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하나로 시작한 글

한국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 목록과 한 달 비용을 캡처해 올린 글임. 질문은 하나였음. 한국 애들이 이렇게 많이 다니는 게 흔한 일이냐는 거였음.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시판이라 답이 꽤 붙었음. 다만 이 글은 댓글 추천 수가 전부 1로 평평해서 어느 의견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음. 그래서 아래는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만 정리한 것임.

보통 몇 개나 다니나

숫자를 적은 댓글이 여럿이었음. 대부분의 아이는 한 곳에서 세 곳 사이라는 답이 있었고, 세 개쯤이 보통이라 이만큼 다니면 꽤 잘사는 집일 거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두세 개라고 적으면서 자기 표본이 영어학원 학생들이라 치우쳐 있다고 스스로 단서를 단 댓글도 있었음. 태권도, 피아노, 영어, 수학으로 서너 곳을 다닌다는 주변 얘기도 나왔음. 흔한 건 아닌데 특별한 것도 아니라고 적은 사람, 좀 하는 중산층 집이면 완전히 평범한 수준이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사는 곳에 따라 다르다는 답이 반복됐음. 자기 동네는 저것과 거의 비슷하다며 중학생 아들이 수학, 영어, 국어, 기타, 유도, 과학, 중국어, 역사를 다닌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초등학생 때는 기타와 유도 대신 수영, 축구, 로봇 코딩이었다고 함.

학원이 돌봄이라는 관점

이 목록을 교육열로만 보면 안 된다는 지적이 여러 갈래로 나왔음. 학원 상당수가 하교 시간과 부모 퇴근 시간 사이를 메우는 돌봄이라는 거임. 서울 중상류 지역에서 여덟 살을 십 년 넘게 가르쳤다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적었음. 미국의 방과후 돌봄 시설 같은 게 한국엔 사실상 없고 초등학교는 1시쯤 아이를 내보낸다는 설명임. 학원 버스가 학교나 집, 다른 학원에서 아이를 태워 다음 장소에 내려 준다고 했음. 자기 반에도 매년 이 정도로 다니는 학생이 다섯에서 여덟 명은 있다고 함. 뉴스 보도에서 이 돌봄 각도가 빠진다고 짚은 댓글도 있었음. 본인이 학부모라고 밝힌 댓글도 붙었음.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이 9시에 등교해 12시 30분에 끝나서 다섯 곳에 보낸다는 얘기임. 옆에 두면 TV만 보게 되고, 주변 엄마들이 전업주부여도 사정은 비슷하며 방학이 워낙 길다고 적었음. 반대로 전업주부가 훨씬 많던 시절에도 다들 피아노나 미술, 영어와 수학을 다녔다며 돌봄만은 아니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학교가 일찍 끝나는 이유

초등학교가 1시에 끝나냐, 그럼 몇 시에 시작하냐는 질문이 올라왔음. 답으로 기사 한 줄이 인용됐음. 1학년은 9시쯤 시작해 1시, 늦어도 1시 40분에 끝난다는 내용이었음. 1학년은 하루 네 시간 수업이고 2학년도 대개 네 시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다섯 시간이라고 정리한 댓글이 붙었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그쪽은 1학년 때 몇 시간이었냐고 되물었음. 이렇게 일찍 내보내는 게 말이 안 되니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부모 의도를 둘러싼 말

여기서 가장 세게 갈렸음. 여덟 살한테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 수학에 리듬 줄넘기까지 왜 시키냐며 부모 욕심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본 댓글이 있었음. 아이와 시간을 덜 보내려는 것뿐이라는 주장도 여러 건 올라왔는데, 어디까지나 댓글에 적힌 추측임. 밤 11시까지, 주말과 방학까지 보내는 엄마들을 안다고 적은 사람은 그래도 한국 부모가 원래 그렇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음. 사교육이 널려 있으니 유혹에 끝까지 가는 거라는 얘기였음. 반대쪽도 있었음. 경쟁이 심한 나라에서 아이 앞날을 준비시키는 것뿐이라는 댓글, 학대라는 표현에 왜 그렇게 보냐고 되받은 댓글이 붙었음. 이런 반응 자체가 인종차별이라고 짧게 적은 사람도 있었음. 결국 ‘한국인들 미쳤다’가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결론이라고 본 댓글도 있었고. 유튜브 영상 하나를 붙이며 다른 엄마들과 학원 자체에 떠밀리는 구조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우리 애만 뒤처질까 봐 겁내는 마음이 서로를 밀어붙이는 고리가 된다는 해석이었음.

금액을 둘러싼 얘기

비용 쪽에도 말이 붙었음. 아이 대상 영어 과외비에는 교육 당국이 정한 상한이 있어서 저 금액은 불법이라고 주장한 댓글이 있었음. 리듬 줄넘기가 피아노보다 비싼 게 놀랍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이보다 훨씬 큰 액수를 든 댓글도 있었음. 영어유치원은 한 달 150만 원쯤 하고, 자기가 가르치던 집은 아이 셋이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1인당 연 4천만 원, 학원과 과외로는 셋이 합쳐 월 1천만 원을 썼다는 거임. 그 동네에서는 그게 보통이었다고 함. 반대로 미국보다는 싸다는 반응도 여럿이었음. 수업 종류가 저만큼이면 미국 기준으론 저렴한 편이고, 미국 어린이집은 장난감 앞에 내려놓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는 얘기였음. 여기서 불평등 얘기로 새기도 했음. 평균 가정이 감당할 수준을 훨씬 넘는다는 지적에,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보다 나은 편이니 지표를 찾아보라는 반박이 붙었음.

학원 없이 컸다는 쪽

자기 경험을 꺼낸 사람도 많았음. 학원이나 과외를 하나도 안 다니고 매년 학년 10등 안에 들었다며, 엄마가 아들 덕에 돈을 아꼈다고 말한다는 댓글이 있었음. 본인은 그게 자랑이 아니라 시골이라 학원이 아예 없었고 학업으로 유명한 동네도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음. 반면 도시에 사는 사촌들은 주중에 열 곳 넘게 다니며 하루 네 시간을 잤다고 함. 여기엔 시골 3등이 서울이나 부산 좋은 학교 20등보다 아래로 밀리는 게 현실인데 그게 자랑이 되냐는 반박이 달렸음. 자기가 다니는 최상위권 대학 동기 대부분은 학원을 안 다녔고 동생이 다니는 학교 쪽이 오히려 돈을 많이 썼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음. 어릴 때 수학, 피아노, 국어 정도만 잠깐 했다는 사람, 엄마가 그냥 놀게 뒀는데 멀쩡히 컸다는 사람도 있었음.

가르치는 쪽이 본 풍경

학원에서 일한다는 사람들도 답을 달았음. 한 강사는 수업 때 학생들에게 일주일 시간표를 직접 적게 한다고 했음. 기상, 아침 준비, 학교 수업, 학원, 숙제, 저녁 일과, 노는 시간, 취침까지 다 채우게 한 다음 자유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같이 따져 본다는 거임. 다른 강사는 자기 학생들 기준으로 영어에 태권도나 수학을 더한 두 곳이 가장 흔하고, 많이 다니는 아이가 영어·수학·피아노나 바이올린·태권도 네 곳이라고 적었음. 밤 10시에 집에 가는 아이도 있다고 함. 결국 재미있는 과목부터 하나씩 빠질 거라며, 그래도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선택지가 없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수학과 언어, 논술이면 충분한데 음악 세 개에 운동 네 개가 입시에 무슨 도움이 되냐는 지적도 나왔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