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닮았다는 건륭제 초상화, 만주족 뿌리 논쟁 번져

이미지 출처: reddit

웃다가 던진 질문

중국에 관해 묻는 게시판에 짧은 글이 하나 올라왔음. 청나라 건륭제 초상화가 축구 선수 손흥민이랑 너무 닮아서 웃음이 터졌다는 거였다. 제목은 물음이었다. 만주족이 외모로 보면 한국인과 제일 비슷한 쪽이냐는 것. 본문은 저 한 문장이 전부였는데 댓글이 예상보다 길게 붙었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는 답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답은 담백했다. 원래 같은 지역 사람들이고, 청나라 황실이 스스로 밝힌 설명으로도 만주족은 그 지역의 한족과 여진, 그리고 한국계가 섞인 것이라는 얘기였음. 만주족과 한국인이 아무르강 일대의 동북아시아 계통에서 같은 조상을 공유한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만주 일부가 한국 왕조의 영역이었다는 말도 붙였고. 가까이 붙어 있으면 생김새가 비슷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짧게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지도만 봐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댓글도 있었음. 방향을 뒤집은 댓글도 꽤 추천을 받았는데, 만주족이 한국인을 닮은 게 아니라 한국인이 만주족을 닮은 거라는 얘기였다.

가까운 순서를 두고 갈림

유전적으로 누가 더 가깝냐는 쪽으로 넘어가면서 답이 갈렸음. 한국인은 오히려 일본 쪽에 더 가깝고 만주 쪽은 몽골 계통에 가깝다고 본 댓글이 있었다. 순서를 아예 나열한 사람도 있었는데, 한국인 기준으로 가까운 순서가 일본, 만주, 북부 한족, 남부 한족이라는 거였다.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다. 유전적 거리가 생김새와 같은 건 아니고, 겉모습만 보면 한국인이 일본보다 만주 쪽에 가까워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일본 쪽에 조몬 계통이 20% 정도 섞여 있어서 다른 동아시아 사람들과 달라 보일 때가 있다고 설명한 댓글도 있었고. 반대로 만주족과 제일 가까운 건 북부, 특히 동북 지역 한족이고 한국인도 가깝긴 하지만 그만큼은 아니라고 본 댓글도 있었다.

만주족이라는 범주 자체를 따진 쪽

질문의 전제를 흔든 댓글도 있었음. 만주족과 북부 한족은 유전적으로 구분이 안 되는데, 애초에 그 집단이 만들어지기 전에 만주족 대부분이 그 지역 북부 한족이었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황실과 일반 만주족을 나눠 본 댓글도 있었다. 황실은 몽골 부족들과 정략혼을 많이 했고 한족과의 혼인은 피한 반면, 보통 만주족은 팔기에 들어온 한족을 많이 흡수해서 한족의 영향이 크다는 얘기였음. 그 사람은 원래 만주족에 더 가까운 건 시버족 쪽일 거라고 봤다. 황실이 부랴트 계열 몽골 부족에서 나왔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고. 여기서 더 근본적인 얘기가 나왔다. 한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청나라 말에 만들어진 것이고 유럽과 북미의 인종 관념이 들어온 뒤에 생겼다는 주장이었음. 한족은 단일 집단이 아니라 각자 말과 풍습이 다른 수백 갈래로 이뤄져 있다는 말도 붙였다. 청나라 때 만주는 인종보다 신분에 가까웠고 한족도 만주로 승격될 수 있었다고 덧붙인 댓글도 있었고. 그 밑에는 그런 식이면 어느 집단이나 다 임의로 만들어진 거라고 받아친 댓글이 달렸다.

