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분짜리 영상 하나

아시안보스라는 유튜브 채널이 한국 노동법을 다룬 긴 영상을 올렸음. 제목은 한국에서 사람 자르기가 거의 불가능한 이유임. 설명 글은 한국이 겉보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화려한 나라 중 하나라는 문장에서 잘려 있음. 37분짜리인데 이 정도 깊이면 잘 만들었다는 댓글도 있었고. 다만 영상 논지를 그대로 받은 댓글은 위쪽에 별로 없었다. 제일 많은 표를 받은 게 반박이었거든.

엄격한 법과 21시간

가장 위로 올라간 댓글은 두 문장을 나란히 놓았음. 노동법이 가장 엄격하다는 말과 그 사람이 21시간을 연속으로 일했다는 말임. 그러면 그 법은 엄격하지도 쓸모 있지도 않은 것 같다는 거임. 엄격한 노동법은 보통 사용자로부터 노동자를 지킨다는 뜻인데, 주 80시간을 시키는 건 법이 아예 없는 쪽에 가깝다는 댓글이 뒤를 받쳤음. 주 80시간이 어떻게 합법이냐는 짧은 반문도 700표를 넘겼고. 하필 일터 이름이 런던 베이글 뮤지엄인 데서 주 80시간이라니 웃긴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21시간 교대가 나오는데 엄격이라고 부르면 오해를 부른다는 정리도 나왔다.

영상에 나온 죽음

영상에는 과로로 숨진 젊은 노동자 사례가 나오는 모양임. 댓글에서 그 사람 얘기가 계속 나왔거든. 잠을 못 자면 심장이 버티지 못한다며, 짧게 자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이 원인이라고 본 사람이 있었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라는 댓글도 있었고. 일자리를 아무리 만들어도 사장들이 사람 시간과 건강을 존중 안 하면 안 끝난다는 말이 500표 넘게 받았음. 회사 기숙사라는 대목을 두고는 봉건제에서 별로 나아간 게 없어 보인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주 80시간을 일하면서 자기 집도 못 구하는 게 말이 되냐는 지적이었음.

삼성에서 일했다는 사람

직접 겪었다는 댓글이 여럿이었음. 삼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는 사람이 있었음. 취업비자로 온 동료들은 암묵적인 규칙처럼 주 5일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있었다고. 자기는 정해진 8시간만 일했더니 상사한테 시달렸고 1년을 못 채우고 나왔다는 얘기임. 한국인 사장 밑에서 식당 일을 했다는 사람도 있었음. 10시 근무인데 9시에 나가 준비했고 밤 10시에 끝났다고. 9시 59분에 손님이 와도 다 먹고 갈 때까지 있어야 해서 새벽 2시나 3시에 끝난 적도 있다는 거임. 15일에 하루 쉬어서 한 달에 이틀 쉬었다고 했음.

법 조항을 고쳐 준 댓글

영상이 한쪽으로 몰았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근로기준법 23조는 아무도 못 자른다는 조항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는 조항이라는 거임. 오래 이어진 저성과나 명백한 비위, 중대한 징계 사유면 실제로 해고가 된다고 했음. 한국 고용 시장의 문제를 죄다 노동법으로 몰아넣었는데, 중국 제조업 압박으로 중소기업이 약해진 것 같은 경제 변화와 오래된 직장 문화가 더 크다는 지적이었음. 통계 없이 고른 일화만 붙였다는 비판도 따로 달렸고. 왜 엄격한 게 나쁜지는 끝내 안 나오고 안 지켜지는 사례만 나와서 30분쯤에서 껐다는 사람도 있었다.

회사 안에서 본 52시간

한국 대기업에 다닌다는 댓글이 한 대목을 정정했음. 대체로 맞는데 주 52시간 얘기는 정확하지 않다는 거임. 자기 회사는 근무시간을 전부 추적한다고 했음. 사무실 출입은 카드로만 되고 뒤따라 들어가는 것도 안 되며, 집에서 시스템에 접속한 기록도 남는다고. 이 법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기업을 겨냥해서 만든 거라 감시가 심하니 우회할 생각을 안 한다는 설명이었음. 미국과 한국에서 다 일해 봤다는 사람은 45세 아래 정규직은 사실상 못 자른다고 했음. 대신 두둑한 명예퇴직 조건을 주거나 못 견디게 만들어 스스로 나가게 한다는 거임. 20여 년 전 외환위기 뒤에 한국에서 일했다는 사람은 계약직이 2년을 넘기면 정규직으로 돌려야 했다고 기억했음.

다른 나라를 가져온 사람들

자기 나라와 비교한 댓글이 이어졌음. 이탈리아는 비슷한 법을 2012년에 없앴는데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가 있었음. 회사는 더 벌고, 아무 때나 자를 수 있으니 노동자는 어떤 조건이든 받아들이게 됐다는 거임. 임금은 90년대 수준인데 물가만 올랐다고 했음. 독일에서는 하루 12시간을 넘길 수 없고 6시간 뒤에 30분을 쉬어야 하며 교대 사이에 12시간을 비워야 한다는 댓글도 있었음. 싱가포르는 노동법이 훨씬 약한데도 계약직이 기본이라며, 계약직이 늘어난 걸 노동법 탓으로 돌리기는 이르다고 본 사람도 있었다. 일본도 똑같다는 짧은 댓글도 달렸고.

해법을 두고 갈린 쪽

결론 쪽에서도 의견이 갈렸음. 해고를 쉽게 하는 게 답이 아니라 주 35시간을 의무로 만드는 법이 빠진 거라고 본 댓글이 있었음. 해고 보호는 만들면서 하루에 몇 시간까지 시킬 수 있는지를 왜 안 정했냐는 물음도 나왔고. 오히려 더 엄격한 노동법이 필요해 보인다는 사람도 있었음. 해고가 어려우면 채용도 어려워지니 둘은 붙어 있는 문제라고 쓴 사람도 있었음. 회사가 새로운 방법으로 나쁘게 군다고 해서 노동법이 과하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반박도 달렸음. 범죄자가 단속을 피한다고 착취를 더 쉽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비유였다.
출처: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