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의 159엔

일본 커뮤니티 모음 사이트에 환율 스레드가 하나 섰음. 13일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 대비로 떨어져 한때 1달러 159엔대를 찍었다는 기사임. 2024년 7월 이후 1년 반 만의 엔저 수준이라고 함. 스레드 제목부터 비보라는 말머리에 웃음 표시가 잔뜩 붙어 있었음. 원글은 기사 링크 한 줄이 전부고 나머지는 전부 댓글이었다.

금리 차 얘기

제일 큰 이유는 금리 차라고 정리한 댓글이 있었음. 그래서 엔을 파는 압력이 계속 걸린다는 거임. 다만 일본의 신용이 사라진 것도 국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니 이렇게까지 소란 떨 필요는 없다고 봤다. 숫자상 국내총생산은 내려가도 기업 매출과 실적은 다시 늘 거라는 얘기였음. 여기에 바로 반박이 붙었거든. 금리 차는 좁혀지는데 엔저가 안 멈춘다는 거임. 엔이 달러 말고 다른 통화에도 약해지고 있지 않냐고 물었음. 장기금리 쪽이 더 심각하다는 댓글도 있었음. 정책금리가 0.75인데 장기금리가 2.16이라는 지적임. 금리를 올렸는데도 엔이 떨어졌다며 일본은행 총재를 비꼰 댓글도 있었고. 그냥 2퍼센트로 올리라고 한 줄 던진 사람도 있었다.

플라자 합의 착오

여기서 스레드가 한 번 크게 엉켰음. 플라자 합의 전에는 1달러 360엔이었는데 미국이 그 합의로 엔 가치를 단번에 반토막 냈다고 쓴 댓글 때문임. 이건 방향이 반대라는 정정이 줄줄이 달렸음. 1달러에 360엔을 줘야 했다는 건 엔이 지금보다 훨씬 쌌다는 뜻이라는 거임. 플라자 합의로 엔 가치는 두 배가 됐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음. 엔이 워낙 싸서 일본 제품이 해외에서 잘 팔렸고, 합의 뒤에 엔이 비싸지면서 고도성장기와 거품이 끝난 거라는 설명이었다. 360엔이 지금 160엔보다 엔이 비싼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어서 놀랐다는 댓글도 붙었음.

정치 책임 공방

책임이 어디 있냐를 두고는 계속 부딪혔음. 지금 여당의 성과가 드디어 터진 거라고 비꼰 댓글이 있었다. 고맙다며 총리와 여당 이름을 붙여 쓴 댓글도 여럿이었는데 전부 반어였음. 시작은 그 전 총리였다고 짚은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누가 정권을 잡았어도 엔저는 왔을 거라고 본 댓글이 둘 있었음. 각 당 공약과 지지율 흐름을 보면 다 마찬가지라는 거임. 근데 지지율은 높다는 댓글이 두 번 나왔거든. 여기에 마에바시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졌는데 정말 높은 거냐는 반문이 붙었다. 내각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을 헷갈리는 거라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이 년도 안 되는 사이에 젊은 층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네 번 바뀌었다며 이름을 나열한 댓글도 있었다.

체감이 다른 사람들

체감은 사람마다 갈렸음. 위험한 건 아는데 월급이 안 오르니 저축도 안 늘고 투자도 못 한다고 적은 댓글이 있었다. 생각을 아예 그만뒀다고, 안 그러면 병난다고 했음. 반대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물가 오름폭이 그렇게 대단하진 않다고 본 사람도 있었다. 엔저로 재미 보는 국민도 꽤 있을 거고 본인은 별로 못 느낀다는 거임. 임금이 오르면 곤란한 건 노인뿐이니 오르는 게 낫다고 쓴 댓글도 있었고. 고구마가 주식이 되는 시대가 오냐고 한 줄 남긴 사람도 있더라.

돈 번 쪽의 자랑

이참에 벌었다는 댓글도 섞여 있었음. 들고 있던 개별 주식이 700만 엔에서 1200만 엔이 됐다며 총리에게 감사하다고 적은 사람이 있었다. 보유 주식이 폭등해서 웃겼다는 댓글도 있었고. 엔보다 달러를 많이 갖고 있어서 엔저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람도 있었음. 이 상황에 달러 자산이 없는 국민이 있냐고 되물은 댓글도 하나 있었음. 영어가 올해 안에 최상급에 닿을 것 같으니 미국 쪽 달러 지급 일감을 온라인으로 받고 싶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구조로 본 사람들

이건 이미 정해진 길이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엔저 자체가 기정 노선이고 구조가 만들어져서 자동으로 그렇게 간다는 거임. 성공했던 기억이 발목을 잡는다고 본 사람도 있었음. 옛날엔 수출 국가였고 미국이 사 줬지만, 지금은 내수 국가고 서비스업이 국내총생산의 7할을 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였음. 지금이 그 시절보다 엔이 훨씬 비싸니 내수로 갈 수밖에 없다고 이어 붙인 댓글도 있었고. 금리 상승과 엔저를 뭘로도 못 막게 됐다며, 일본의 쇠퇴를 아무도 못 세운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성장 전략을 좇으면 자본가에게 유리한 정책이 먼저라 중간층이 남는다는 긴 댓글도 있었음. 국채를 탕감해 버리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하나 있었다.
출처: mat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