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올라온 지점

한국 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짧은 질문임. 보기엔 그냥 평범한 고급 호텔 같은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의 꿈의 예식장이냐는 거였다. 방탄소년단이나 드라마에 나온 연예인들이 띄운 거냐고 물었음. 가 본 사람이 있으면 소문만큼 좋은지도 알려 달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답으로 달린 건 대부분 질문의 전제를 되돌리는 얘기였음.

집착이라는 말부터 아니라는 답

집착은 센 표현이라고 짚은 댓글이 83 추천을 받았음. 어디서 그런 생각을 얻었냐고 되물은 사람, 우리는 안 그런다고 짧게 답한 사람도 있었다. 보통 사람은 신라호텔을 두고 집착하지 않는다며,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처럼 화려하니까 유명한 것뿐이라고 쓴 댓글도 있었음. 거기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해도 집착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였다. 한국어로 달린 댓글도 하나 있었는데, 집착하는 사람도 그런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드문 일인데 어디서 누굴 만나고 다니냐고 적혀 있었음. 신라에서 하는 결혼식을 한국 결혼식 일반으로 묶으면 안 된다며, 서울에서 가장 비싼 축에 드는 곳이고 지금은 더 비싸다고 정리한 답도 있었다. 한국 결혼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문화를 두고 한마디씩 하는 게 어이없다고 쓴 댓글도 있었음.

방탄소년단 얘기가 왜 나오냐

질문에 들어간 아이돌 이야기에 답이 특히 많이 붙었음. 멤버 중에 거기서 결혼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왜 그 사람들 때문에 인기 예식장이 되냐는 지적이었다. 호텔이 그 멤버들 태어나기 한참 전에 지어졌다며, 한국이라고 뭐든 그 그룹에 갖다 붙이는 게 짜증 난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한국 초창기 고급 호텔 중 하나고 역사가 두꺼워서 그 전부터 결혼식으로 유명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수십 년째 이랬고 그 그룹과는 상관없다는 답, 케이팝 팬들 참 그렇다고 비꼰 답도 있었음. 다만 검색만 해 봐도 연예인 부부가 여기서 결혼한 사례가 많고 그러면 장소가 알려지긴 한다고 짚은 사람도 있었다. 최근에 한 아이돌이 여기가 제일 좋아하는 호텔이라고 말한 영상을 가져온 댓글도 있었음.

값이 어느 정도길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답은 값 얘기였음. 적어도 서울 지점은 결혼식 하기에 압도적으로 제일 비싼 곳이라고 했다. 가족과 친한 분이 2010년에 거기서 했는데 10만 달러쯤 들었다는 기억을 적었음. 여기에 서울 소형 아파트 전세금 수준 아니냐는 답이 붙었고, 그것보다 싼 전세도 얼마든지 있다는 반박이 또 달렸다. 서울 아파트값의 10분의 1이라는 농담도 있었음. 비싸다는 건 늘 상대적이라 누구한테는 몇 년 치 소득이고 누구한테는 두어 달 안 쓰면 되는 돈이라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보통 사람은 여기서 결혼 안 한다며, 비용만 해도 몇 년 치 월급인데 어떻게 하냐고 못 박은 댓글도 있었음. 중상류층 이상에서만 인기 있는 예식 호텔이라는 얘기였다. 지금은 롯데월드타워 쪽이 더 비쌀 거라고 덧붙인 사람도 있었고.

역사와 프라이버시가 이유

왜 하필 여기냐를 설명한 댓글도 여럿이었음. 사업 방식이 전통적이고 직원들이 사생활을 잘 지켜 줘서 한국 연예인들이 고르는 호텔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국빈 방문 때 여기 묵었다는 얘기도 덧붙였음. 보통 사람들은 다른 5성급 예식장보다 그런 지위 표시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봤다. 사실 더 좋은 호텔은 따로 있다고 본 사람도 있었는데, 그래도 결혼식 상품 고르기가 쉽고 직원들이 사생활이랑 개별 요구에 익숙하다는 게 강점이라고 했음. 제일 좋거나 제일 화려한 건 아닌 걸 다들 아는데 역사 때문에 격이 붙은 거라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날짜 잡기가 어려워서 원하는 날에 짧은 시간 안에 예약을 잡는 것 자체가 과시라는 얘기도 나왔음. 몇 년 전에 친척이 거기서 했는데 아주 알려진 집안과 결혼하면서 원하는 날짜를 받았다고 했다. 호텔 뷔페가 워낙 유명해서 음식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 좋다고 꼽은 사람도 있었음.

축의금이 걸린 구조

돈이 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음. 중국 쪽과 비슷하다면 축의금으로 돌아오는 게 있어서 10만 달러가 다 주머니에서 나가는 건 아닐 거라고 본 댓글이 있었다. 여기서 한국 결혼식을 오래 설명한 답이 붙었는데, 신라에서 하면 초대받은 사람들이 큰돈을 내도록 압박을 받는다는 거였음. 다들 그 호텔 격을 아니까 그렇게 된다는 얘기였다. 요즘은 하객이 300에서 1000달러 정도를 내는 게 사실상 예의처럼 돼 있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700명을 부르고 한 명당 500달러면 계산이 어떻게 되냐며 웃은 댓글도 있었고. 보통 결혼식은 돈을 버는 게 목적이지만 이런 데서는 그게 안 될 거라고 본 답, 본전이 아니라 벌려고 하는 거냐고 놀란 답도 있었다. 미국 결혼식도 최소한 자기 밥값은 낸다는 규칙이 있다며 어디나 비슷하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제 몫을 안 낸 친구나 동료 얘기를 사람들이 대놓고 한다면서 그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남긴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는데, 이건 그 사람 설명임.

결혼식이 짧다는 오해

결혼식이 왜 그렇게 비싸냐, 그렇게 짧은데라고 놀란 댓글에는 정정이 붙었음. 신라에서 하는 건 그런 식이 아니라는 거였다. 저녁 내내 진행하면서 식사랑 케이크 자르기, 축사, 공연까지 다 한다고 했음. 두 번 가 봤는데 둘 다 보통 미국 결혼식이랑 길이가 비슷했다고 적었다. 거기서 한 결혼식에 가 봤다는 다른 사람도 전혀 짧지 않았고 춤추는 순서만 빼면 서양 결혼식과 똑같았다며, 다과 시간까지 있었다고 했음. 반대로 자기가 가 본 한국 결혼식은 전부 두 시간 만에 끝났고 그게 좋았다는 댓글도 있었다. 여기서 짧다는 말을 두고 키가 무슨 상관이냐는 말장난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농담판이 되기도 했음.

지위 경쟁이냐를 두고

결국 지위를 보여 주는 일이라고 정리한 댓글들이 있었음. 한 줄로 지위를 보여 주는 거라고 쓴 답이 135 추천을 받았고, 자기도 한국인인데 전부 지위 문제라고 동의한 사람도 있었다. 이걸 한국 문화에서 제일 나쁜 면으로 꼽으며 남과 비교하는 걸 못 참는 게 문제라고 쓴 사람도 있었음. 여기엔 그건 그냥 전 세계가 다 그렇다는 반박이 붙었다.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편이라고 본 답도 있었고. 이 호텔이 개인에게 어떤 무게인지를 보여 주는 얘기도 하나 올라왔음. 유행병 때문에 해외를 못 가서 친구가 제주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배우자가 제주 신라 아니면 안 가겠다고 해서 숙박에만 수천 달러를 썼다는 사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