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 끼에 세 번

r/grilling에 올라온 질문임. 저녁 한 끼 먹는 동안 불판을 세 번 갈았는데 저거 닦기 쉽지 않겠다는 거임. 사진 한 장과 두 줄이 전부였음. 답한 사람들은 한국 업소 사정을 확인한 게 아니라 자기 주방이나 알바 경험을 얘기한 거라 그 범위로 보면 됨.

코털 타는 탈지제

추천을 압도적으로 많이 받은 답은 한 줄이었음. 가까이 가면 코털이 탈 정도의 공업용 탈지제라는 거임. 밑에 자기도 그런 걸 사서 철판을 닦아 봤다는 후기가 붙었음. 바닥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았는데 닦고 나서 포일을 뭉쳐 버리려니 반응이 일어나 연기가 났다고 했음. 이건 수산화나트륨이 알루미늄과 만나 수소가 나오는 거라는 설명이 달렸음. 그래서 알루미늄에는 쓰면 안 되고 냄비나 팬도 마찬가지라는 주의가 이어졌음. 강판이나 스테인리스에는 문제없는데 알루미늄은 오래 담그면 표면이 패인다는 얘기도 있었고.

산이냐 염기냐

저게 산 아니냐는 댓글에서 짧은 논쟁이 붙었음. 탈지제는 보통 산이 아니라 염기라는 반박이 달렸고, 자기 회사 탈지제 물질안전자료에 수산화나트륨이라고 적혀 있다는 확인도 나왔음. 수영장에 쓰는 염산이라고 본 댓글엔 탈지제는 염기이거나 유기 용제 쪽이라는 답이 붙었음. 몽골리안 바비큐 가게에서 잠깐 일했다는 사람은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는데 확실히 그리고 빨리 지워진다고 적었음. 증기 청소 회사에서 일하다 부츠에 결정이 들어가 발목에 흉이 남았다는 경험담도 있었음. 극장에서 튀김기랑 화덕 돌을 닦을 때 쓰던 약품이 숨이 막힐 정도였다는 얘기도 나왔고.

그냥 담가 둔다는 경험

실제로 고기집에서 일해 봤다는 댓글도 있었음. 대학 때 한국식 고기집에서 일했는데 불판은 그냥 담가 뒀다고 했음. 이 사람은 양념 고기를 시켰을 때 안 굽는 동안 불을 꺼서 덜 타게 한다고 덧붙였음. 설거지하는 사람을 생각해서라는 이유였음. 여기엔 자기도 화력을 만지다가 종업원들이 이상하게 봐서 그만뒀다는 답이 달렸음. 담근 뒤 헹구고 문지른다, 10분 담그고 살살 문지르길 두 번 하면 대부분 지워진다는 얘기가 이어졌음. 정말 심한 건 산성 용액에 하루이틀 담가 두는 통을 따로 둔다는 설명도 붙었음.

열과 물, 기계

열을 쓰는 방법도 나왔음. 뜨거운 금속에 물을 부으면 잘 뜬다는 댓글이 상위에 있었음. 달군 철판에 얼음을 붓는 방식을 꺼낸 사람도 있었고. 기계 쪽으로는 컨베이어 식기세척기 링크를 걸며 이 정도면 2분이면 쪄서 벗겨 낸다는 댓글이 있었음. 값을 보고 괜찮은 중고 세단 값이라 놀랐다는 답이 붙었고. 오래전 한국 다큐멘터리에서 고압 세척기를 쓰는 걸 봤다는 얘기, 오븐 클리너를 뿌리고 5분에서 10분 두었다가 헹구겠다는 얘기도 나왔음. 집에서는 세정 분말로 충분하다는 댓글도 두 개 있었음.

무와 상추로 닦기

가게에서 직접 본 방법을 적은 사람도 있었음. 새로 간 가게에서 하얀 덩어리를 접시에 담아 줬는데 무 같았다고 했음. 양념이 눌어붙은 뒤에 그걸로 문지르니 판이 완전히 깨끗해져서 놀랐고, 저녁 내내 두 번 써서 불판을 안 갈았다고 적었음. 다른 가게에서는 상추를 줬는데 판에 올리면 수분이 나오면서 닦인다는 얘기도 있었음. 소나 돼지 비계를 얇게 주는 건 판에 기름을 먹이려는 거라며 그건 먹지 말라고 한 댓글도 있었음. 밑에는 남으면 자기는 무조건 먹는다는 답이 달렸고.

알루미늄 발음으로 샌 얘기

중간에 얘기가 딴 데로 새기도 했음. 탈지제 후기에 적힌 알루미늄 철자 하나 때문에 발음 농담이 길게 이어졌음. 영국 억양으로 읽었다는 댓글에 호주, 미국 남부, 뉴질랜드 억양으로 읽었다는 답이 줄줄이 붙었음. 미국식 표기가 맞다는 주장엔 언어는 다 만들어진 거고 듣는 사람이 알아들으면 그만이라는 답이 달렸음. 여섯 살, 네 살 아들과 자기까지 셋 다 그 단어를 못 읽어서 매번 웃고 만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