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말고도 많다는 글

외국 사람한테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보통 버거, 감자튀김, 잘해야 바베큐를 떠올린다는 글임.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였다. 먼저 오래전부터 이 땅에 있던 원주민 음식이 있다고 했음. 옥수수빵인 콘브레드, 옥수수와 콩을 같이 익힌 서코타시, 오래 졸인 베이크드 빈스 같은 것들임. 보스턴이 콩의 도시라고 불리게 된 것도 여기서 왔다고 했다. 뱃사람들이 배도 부르고 값도 싼 그 콩 요리를 좋아했다는 거임. 바베큐도 지역마다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캔자스 쪽은 달고 텍사스 쪽은 시큼한 맛이 돈다는 거였음. 다들 한국 고기구이나 일본 야키토리, 브라질 슈하스쿠는 높이 쳐 주면서 미국 바베큐는 안 쳐 주는데 맞붙을 만하다고 했다. 이민자들이 가져온 것도 많다고 했음. 이탈리아 이민자가 만든 뉴욕 피자, 노예들의 손에서 나온 소울푸드, 전에 멕시코 땅이던 지역에서 온 멕시코 음식까지 다 그렇다는 거임. 케이준 음식 하나만 놓고도 웬만한 나라 음식과 겨룰 수 있는데 그건 아주 작은 지역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앨버커키나 엘패소 같은 작은 도시에도 먹을 게 많다고 덧붙였음.

루이지애나 케이준 얘기

케이준과 크리올을 언급해 줘서 다행이라는 댓글이 여럿이었음. 안 썼으면 자기가 쓰려고 했다는 사람도 있었고, 케이준 하나만으로도 미국 음식이 훌륭하다는 게 증명된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본인이 케이준이자 크리올이라는 댓글이 제일 자세했음. 검보라는 스튜만 해도 한 종류가 아니라 가재 검보, 나물 검보, 닭 검보로 갈린다는 거임. 붉은강낭콩밥 말고도 검은눈콩, 흰강낭콩으로 만드는 콩 요리가 여럿이라고 했다. 케이준이 좀 더 시골스럽고 크리올이 좀 더 도시풍인데 사실상 하나의 음식이라고 정리했음. 존 폴스가 쓴 케이준 크리올 요리 백과를 추천하면서, 그 책으로 자기 집안에 대해 몰랐던 것까지 알게 됐다고 썼다. 인도 음식 다음으로 케이준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논리로 밀었음. 쓰촨, 광둥, 후난 요리가 다 중국 음식이면 케이준도 미국 음식이라는 거임.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사람은 자기 도시에 뉴올리언스에서 온 가족이 차린 크리올 식당이 있다고 했다. 하필 여기로 와 준 게 고맙다면서 도시에서 제일 맛있는 축이라고 썼음. 그리스에 사는 사람은 거기 음식도 좋은데 루이지애나 핫소스는 따로 인터넷으로 시켜 먹는다고 했다.

소울푸드가 나온 자리

소울푸드 얘기에서 표현을 두고 한 번 걸렸음. 원글이 소울푸드가 노예들한테서 왔다고 쓴 부분을 두고, 안 좋은 이유로 생긴 음식이라는 말이 모욕은 아니라고 짚은 댓글이 달렸다. 처음엔 그 사람들을 범죄자나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줄 알았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고, 자기도 처음에 그렇게 읽혔다고 쓴 사람이 있었음. 소울푸드는 주어진 재료로 만든 음식이었다는 설명이 붙었다. 나쁜 부위 고기와 값싼 채소, 오크라 같은 아프리카 채소로 만들었다는 거임. 흑인들이 원래의 크리올이었고 고향 조리법을 재료에 맞게 바꿔 왔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시아일랜즈 쪽 로컨트리 음식은 아예 별개라고 짚은 사람도 있었음. 쌀이 중심이라 남부 음식이나 케이준과도 다르다는 거였다. 붉은쌀밥, 콩과 쌀을 같이 지은 호핀 존, 아침으로 먹는 새우 그리츠, 순무잎, 고구마 푸딩, 동부콩 밥이 줄줄이 나왔다. 다른 데와는 다른 게 요리용 향신료를 쓰고 온갖 콩을 다 쓴다고 했음.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굴라 지치나 뉴멕시코 음식은 아무도 안 떠올리는 것 같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국경이 옮겨간 텍스멕스

