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한 줄만 올라온 글
낯선 문장을 모아 두는 게시판이 있는데, 거기 한 줄이 올라왔음. 한국에서 임신 소식이 우리에 사는 판다가 새끼를 낳는 것만큼 큰일이 됐다는 문장이었다. 본문은 아예 없고 화면 하나가 전부였는데 댓글이 길게 붙었다. 무슨 뜻인지 설명해 달라는 사람이 나올 거라며 미리 웃는 댓글도 여럿이었고. 출산율이 워낙 낮아서 그렇다고 짧게 답한 댓글이 그 자리에서 추천을 많이 받았다.
판다랑 숫자를 대 봤더니
비유를 진짜로 계산해 본 댓글이 두 번째로 추천이 많았음. 판다의 출산율이 1에서 1.7 사이라 흉년이어도 한국의 0.7보다는 낫다는 거였다. 다른 방향에서 받은 댓글도 있었다. 병원에서 태어난 사람이 어른이 될 확률은 판다 새끼보다 훨씬 높다는 것. 현대 사회 자체가 스스로 만든 우리 아니냐고 되받은 댓글도 있었고.
안 낳는 게 아니라 둘째가 없다
제일 많이 추천받은 댓글은 전제를 고쳤음(1496). 기억이 맞다면 한국 여성이 어머니가 되는 비율 자체는 서구 대부분보다 오히려 높은데도 출산율은 더 낮다는 거였다. 문제는 한 명 넘게 낳는 경우가 훨씬 적다는 것. 밑에 숫자로 풀어 준 댓글이 붙었다. 여성의 75%가 한 명씩만 낳으면 0.75가 되지만, 다른 나라에서 절반이 셋씩 낳으면 1.5가 된다는 계산이었음. 아이를 낳는 사람이 더 많아도 수치는 더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아이 없는 사람보다 외동 가정이 이 수치를 더 크게 끌어내린다는 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짚은 댓글도 있었고.
네 살에 치른다는 시험
왜 둘째까지 안 가느냐는 설명은 비용과 경쟁 쪽으로 모였다. 잘 키우기가 정말 힘들다고 짧게 적은 댓글이 세 번째로 추천이 많았음. 그다음 댓글이 구체적이었다. 사교육 규모가 크고, 고등학교 3년 동안 부모 한 사람 소득 전체를 아이 대학 준비에 쓰는 가정이 드물지 않다는 거였다. 경쟁이 점점 어린 나이로 내려와서 네 살짜리가 보는 시험을 두고 고시라는 말까지 붙는다고 적었음. 원래 고시는 어른들이 최고위 공직에 가려고 치르는 제일 어려운 시험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설명도 같이 달았다. 좋은 학원에 들어가려고 다니는 학원이 따로 있다고 받은 댓글도 있었고, 부자로 태어나지 않았거나 특별히 똑똑하지 않으면 미친 듯이 해야 한다는 말이 붙었다. 직접 겪었다는 댓글도 있었다. 동생이 좋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들어가려고 시험을 봤고 가족이 다 같이 화상 면접까지 했는데, 한 곳에서는 떨어졌다는 거였음. 값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안 낳기로 했다는 말
이 대목에서 자주 인용된 건 몇 해 전 다른 글에서 봤다는 얘기였다. 한국 남성이 자기가 자라면서 겪은 경쟁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으면서, 그걸 다른 사람한테 특히 자기 아이한테 시킬 수는 없어서 낳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고 함. 그 댓글에 달린 답은 씁쓸했다. 어차피 그 아이가 겪었을 경쟁도 통계상으로는 이제 없어졌다는 것. 태어난 날부터 가축처럼 다루는 체계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어릴 때부터 네 값어치는 어느 대학에 가느냐로 정해진다고 배우고, 그걸 위해 즐거움을 다 포기했는데 나가 보니 얼마나 생산적이고 돈이 되느냐를 묻는 사회라면 아이를 그 안에 밀어 넣고 싶지 않을 거라는 얘기였다. 서른이 넘은 친구들 중에 아이가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서, 다른 동물이면 번식을 아예 멈추게 하려면 대체 얼마나 시달려야 하겠냐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결혼이 줄고 있다는 얘기
출산 앞 단계를 짚은 댓글도 있었다. 결혼율 자체가 무너지고 있고 한국은 서구와 달리 통계적으로 결혼 안에서만 아이를 낳는 편이라, 앞으로 아이 없는 여성 비율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는 거였음. 일하는 문화와 물가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 많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그 사람은 정부가 일과 삶의 균형과 임금을 손보면 사정이 달라질 거라고 봤고, 그게 안 되면 이민으로 일할 사람 수를 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갈렸음. 실패한 체계를 유지하려고 착취할 사람을 더 들이느니 그냥 놔두는 게 낫다고 적은 댓글이 있었다. 반대편은 이민이 10년 만에 나라의 문화를 지운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받았다. 그런 영향은 여러 세대가 걸리는 일이고, 자기는 일과 삶의 균형과 감당할 만한 물가가 있는 곳에서 살겠다는 거였음. 정체성이라는 게 밥을 먹여 주지 않는다는 말도 붙였다. 지금 당장 열 명씩 낳기 시작해도 일할 사람이 부족한 20년의 공백은 그대로라고 지적한 댓글도 있었고.
