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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체에 한국인 필자가 쓴 칼럼이 하나 올라왔음. 인터넷에서 '한국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짧은 영상을 봤는데, 거기에 비빔밥을 안 비비고 먹는 게 들어 있었다는 거임. 필자는 그 말이 맞다고 봤음. 비빔밥이라는 말 자체가 비빔과 밥을 합친 거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재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남은 반찬으로도 만드는 음식이라고 덧붙였고. 그런데 일본에서는 위에 올린 나물을 하나씩 따로 집어 먹는 경향이 있다고 들어서 놀랐다는 것. 자기는 비빔밥이 아니어도 나물이 나오면 일단 비빌 생각부터 든다더라. 재료 본래의 맛을 하나씩 음미하는 일본과, 여러 맛이 어우러지는 걸 좋아하는 한국의 차이 아니겠냐는 게 마무리였음.

정작 일본 댓글은 비빈다

그런데 댓글이 전제부터 무너뜨렸음. 비빔밥은 비벼야 맛있지 않냐는 반응이 계속 나왔거든. 카레는 안 비벼도 비빔밥은 비비는데 거짓말하지 말라고 쓴 사람도 있었다. 많이 안 먹어봤지만 비빔밥은 비비자고 한 사람, 안 비비면 못 먹을 맛이라고 한 사람도 있었음. 돌솥비빔밥을 안 비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댓글도 여러 개 달렸고. 안 비비면 누룽지가 새까매지니까, 안 비비는 사람은 그냥 먹는 법을 모르는 거라는 지적도 있었음.

돌솥이면 몰라도

돌솥이랑 그냥 비빔밥을 나눠 본 댓글도 있었음. 돌솥은 비비는데 그냥 비빔밥은 어떤지 모르겠다는 거임. 비빔밥이 식으면 맛이 없어서 다들 남기니까 돌솥이 나온 거지, 비빈다고 무조건 맛있어지는 건 아니라는 반박도 나왔다. 너무 비비면 맛이 단조로워지니까 조금만 비빈다는 사람도 있었고. 조금은 비비지만 뭉갤 정도로는 안 비빈다는 댓글도 붙었음.

싸움은 카레로 옮겨갔다

비빔밥보다 카레에서 더 시끄러웠음. 비빔밥은 비비는 게 맞는데 카레 비비는 사람은 한 대 맞아야 한다는 농담이 나왔거든. 카레 비비는 사람하고는 친구가 못 된다는 댓글도 붙었고. 반대로 밥이랑 소스가 잘 섞인 상태를 끝까지 즐기고 싶어서 카레는 비비는 쪽이라는 사람도 있었음. 비빔밥이 그런 방식이면 그렇게 먹는 게 맞지만 카레는 좋을 대로 먹겠다는 절충안도 나왔다.

일본에도 섞은 밥은 있다

일본에도 섞어 먹는 밥이 있지 않냐는 지적이 나왔음. 여기에 그건 먹는 사람이 비비는 게 아니라 이미 섞인 완성품으로 상에 올라오는 거라고 구분한 댓글이 붙었다. 결국 섞은 밥을 손에서 직접 만드는 것뿐이니 일본 사람한테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다른 쪽에서는 일본 쌀 자체가 맛있어서 안 섞는 거라며, 농협도 흰밥용 단일 품종을 따로 낸다는 얘기까지 꺼냈다. 비빔밥은 비비는데 타이완식 비빔국수는 안 비빈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낫토랑 계란밥까지

얘기가 다른 음식으로 계속 번졌음. 계란밥을 안 비비는 느낌인가 싶다며, 낫토밥을 다 휘저으면 좀 그렇다는 댓글이 나왔거든. 그럼 낫토밥을 안 비비고 먹냐는 되물음이 붙었고. 남이야 좋을 대로 먹으면 되지만 낫토 올린 밥공기를 한 번에 다 휘저은 적은 없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음. 미트 스파게티는 비비냐, 짜장면은 비비지 않냐고 들이민 댓글도 있었다. 이집트 국민 음식 이름이 '섞다'라는 뜻이니 이집트 사람들과는 잘 맞겠다는 얘기도 나왔고.

정답 없는 걸로 자존심

논쟁 자체를 한 발 물러서서 본 댓글도 있었음. 정답이 정해져 있지도 않은 음식으로 자존심을 세우는 쪽이 더 그렇다는 거임. 미국에서 미국인이 만들어 미국인이 좋아하는 초밥에 시비 거는 사람도 꽤 있다는 예도 나왔고. 예전에 다니던 한식집 주인이 요리도 잘하고 사람도 좋았는데 '비비지 않으면 맛없어'라는 말만은 끝까지 버텼다는 경험담도 있었음. 가게에서 비벼 드릴까요 하고 맡기면 진짜 끝까지 비벼 준다는 얘기, 그럼 왜 처음부터 비벼서 안 내오냐는 얘기도 나왔다. 한 사람은 제목을 '카레를 안 비비는 일본인, 전 세계가 경악'으로 바꿔서 더 낚으라고 적었음.
출처: alfalfal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