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reddit
부대찌개로 던진 질문
레딧 세계 질문 게시판에 한국 이용자가 부대찌개 사진을 올렸음. 영어로는 대충 군대 스튜쯤 된다고 소개했더라. 한국전쟁 때 먹을 게 없어서 미군 부대에서 나온 스팸, 소시지, 베이컨, 치즈를 고추장과 고춧가루, 김치랑 같이 큰 솥에 끓여 여럿이 먹은 데서 시작됐다고 적었음. 그래서 가난과 생존, 전쟁의 상처를 같이 담은 음식으로 본다고 했음. 스팸이 미국에선 평이 안 좋은데 한국에선 정반대라는 점도 짚었음. 1인당 스팸 소비가 세계에서 제일 많고 명절 선물로 스팸 세트가 잘 나간다는 게 글쓴이 설명이었음.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도 전쟁 때문에 생긴 음식이 있냐고 물었음.
앤잭 비스킷과 뒤늦은 정정
추천 1위는 호주에서 왔음. 코코넛 채와 골든시럽, 귀리로 만드는 앤잭 비스킷 얘기였음. 1차대전 갈리폴리에 나간 호주와 뉴질랜드 병사들한테 고향 가족들이 만들어 보내던 거라고 했음. 지금도 두 나라가 앤잭 데이마다 만들어 판다고 함. 왜 하필 코코넛이냐는 질문에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고 운송 중에 안 상해서라는 답이 붙었음. 그런데 아래쪽에 정정이 달렸음. 병사들한테 보냈다는 건 좀 신화에 가깝다는 거임. 실제로 병사들이 먹던 앤잭 비스킷은 설탕 넣은 딱딱한 건빵 쪽이었고, 병사들은 오히려 거기다 편지를 써서 집으로 부쳤다고 함. 지금 우리가 아는 그 과자는 전쟁이 끝난 뒤 지역 단체들이 참전 군인 모금하려고 팔면서 생겼다는 설명이었음.
카르보나라 기원 시비
87표를 받은 댓글은 카르보나라를 꺼냈음. 1944년 로마에 들어온 미군이 가루 계란과 베이컨 같은 전투식량을 나눠 줬고, 이탈리아 요리사들이 거기에 파스타랑 페코리노 치즈를 붙여 만든 게 시작이라는 얘기였음. 카르보나라 정통성 따지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시작이 가루 계란이라니 놀랍다는 반응이 붙었음. 여기에 11표짜리 정정이 달렸음. 그 설이 제일 흔하긴 한데 논란이 있고, 지금은 사라진 나폴리 쪽 계란 소스 요리가 발전한 거라고 볼 근거도 충분하다는 거임. 다만 카르보나리라는 비밀결사가 만들었다는 얘기는 확실히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음.
환타에 오렌지는 없었음
62표 댓글은 환타를 들고 왔음. 2차대전 중 독일에서 코카콜라를 못 구하게 되자 만든 음료라는 거였음. 여기에 29표짜리 보충이 붙었는데 내용이 좀 달랐음. 이름만 같은 음료였고 오렌지 맛은 아니었다는 거임. 독일에서 오렌지가 잘 안 자라니까 그렇다고 함. 당시 독일 코카콜라 책임자가 독일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 새 제품을 만들었는데 사탕무, 치즈 만들고 남은 유청, 사과 찌꺼기를 썼다고 적어 놨음. 1941년부터 설탕 배급이 빡빡해졌는데 환타는 거기 안 걸려서 오히려 잘 팔렸다는 설명도 나왔음. 이름은 상상이라는 뜻의 단어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더라.
허쉬 초콜릿과 토사물 맛
24표 댓글은 허쉬 초콜릿을 2차대전 전투식량으로 소개했음. 오래 배 타고 가도 안 상하게 부티르산이 들어 있는데, 그게 토사물 특유의 냄새를 내는 성분이라 유럽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거였음. 열 살 때 미국인 삼촌이 사 온 초콜릿을 먹고 토 맛이 난다고 했다가 삼촌이 시무룩해졌다는 댓글이 14표를 받았음. 여기에도 반박이 두 갈래로 붙었음. 하나는 회사 자체가 1894년에 생겼고 밀크초콜릿 바는 1900년부터 있었다는 지적임. 다른 하나는 그냥 안 익숙해서 그런 거라는 얘기였음. 부티르산은 세계 여러 음식에 원래 들어 있고, 허쉬 바는 며칠만 지나도 맛이 확 나빠져서 오래된 걸 먹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임. 반대로 2차대전 때 이탈리아에 있던 아버지가 40년 뒤까지 안 녹는 초콜릿 얘기를 하며 좋아했다는 댓글도 있었음.
배급이 만들어 낸 것들
부족해서 대신 만든 음식이 줄줄이 나왔음. 나바호 프라이브레드는 강제 이주 뒤 미국 정부가 준 설탕, 소금, 밀가루, 라드로 만들어진 거라고 함. 브라질 브리가데이루는 2차대전 무렵 어떤 준장의 선거 운동용으로 만들었는데, 밀가루가 없어서 초콜릿 케이크 대신 연유를 썼다는 설명이었음. 필리핀 바나나 케첩은 마리아 오로사라는 영양학자가 만든 건데, 토마토가 안 나고 일본 점령으로 미국에서 수입도 막혀서였다고 함. 이 사람은 항일 게릴라로도 활동했고 전쟁 중에 수입 식품 대신 쓸 조리법을 700개나 만들었다고 적혀 있었음. 영국 요리가 삶고 밍밍하다는 인상도 2차대전 배급 탓이라는 댓글이 18표를 받았음. 배급이 1950년대 중반까지 안 끝나서 한 세대가 그 식단으로 자랐다는 거였음.
한국 쪽에 붙은 댓글
한국 얘기도 더 붙었음. 한국전쟁에서 나온 게 또 있다면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을 든 사람이 있었음. 주둔한 미군, 특히 남부 출신 흑인 병사들이 자기 고향 튀김닭을 나눠 준 게 시작이라는 주장이었음. 스팸 선물세트를 직접 본 후기도 있었음. 추석 즈음이면 백화점이랑 대형마트마다 스팸 서너 통에 참기름 두 병을 자주색 천에 깔아 금색이나 빨간 상자에 담아 놓는데 값이 8만~9만 원 하고 고급 선물로 친다는 거였음. 부대찌개 말고 더 맞는 예가 있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꿀꿀이죽 쪽이 훨씬 열악했고 말 그대로 버린 것으로 만든 음식이라는 얘기였음.
전쟁이 아닌 사연들
질문 범위를 살짝 벗어난 답도 재밌게 붙었음. 바게트는 파리 지하철 1호선 공사판에서 나왔다는 얘기가 38표를 받았음. 인부들 사이에 칼부림이 하도 잦아서 책임자가 제빵사한테 칼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거임. 포르투갈 알레이라는 종교재판 때 유대인들이 만든 소시지라고 함. 기독교 집마다 돼지고기 소시지를 걸어 두니까 닭고기와 빵으로 비슷한 걸 만들어 눈을 속였다는 설명이었음. 덴마크에선 2차대전 때 바다에 나가기 위험해지자 생선튀김 대신 파스닙에 빵가루를 입혀 튀겼고 그게 지금도 맛있다는 댓글이 있었음. 라멘을 만든 사람이 전후에 밀가루 배급 줄에 서 있다가 이걸 더 잘 나눌 방법이 있겠다 싶어서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왔음.
출처: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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