텍스멕스가 가짜 멕시코 음식이라는 말에 반박이 붙었음. 뉴멕시코에서 자랐다는 사람이 길게 썼다. 텍스멕스와 뉴멕시코 음식은 원래 멕시코 음식이었고 국경이 옮겨가면서 미국 음식이 된 거라는 거임. 역사도 멕시코 음식과 똑같다고 했다. 원주민들의 음식이 있었고 스페인이 들어오면서 섞였고 그 뒤로 400년쯤 사람들이 살면서 조리법을 물려줬다는 얘기였음. 텍스멕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사람도, 쓰는 고기와 다루는 방식 때문에 이른바 정통 멕시코 음식보다 이쪽을 좋아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친구 집에 파히타를 가져갔더니 치즈 얹은 콩과 사워크림, 과카몰레를 곁들인 게 정통이 아니라고 지적당했다는 얘기도 올라왔음. 정통이라고 우기지만 않으면 자기 좋을 대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고, 스파게티 면 반으로 꺾어도 된다고 썼다. 미국식으로 바뀐 음식이 원본보다 낫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제너럴 초 치킨, 캘리포니아 부리토, 뉴욕 피자를 예로 들었다. 여기엔 진짜 후난 요리를 먹어 보긴 했냐, 어떤 요리를 먹어 보고 그런 말을 하냐는 반박이 달렸음. 뉴욕 피자가 이탈리아 피자보다 낫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낫다는 건 좀 심하고 다르면서 둘 다 좋은 거라고 선을 그은 답이 붙었다. 애초에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퍼뜨리기 전까지 피자는 그렇게 알려진 음식이 아니었고 토마토도 아메리카 대륙 작물이라, 지금 우리가 피자라 부르는 것에 미국 몫이 크다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미국은 문화가 없다는 말

미국은 문화가 없다는 말을 두고도 얘기가 붙었음. 별 생각 없이 미국을 까기 좋아하는 거라는 반응이었다. 세상에서 좋은 음식 선택지가 제일 다양한 나라라는 데는 반박하기 어렵다는 거임. 미국 문화가 워낙 널리 퍼져서 사람들이 그걸 그냥 기본값으로 여기는 거라고 본 댓글도 있었다. 문화가 없다면서 할리우드 영화를 튼다는 한 줄짜리도 있었고. 미국은 다른 나라로 퍼진 옷이나 스타일이 없다고 우기는 사람을 만났다는 얘기도 올라왔음. 청바지가 미국 것이고 지금 어디에나 있다고 알려 줬더니, 어디에나 있으니까 안 쳐 준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여기엔 데님 원단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나왔다는 지적이 붙었는데, 자기는 원단이 아니라 청바지라는 옷 형태를 말한 거라고 답했음. 그 형태와 리벳은 미국에서 나왔고 광부와 노동자들이 퍼뜨렸다는 거였다. 대화가 늘 이런 식으로 돈다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미국엔 버거 말고 음식이 없다더니, 크리스마스 부리토나 캘리포니아 타코를 대면 그건 너무 멕시코 같아서 안 된다고 하고, 콘브레드나 바베큐를 대면 요즘 미국인은 원주민 음식을 안 먹으니 안 된다고 한다는 거임. 원주민이 만든 것도 이민자가 만든 것도 미국 음식이 아니면 미국 음식이라는 게 아예 없다는 말이 된다고 했다. 정작 그 사람들은 자기 나라에 들어온 이민자 음식은 자기 나라 음식이라고 부른다는 지적도 있었음.

