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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에만 찍힌 62만 개
해외 코인 게시판에 빗썸 얘기가 올라왔음. 지난 금요일에 전산 오류로 비트코인 약 62만 개가 내부 장부에 잠깐 잔고처럼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정작 그 코인들은 블록체인에는 없는 거였고. 글에 적힌 숫자를 보면 당시 빗썸이 들고 있던 건 자기 몫 175개와 고객 몫 4만 2619개였음. 국회에서는 이걸 사람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결함으로 봤다고 적혀 있었다. 감독 당국이 현장 점검에 들어갔고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도 있었음. 글쓴이는 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고, 원문에 있는 건 여기까지임. 회사 쪽 설명이나 이후 조치는 소스에 없다.
어떻게 가능하냐는 질문
제일 먼저 붙은 반응은 비트코인 총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62만 개가 더 생기냐는 질문이었음. 이 질문이 글 아래를 거의 다 차지할 만큼 길게 이어졌다. 여기에 답한 사람들은 방향이 비슷했음. 한도는 코드에 박혀 있고 마지막 블록까지 캐고 나면 더 나올 게 없다는 거임. 코드를 바꾸려면 전 세계에 흩어진 컴퓨터 절반 넘게를 동시에 바꿔야 하는데 그게 되겠냐고 되물은 댓글도 있었다. 어떤 코드를 돌릴지는 참여자들이 합의로 정한다는 설명도 붙었고. 참고로 이 글은 댓글이 대부분 추천 1~3표라 어느 설명이 더 지지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음.
거래소 장부는 블록체인이 아니다
정작 이번 일이 왜 벌어졌는지 짚은 댓글은 몇 개 안 됐음. 핵심은 저게 진짜 코인이 아니라 코인을 주겠다는 약속에 불과했다는 거였다. 거래소 안에서만 존재하는 숫자고 밖으로 못 나간다는 얘기임. 계좌에 찍힌 건 그냥 회사 데이터베이스 안의 숫자라고 잘라 말한 댓글도 있었다. 술집에 비유한 설명도 있었음. 자기가 맥주 500병 있다고 착각하고 팔았는데 실제로는 50병뿐이라면, 손님들이 실제로 병을 받아 가려는 순간에 들통난다는 거였다.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이 실제로 출금하거나 다른 거래소로 보내려 했으면 안 됐을 거라고 봤다. 그러니까 가짜 잔고는 거래소 문제지 비트코인 자체 문제는 아니라는 정리였음. 고객 계좌 장부와 실제 보유량이 따로 논다는 점에서 예전 마운트곡스 사건 냄새가 난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그만한 물량을 옮길 준비를 하면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단 사람도 있었는데, 근거는 없는 짐작이었음. 회사 이름을 어떻게 읽는 거냐고 물은 댓글도 하나 있었다.
한도가 진짜 있냐는 말싸움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게 허구라는 주장도 나왔음. 희소성이라는 게 설계로 만든 거지 진짜 한도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여기엔 반박이 여럿 붙었음. 코인 하나를 잘게 쪼갤 수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총량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없는 걸 찍어 내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임. 그러자 총량을 바꾼 판으로 갈라 나가면 되지 않냐는 얘기가 나왔고, 그건 하드포크라 부르는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는 답이 달렸다. 체인이 갈라지면 결국 두 개의 물건이 생기고 한쪽이나 양쪽 다 망가지는 게 보통이라는 설명이었음. 코인을 잘게 나눈 단위까지 세면 실제로는 부족할 게 없고, 게다가 다른 코인이 1만 개 넘게 있다며 언젠가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이 얘기만 꺼내도 화내는 사람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고. 이 갈래는 서로 무식하다고 몰아붙이는 말이 오가면서 험해졌음.
51퍼센트와 양자컴퓨터
누가 판을 장악하면 어떻게 되냐는 얘기도 나왔음. 참여자 절반 넘게를 한쪽이 쥐면 전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그런 공격은 초기에나 가능했고 지금은 필요한 장비와 조직과 비용이 감당이 안 된다고 본 댓글이 붙었음. 설령 성공해도 손에 남는 건 부정한 거래 한 건이고, 그 갈래는 갈라져 나가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였다. 원장이 10분마다 처음 기록까지 통째로 다시 검증되고 그때마다 실제 전기가 든다며, 그걸 흉내 내서 전 세계 노드가 받아들이게 만들 수는 없다고 길게 쓴 사람도 있었음. 양자컴퓨터 얘기도 나왔는데, 문제가 되는 건 채굴 쪽이 아니라 암호를 깨는 쪽이라는 정정이 붙었다. 블록을 캘 이유가 없어지고 지갑 열쇠를 그냥 풀어 버리는 게 문제라는 설명이었음.
화폐냐 투기 자산이냐
논쟁은 결국 비트코인이 대체 뭐냐는 데까지 갔음. 컴퓨터 안에만 있는 가짜라고 쓴 사람이 있었고, 그 밑에는 돈도 종이 위에만 있는 가짜라는 답이 달렸다. 그래도 하나는 실제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지 않냐는 반박이 나왔고. 자기는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고팔아 봤는데 그 뒤로 코인 값이 100배가 됐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그러자 그건 오히려 그때 쓰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이고, 값이 그렇게 출렁이면 화폐로는 못 쓰고 결국 투기 자산이라는 반박이 붙었다. 모든 자산이 다 그렇다고 받아친 댓글도 있었음. 금은 6천 년째 가치 저장 수단 자리를 지켰고 이쪽은 이제 17년이라 흔들리는 게 당연하다고 본 사람도 있었다. 그냥 남들이 사니까 사는 것뿐이라는 지적과, 그건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의 차이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반박이 계속 오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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