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다들! 나는 한국에서 온 40대 여성이야. 우리 두 나라는 식민 지배나 분단 같은 역사적인 아픔을 많이 공유하고 있어서 평소에도 아일랜드에 관심이 많았거든. 드디어 더블린이랑 골웨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게 되어서 가볍게 후기를 몇 자 적어보려고 해!

1. 아일랜드 딸기가 진짜 최고야

테스코나 던스, 그리고 주말 마켓에서 거의 매일 딸기를 사 먹었어. 한국 딸기도 훌륭하지만 인위적인 단맛에 가깝잖아. 그런데 아일랜드 딸기는 단단하고 즙이 많으면서 정말 자연 그대로의 진짜 딸기 맛이 나더라. 포티풋에 수영하러 갔을 때 웩스퍼드 딸기를 파는 사람을 봤는데, 카드 결제가 안 돼서 못 먹었거든. 그걸 아직도 후회하는 중이야. 😂

2. 감자와 감자칩

나 감자 정말 좋아하거든. 테스코에서 산 감자를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려먹기만 했는데도 기가 막히게 맛있더라. 감자칩 브랜드도 몇 개 먹어봤는데, 아무 맛도 안 나는 플레인 옵션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어. 그리고 여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솔트 앤 비네거(소금과 식초) 맛에 집착하는 거야? 감자는 그냥 그 자체로도 완벽한데 말이지!

3. 커피가 정말 맛있어

한국은 체인점 카페가 꽉 잡고 있어서 개인이 하는 정말 맛있는 커피숍을 찾기가 은근히 어렵잖아. 그런데 더블린이랑 골웨이는 둘 다 커피가 정말 훌륭했어. 가는 곳마다 플랫 화이트의 우유 거품이 예술이더라고.

4. 음식이 다 맛있어

솔직히 옆 나라(영국)가 맛없는 음식으로 워낙 유명해서 기대를 별로 안 했거든. 그런데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확실히 살이 좀 찐 것 같아. 피자, 감자튀김, 브런치, 빵까지 다 좋았어. 구글 맵에 가보려고 표시해 둔 곳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다 못 가봐서 벌써 다시 가고 싶어져.

5. 바닷물이 정말 차가워

폭염이 찾아왔던 날에 포티풋으로 수영하러 갔어. 기차를 타면 더블린 시내에서 그렇게 가까운 곳에 그런 멋진 바다가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 하지만 물이 정말 차가웠어. 10분 정도 수영하고 나왔는데 몸이 사정없이 떨리더라. 처음엔 얼어 죽는 줄 알았는데, 적응되니까 엔도르핀이 돌았어. 현지인들은 그 차가운 물에 평온하게 떠 있는 걸 보면서 이 사람들은 확실히 체질이 다르구나 싶었지.

6. 아일랜드 10대 청소년들은 좀 무서워

말레이 파크에서 열린 루이스 카팔디랑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공연에 갔어. 펜스 쪽에서 몇몇 10대 여학생들이 나를 너무 세게 밀쳐서 정말 겁이 나더라고. 나 나름 40대 여성인데 말이야! 뭐, 사실 한국에서도 10대들이 제일 무서운 존재라 길에서 마주치면 알아서 땅만 보고 걷긴 해. 청소년들이 무서운 건 세계 공통 룰인가 봐.

7. 대중교통은 조금 아쉬워

더블린 같은 대도시 공항에서 시내로 바로 연결되는 철도가 없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 말라하이드 성 공연에 갔을 때는 살면서 처음으로 기차 정체를 겪어봤어. 버스도 구글 맵 일정에 거의 맞지 않더라고. 그래서 이동할 때는 항상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는 걸 금방 배웠지.

8. 사방에 널린 개똥

길바닥에 널린 개똥을 밟지 않으려고 계속 아래만 보며 걷느라, 정작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 참 아쉬운 부분이야.

9. 숙소 맞은편에 살던 할아버지가 벌써 그리워

매일 아침 커튼을 열면 맞은편 발코니에 한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어. 눈이 마주친 적도 없고, 할아버지는 내가 존재하는지도 전혀 모르실 거야. 그냥 항상 그 자리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가끔 이웃들과 수다를 떨고 계셨거든. 매일 보다 보니까 나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이 생겨버렸어. 평일에도 늘 계시는 걸 보니 은퇴하신 것 같더라. 그 모습을 이제 못 본다니 섭섭해.

10. 펍이 정말 시끄러워

축구랑 F1 경기를 보려고 혼자 펍에 가봤어. 진짜 영혼이 가출할 정도로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지. 거기서 혹시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기대해 봤는데 대실패였어. 원래 내향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혼자 앉아 있는 아시아 여성에게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

11. 꼭 다시 오고 싶어

골웨이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 모허의 절벽 투어 중에 슬쩍 지나친 작은 마을들도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쁘더라. 섬 투어도 했는데, 너희가 아직도 아일랜드 고유어(게일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웠어. 한국도 35년 동안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우리 언어를 지키기 위해 정말 수많은 피와 노력을 흘렸거든.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내며 언어를 지켜낸 아일랜드의 역사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원래는 런던이 내가 가장 자주 가고 좋아하던 도시였는데, 이젠 아니야. 피지배 역사를 가진 나라의 사람으로서, 정복한 사람들의 피와 땀, 눈물 위에 세워진 도시보다 더블린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어.

마지막으로 내 후기가 누구도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저 한 여행객의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니까 가볍게 읽어줘!
출처: reddit/ire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