냈다를 몇번이고 했다.

우린 친구보다 더 서로의 상사와 같이 일하는 사람을 더 잘알았었고, 대화는 같은 곳에서 일하듯 매끄러웠다.

항상 마치고 나면 무얼 할지 출근하자마자 서로 고심했었고, 으례 결정은 퇴근 십분전쯤에 끓어 넘친 냄비 불끄듯 바삐 마무리 되기 일수였지만, 이미 해는 떨어진 지 오래인 퇴근길에 우린 서로 만나 유치원 꼬마처럼 팔짱을 끼고, 천천히 아스팔트 위를 걸었다.

하는 말이라곤 매번 머리를 이쪽으로 넘길지, 친구가 어딜 가봤다던지, 드라마 이야기나, 같이 먹을 저녁밥에, 다 들었지만 일하며 겪은 시시콜콜한, 내지는 힘들었던 것들을 내 앞에서 크지도 않는 눈을 깜빡이며 말하곤 입을 비죽 내밀곤 했다.
그럼 난 팔짱을 풀어 어깰 감싸주엇고 난 공중전화 부스도 아닌것이, 그렇게 내 품으로 들어와 마이 한쪽을 잡고 한쪽 어깰 가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