금나라 시조 이야기와 확인 요구

구체적인 근거를 든 댓글도 있었다. 한국인과 여진 사이에 직접적인 유전적 연결이 있다면서, 청나라 이전에 만주족 조상이 세운 금나라가 있었고 그 초대 황제가 스스로를 한국계 후손이라고 밝혔다는 거였음. 정확히는 어느 조상의 8대손이라고 주장했다는 설명이었다. 역사서에는 신라 사람으로 적혀 있다고 덧붙인 댓글도 있었고. 그런데 바로 밑에 확인이 붙었다. 링크로 걸어 둔 항목을 읽어 보면 중국 역사학자들도 그 인물의 출신을 확신하지 못하고, 서양 학자들은 아예 전설로 본다는 지적이었음. 다른 갈래에서는 만주와 몽골의 관계도 정리됐다. 만주족이 왕조 시기에 몽골 문자를 빌려 쓴 것뿐이고 조상이 이어지는 관계는 아니라며 잘못된 얘기를 퍼뜨리지 말라고 적은 댓글이 있었다. 반면 언어가 비슷하니 몽골 쪽에 더 가깝다고 본 댓글도 있었고. 만주족은 다른 퉁구스계, 몽골계, 북부 한족과도 이어져 있다고 넓게 잡은 사람도 있었다.

고구려와 부여를 두고 붙은 말

역사 귀속으로 넘어가면서 말이 세졌음. 만주 지역이 기원전 37년부터 668년까지 고구려의 영역이었고, 당과 신라 연합에 무너진 뒤에는 고구려 장수 출신이 세운 발해가 이어받았으며 926년에 요나라 거란이 가져갔다고 시간 순으로 적은 댓글이 있었다. 그보다 뒤 시기를 자세히 쓴 댓글도 있었는데, 요동에서 고구려 계통이 7세기 이후 밀려나고 거란과 발해, 한족 계통이 섞여 갔다는 설명이었다. 반대편도 있었다. 고구려는 여러 민족이 섞인 나라였고 유목계인 부여가 세운 것이라 고구려와 부여를 한국이라고 부르는 건 무리라는 주장이었음. 여기에 고구려 사람들이 쓰던 말을 근거로 든 반박이 붙었다. 중국 왕조와 얘기할 때 통역이 필요했다는 기록이 있고, 옛 중국 기록도 고구려 말이 신라나 백제와 비슷했다고 적었다는 거였다. 부여도 한국어 계통을 쓰던 사람들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댓글도 있었고. 이 갈래는 서로 링크를 던지며 역사부터 배우고 오라는 식으로 오갔고 어느 쪽으로도 정리되지 않았음.

직접 겪은 얘기

논쟁과 별개로 자기 경험을 적은 댓글도 있었다. 전처가 만주족 혼혈이었는데 한국 사람으로 보일 만했다고 쓴 사람이 있었음. 재미로 같이 유전자 검사를 해 봤더니 한국 쪽이 조금 섞여 있었다고 함. 다만 스스로 단서를 달았다. 자기가 만난 만주족은 전처와 그 아버지뿐이고 아버지 쪽은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자기가 만주족 혼혈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한국 사람으로 오해받는 일이 잦고 한국인들조차 그럴 때가 있다면서, 뮌헨의 한 맥줏집 화장실에서 모르는 한국 남자가 한국어로 말을 걸어온 적이 있다고 적었음.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어를 못한다는 말만 한국어로 겨우 했다고 함. 유전자 검사에서 한국 쪽이 20% 나왔는데 아는 한국인 친척은 없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사진 한 장에서 여기까지

논쟁이 길어지자 지친 반응도 나왔다. 사실과 소문을 섞어서 자기 주장이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부류가 싫다며, 재미있는 사실이라고 붙인 뒤에 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 댓글이 있었음. 원래 소재였던 사진으로 돌아간 댓글도 있었다. 손흥민의 별명을 부르며 잘 찾았다고 짧게 받은 댓글이었고. 한국어로 달린 댓글도 하나 있었는데, 만주가 한반도 바로 위에 있으니 많이 섞였겠다면서 웃기니 사진은 가져가겠다고 적었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