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누워 자꾸 얇아지더니 아비는 종이호랑이가 되었다.
찢으면 찢기고 접으면 접히는 종잇조각이 되었다. 콧속으로
호스를 밀어넣을 때 물고기처럼 퍼덕거리던 당신. 홍대 지하
철 통로에 걸린 호랑이 민화처럼 하루 종일 입을 벌리고 있었
다. 긁어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당신의 입이 걸려 있는, 지
하철역 통로에서 나는 종이가 된 당신의 입을 만져보았다. 오
늘은 또 발이 죽었다 한다. 당신이 당신을 하나씩 보내는 동
안, 나는 지하 골방에서 접었다 폈다 당신을 추억하였다, 나
는 멀리 서울에 있었다.
자유게시판
종이호랑이-박지웅
event 2010-09-10 23:34:52visibility 조회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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