다른 나라도 그렇다는 쪽
자기 나라 얘기를 꺼낸 댓글도 여럿이었다. 노르웨이에서도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쓴 사람이 있었는데, 공부만이 아니라 부모 노릇에도 그렇고 아이들 운동에까지 그렇다는 거였음. 피로 골절이나 과사용 부상을 겪는 청소년이 늘었다는 말도 붙였다. 다만 자기들은 복지 체계가 아직 돌아가니 앞서 나온 얘기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고 스스로 선을 그었다. 그런데도 답글이 세게 붙었다. 노르웨이 교육은 비교 대상이 안 되고 압박이 사실상 없으며, 운동은 선택이고 인생을 정하지 않는다는 거였음. 값비싼 사교육이 아주 드물다는 말도 있었다. 인도에서도 사정이 나쁘지만 좋은 대학 가겠다고 유치원부터 공부하지는 않는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고, 튀르키예도 그쪽으로 가고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이런 나라가 어디 한둘이냐고 되물은 사람도 있었다. 문제의 뿌리를 다르게 본 댓글도 있었는데, 다들 고치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근본을 안 건드린다는 거였음. 지금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생활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그 사람이 말한 근본이었다.
안에서 보는 시선
성별 문제로 몰아가는 흐름에 선을 그은 댓글도 있었다. 여러 게시판이 이걸 전부 한국 남성 탓으로 돌리는데 뿌리는 훨씬 깊다는 거였음. 한국이 매우 성차별적인 사회였고 윗세대에 그 행동이 남아 있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요즘 젊은 세대는 세대대로 힘들고 남녀를 계속 갈라놓는 흐름이 도움이 안 된다고 봤다. 반대로 이른바 4B, 그러니까 결혼과 출산을 비롯해 관계 자체를 맺지 않겠다는 흐름을 두고 여성이 겪는 대우에 대한 충분히 납득할 만한 반응이라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관계 자체가 평등하지 않다고 짧게 받은 댓글도 있었고. 최근 수치를 언급한 댓글도 있었는데, 출산율이 조금 반등했지만 물가를 보면 낙관하기 어렵다는 얘기였음. 이제 최저는 아니고 대만을 비롯해 더 낮은 곳이 생겼다면서, 한국은 줄어드는 게 멈추고 조금 올랐지만 문제를 풀 정도는 아니고 더 줄어들 수 없는 지점이라는 신호에 가깝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한국에서 산다고 밝힌 댓글도 하나 있었다. 경쟁이 심하고 보통이라는 기준이 유별나게 높다면서, 그 덕에 짧은 기간에 빨리 발전했고 밖에서 보면 그래서 흥미로워 보인다는 거였음. 다만 안에서는 그 보통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고, 요즘 세대가 일과 삶의 균형을 따지기 시작해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10년 안에 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적었다.
출처: reddit
번역 및 요약 과정에서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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