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 때문에 흔히 ‘나쁜 남자’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차도남’은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휴머니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타인과 쉽사리 소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편화된 개인의 군중속의 고독으로 말미암아 차갑고, 문화적인 메갈로폴리스 속에서 패턴화된 자의식에 잠식당한 채 ‘시크함’이라는 질병에 전염된 도시인의 문제의식을 파고드는 이 표현이 그토록 대중에게 환영을 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감정의 격랑에 쉽사리 사로잡히는 사람을 ‘감상적’이라고 평하며, 신체적인 위협을 당해도 분노에 휩싸이지 않으며,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철벽의 사나이가 오직 내 여자에게만은 정열의 불꽃을 피워낸다는 것이야말로 현대 여성들의 가장 보편화된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여성에 대한 따뜻함이 차도남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 여자에게 너그럽다고 해서 그가 반드시 차갑고 매력적인 도시남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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