스팸으로 시작된 편견

유럽 쪽 인식이 왜 그런지 짚은 댓글이 있었음. 2차 세계대전 뒤 복구 시기에 생긴 편견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미국이 유럽과 일본에 식량 1650만 톤을 보냈는데 6분의 1이 밀이고 나머지는 1940년대 통조림이 많았다고 했음. 통조림 햄도 잘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할머니가 처음 접한 미국 음식이 스팸이었으면 미국 음식을 낮잡아 보며 자랄 만하다는 얘기였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라, 영국 음식이 싱겁다는 불만은 배급 시절 영국에 처음 간 미군들한테서 나온 거라고 덧붙였음. 여기에 필리핀 사람들한테 스팸이 별미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말라는 댓글이 달렸다. 미네소타 사람이라 자기들이 그걸 만든다면서, 할 줄 아는 사람이 만들면 맛있는데 많은 사람이 캔에서 꺼내 바로 먹는 음식인 줄 안다고 썼음. 다른 나라가 만들어 놓고 미국식이라 부르는 이상한 음식들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감자튀김에 바나나 얹고 마요네즈 뿌린 피자를 미국식이라고 부르지 않냐는 농담이 붙었는데, 미국 사람인데 그런 건 실제로 본 적 없다는 답이 달렸음. 시칠리아에서는 그게 감자 피자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갈 때마다 잘 먹는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유럽에서 일할 때 형광색 치즈 얹어 줄까 하는 말을 듣는다는 사람은, 향신료 구하려고 세계를 정복해 놓고 정작 안 쓴다며 이제는 루이지애나 핫소스를 챙겨 다닌다고 했음. 반대로 유럽은 선택지가 없는 자리에서도 음식이 괜찮은데 미국은 하나뿐인 선택지가 애들 입맛의 싸구려면서 값만 비싸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토마토는 어디서 왔나

원글이 꺼낸 재료 기원 얘기를 더 밀어붙인 댓글도 있었음. 옥수수, 토마토, 감자, 초콜릿, 고추가 들어간 유럽 요리는 아무리 오래됐어도 500년이 안 됐다는 거임. 다 신대륙 작물이고 이게 전부도 아니라고 했다. 이탈리아의 기본인 토마토 소스도 문화의 시간표에서 보면 아주 새것이라는 얘기였음. 감자튀김을 비롯한 감자 튀김 요리도 유럽에서 만들어지기 전에 아메리카에 이미 있었을 거라고 봤다. 여기에 아일랜드와 감자는 거의 한 몸처럼 붙어 다니는데 감자는 전혀 아일랜드 것이 아니라는 대댓글이 붙었음. 시간 얘기를 꺼낸 사람도 있었다. 미국은 250년밖에 안 됐고 그 땅이 식민지가 된 것도 400년쯤인데, 유럽엔 현생 인류가 4만 5천 년을 살면서 지금 문화를 만들어 왔다는 거임. 미국은 여러 이민 집단이 아주 빠르게 하나의 정체성을 만든 경우고 유럽 나라들은 오래된 종족과 언어, 지역을 중심으로 훨씬 긴 시간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했음.

그래서 버거는 어떤데

정작 버거 얘기로 돌아온 댓글도 있었음. 버거가 패스트푸드점에서 보는 그것뿐이 아니라는 걸 사람들이 잊는다는 거임. 외국 사람들은 미국 버거 하면 초라한 패스트푸드를 떠올리는데, 제대로 하는 집에 가면 생각이 바뀔 거라고 했다. 평소 버거를 싫어한다는 사람은 언니가 만드는 스매시버거만 먹는다고 썼음. 처음 한 입 먹고 이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다 먹었다고 했다. 지역별로 나눠 보면 크리올, 로컨트리와 소울푸드, 원주민 음식, 쿠바계 음식, 바베큐, 뉴잉글랜드와 태평양 북서부와 플로리다와 체서피크의 해안 음식까지 줄줄이라는 정리도 나왔음. 지금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메릴랜드 출신이 쓴 건데, 놀러 온 친구들이 미국 음식의 다양함에 놀랐고 제일 친한 친구는 편의점 체인 와와에 빠졌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는 식단마다 먹을 게 다 있고 채식은 특히 쉬우며 농산물도 좋고 대체로 싸다는 댓글도 있었음. 미국 음식이라는 말은 원래 전국 어디서나 보이는 것들, 그러니까 버거와 핫도그와 패스트푸드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정리한 댓글도 하나 있었다. 케이준이나 텍스멕스나 남부 바베큐를 얘기할 땐 그 이름을 안 쓴다는 거였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