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올라간 상점주 영상

1992년에 한인 상점주들이 미국판 알라모 순간을 맞았다는 제목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음. 글에는 제목 말고 설명이 한 줄도 없었고. 그래서 댓글은 처음부터 이 영상 자체를 어떻게 볼지로 갈렸음. 이런 형식은 별로라는 댓글이 위쪽에 올라와 있었음. 짧게 잘라 붙인 영상이 요즘 세상의 골칫거리라는 말도 붙었고. 얘기를 너무 빼먹고 전해서 이쯤 되면 거짓 정보나 다름없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여기엔 선전물까지는 아니고 과장은 있어도 대체로 일어난 일이 맞다는 반박이 달렸음. 어느 한쪽이 나쁘게 그려졌다고 해서 사실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였다. 이 글타래는 곧 잠길 거라고 미리 세어 본 사람도 있었음.

왜 하필 한인 가게였나

제일 많이 나온 질문은 단순했음. 왜 한인이 하던 주류 판매점을 노렸냐는 거임. 로드니 킹 사건이랑 무슨 상관이냐는 물음이었음. 여기에 로드니 킹과는 상관이 없다는 답이 달렸음. 그 직전에 한인 상점 주인이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따로 있었다는 거임. 정부를 상대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가장 만만한 쪽으로 화가 갔다고 봤음. 그건 너무 단순하다는 답도 이어졌음. 그 총격이 로드니 킹이 경찰에 맞은 직후에 벌어졌고, 두 사건의 재판 결과에 대한 분노가 같은 시기에 겹쳤다는 설명이었음.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다룬 팟캐스트 시리즈를 들어 보라고 권하기도 했더라. 더 앞의 얘기를 꺼낸 댓글도 있었음. 두 집단 사이의 폭력이 오래 쌓여 있었고, 그 전부터 한인 가게가 협박과 강도의 표적이었다는 거임. 코리아타운 몇 제곱마일 안에서 상점 주인이 한 달에 한 명꼴로 목숨을 잃었고 그래서 무장하게 됐다고 썼음. 이미 화약고였고 두 사건은 그중 한 조각이라는 얘기였음. 폭동이 나면 주류 판매점은 원래 잘 털리는 대상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판결을 둘러싼 다툼

그 총격 사건의 재판 얘기에서 다툼이 제일 길었음. 상점 주인이 고의 없는 살인으로 유죄를 받았는데 형이 보호관찰과 적은 벌금으로 바뀌었다고 쓴 댓글이 있었음. 영상 증거까지 있었는데도 사회봉사 400시간에 그쳤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재판 장소를 로스앤젤레스가 아니라 벤투라 카운티로 옮겼고 배심원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음. 그러니 사법 절차가 제대로 굴러갔다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이었음. 가게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두고는 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오갔음. 한쪽은 소녀가 먼저 주인을 여러 차례 때렸고 총도 아주 약한 힘에 격발되게 손이 가 있던 상태였다고 주장했음. 다른 쪽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열다섯 살을 죽인 사건이라고 맞섰고. 이건 지금도 정리되지 않은 대목이고, 댓글에 오간 세부 주장은 어느 쪽도 이 글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아님. 다만 어느 쪽이든 살인을 정당화하려는 건 아니라고 스스로 적어 둔 댓글이 양쪽에 다 있었음.

경찰은 어디 있었나

경찰 얘기도 크게 붙었음. 폭동이 사우스센트럴에서 시작해 위쪽으로 번졌는데, 경찰이 북쪽과 베벌리힐스를 지키러 가면서 코리아타운이 비었다는 설명이 있었음. 경찰이 물러났다는 표현 자체를 문제 삼은 댓글도 있었음. 실제로는 백인 동네를 지키면서 사람들을 코리아타운 쪽으로 몰아넣은 것에 가깝다는 주장이었고. 여기서 얻을 게 있다면 부자가 아니면 경찰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음. 평소에도 잘 안 오는데 일이 터지면 더 안 온다는 얘기였음. 애초에 경찰의 폭행에 제대로 된 처벌이 내려졌으면 이 일이 없었을 거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이미 바닥에 엎드린 사람을 계속 때릴 이유가 없었다는 거임. 그 말에 대고 재산이 부서진 걸 경찰 탓으로 돌리냐고 받은 사람도 있었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

폭동에 나선 사람들을 어떻게 볼지도 갈렸음. 대부분은 인종 문제로 분노해서 나온 게 아니라 그걸 핑계로 삼은 거라는 댓글이 있었음. 폭동이 시작되면 온갖 기회주의자가 거리로 나오고 그 사람들한테는 정치가 아니라 난동이 목적이라는 말도 붙었고. 분노를 정부 시설로 돌렸으면 훨씬 나은 결과가 나왔을 거라는 지적도 있었음. 상관없는 사람들과 그 가게를 부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얘기였음. 여기에 관공서에서는 가져올 물건도 없고 공짜도 없다는 답이 달렸고. 그 많은 게 부서지는 동안 경찰서 한 곳이라도 불탔냐고 되물은 사람도 있었음. 차에서 사람을 끌어내 때린 일까지 있었다는 댓글도 나왔음. 트럭 운전기사가 그렇게 당한 게 그 이유였냐, 아니면 그냥 폭동 중에 닥치는 대로였냐고 물은 답도 붙었더라. 법정에서 나온 결과에 대한 대답이 남의 가게와 집을 부수는 것일 수는 없다는 말도 있었음.

총을 든 게 맞았나

총 얘기로도 번졌음.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은 지금도 이어지는데 그때 스스로를 지킨 건 잘한 일이라고 본 댓글이 있었음. 반대쪽에서는 총 든 착한 사람이라는 건 환상이라고 비꼬았고. 문제가 생기면 경찰을 부르면 되고 그러면 경찰이 총을 들고 온다고 받은 사람도 있었음. 그 덕에 막힌 살인과 강도가 몇 건인지 세어 봤냐고 되물은 댓글도 있었음. 가게에는 보험이 있지 않냐는 비꼼도 나왔고. 한국 남성은 거의 다 군 복무를 하니 무기를 다룰 줄 알고, 약탈하러 온 사람들은 그걸 몰랐을 거라고 쓴 댓글도 있었음. 이건 댓글 작성자의 짐작이고 영상으로 확인되는 얘기는 아님.

누가 인종차별이냐

누가 인종차별을 한 거냐는 말싸움도 길게 이어졌음. 인종만 보고 한인을 공격한 쪽이 인종차별이라는 댓글이 있었음. 한 사람이 한 일로 한 민족 전체를 몰아붙이면서 자기는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은 사람도 있었고. 살인을 저지른 한 명 때문에 아무 상관 없는 가게 주인들을 같은 부류로 묶어 부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음. 이런 식의 차별에 기대는 사람들은 로드니 킹을 때린 경찰과 결국 같은 부류라고 쓴 댓글도 있었음. 아시아계끼리도 서로 차별하는 경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나라 사이의 역사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고 짚은 사람도 있었음. 어느 집단이든 인종차별을 할 수 있고, 특정 집단은 못 한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정리도 나왔음. 결국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말로 끝냈더라.

노래 가사에 남은 날짜

무거운 얘기 사이에 옆길로 새는 갈래도 있었음. 이 폭동을 다룬 밴드 서블라임의 노래 가사를 통째로 옮겨 적은 댓글이 있었음. 거리에 폭동이 났을 때 너는 어디 있었냐고 묻는 대목, 처음 간 곳이 동네 주류 판매점이었다는 대목이 그대로 들어 있었음. 그런 노래가 있지 않았냐고 뒤늦게 떠올린 댓글도 붙었고. 그런데 가사에 적힌 날짜가 틀렸다는 지적이 나왔음. 노래는 4월 26일이라고 하는데 실제 폭동은 29일이었다는 거임. 예전에 이 얘기가 나왔을 때 우연히 알게 됐다면서, 실제보다 사흘 먼저 폭동에 나가지 않는 게 좋다고 농담을 붙였더라. 그러니까 미리 움직인 거라고 받아친 사람도 있었음. 세상을 일찍 떠난 그 밴드 보컬이 계속 활동했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