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에 든 ㅓ 하나

3년 전에 결혼했고 아내가 성을 자기 성으로 바꿨는데, 그 성에 든 ㅓ를 아직도 제대로 못 낸다는 글임. 직장 동료들이랑 외국어를 여러 개 하는 개인 교사한테도 시켜 봤는데 아무도 못 했다고 함. 다들 ㅗ로 발음하더라는 거임. 자기 설명이 나빴던 것 같다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냐고 물었음. 방금 말한 사람들은 전부 체코 사람이라고 덧붙였고.

입 모양부터 잡으라는 답

제일 많이 나온 조언은 입 모양이었음. 최다 추천 88표는 옆얼굴로 오와 어를 발음하는 영상을 보고 나서야 차이가 보였다는 얘기였고. 한국어 선생이 입 모양을 과장해서 연습시켰다는 사람도 있었음. 입 모양을 의식하고 있을 때 발음이 제일 좋다는 말을 늘 들었다고. ㅓ는 0 모양, ㅗ는 o 모양으로 배웠다는 사람도 있었고. 제일 중요한 건 입술을 둥글게 말지 않는 거라는 지적이 나왔음. 소리가 제대로 나왔는지 확인하는 첫 기준이 그거라는 거임. 턱을 벌리라고 꼭 말해 줘야 한다는 댓글도 있었음. 영어 화자한테는 ㅗ 자세가 자연스럽지 ㅓ 자세는 아니라서라고. 검색은 '모음 입 모양'으로 하면 참고 영상이 많다는 팁도 붙었음.

영어로 옮기려다 갈린 지점

영어 단어로 설명하려던 쪽은 자기들끼리 크게 갈렸음. ㅓ가 raw나 law, 귀여운 강아지 보고 내는 aww의 모음 같다는 댓글이 36표를 받았음. 반대로 미국 영어에선 그 소리가 전혀 아니라는 반박이 붙었고. 표준 미국 억양에서 law는 '라'에 가까우니 ㅏ라는 주장과, 서해안 쪽에선 law가 aww라는 주장이 같이 나왔음. 영국 쪽도 하나가 아니었음. walk, talk의 모음이 ㅓ에 가깝다는 사람 밑에, 이스트미들랜즈에선 walk, talk, fork가 다 같은 소리고 그게 ㅗ에 가깝다는 사람이 붙었음. 후자는 삼성을 설명할 때 '성'이 song과 비슷하다고 말한다고 했고. 결국 억양마다 같은 철자를 다르게 읽으니 한국어 소리를 영어에 대응시키는 게 문제라는 정리가 나왔음. 밥을 bop이라고 적는 건 자기 억양에선 '벞'에 가까워서 틀렸다는 예도 들었음. 철자가 소리 인식을 지배해서 ㅓ는 로마자로 옮길 방법이 아예 없다고 본 사람도 있었고.

체코 사람이 직접 쓴 설명

한국어에 능통한 체코 사람이라는 댓글이 하나 있었음. 아예 체코어로 설명을 써서 아내에게 보여 주라고 했음. banka를 발음하다가 n이 나오는 자리에서 그 모음을 내 보고, 같은 자리에서 조금씩 앞으로 옮겨 보라는 식이었음. otoč의 두 번째 o를 조금 높게 내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필요한 것의 절반쯤이라고도 적었고. 입술은 절대 둥글게 하지 말고 치과에서 양쪽 마취한 것처럼 완전히 풀어 두라고 했음. 체코어엔 입술을 둥글게 하지 않고 뒤쪽에서 내는 그 모음 자체가 없다고 짚은 사람도 따로 있었음. 위키백과에 올라온 소리 파일 링크를 같이 붙였고.

다른 나라 학습자들의 경험

폴란드 사람이라는 댓글은 6년 걸렸다고 했음. 지금은 소리를 내긴 하는데 듣기만으로 구분하는 건 아직 반반이라고. 폴란드어엔 o 소리가 하나뿐이라 둘이 합쳐져 버린다는 설명이었음. 자기는 반대로 ㅗ를 ㅓ로 발음했다고 썼고. 다른 폴란드 사람은 ㅓ보다 ㅗ 익히는 게 더 어려웠다고 붙였음. 불가리아 사람이라는 댓글도 4년 반째 배우는 중인데, 아는 단어면 구분되지만 모르는 단어면 여전히 반반이라고 했음. 호주 영어는 off가 ㅓ, call이 ㅗ라 둘 다 있어서 한국어 배울 때 유일한 이점이었다는 사람도 있었음. 프랑스어에도 두 소리가 다 있다는 사람은 ㅗ가 더 힘이 들어가고 입이 닫힌 소리, ㅓ는 힘을 뺀 더 열린 소리로 ㅏ와 ㅗ 사이라고 설명했고.

그렇게 어려운 소리냐는 반론

ㅓ를 어려운 소리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는 댓글도 48표를 받았음. ㅡ라면 이해하겠는데 ㅓ는 영어 화자가 uh를 읽는 것과 꽤 가깝지 않냐는 거임. 나중에 수정을 붙여서 체코 얘기를 처음에 못 본 것 같다며, 이건 체코 쪽에 특정된 어려움일 수도 있겠다고 했음. 반대로 영어 원어민도 대부분 처음엔 ㅓ에서 막힌다고 쓴 사람이 있었고. 외국인을 한 덩어리로 보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음. 출신에 따라 다르고, 한국어를 잘하는 영국·서유럽 사람 중엔 그 소리로 고생하는 걸 별로 못 봤다는 얘기였음.

그 밖에 나온 요령들

로마자 표기로 가르치지 말고 듣고 따라 하게만 시키라는 조언이 있었음. 로마자로 하면 억양이 두꺼워지고 발음이 굳어 버린다는 거임. ㅗ를 내되 입은 ㅏ 모양으로 만들어서 두 모음을 싸우게 하면 ㅓ가 억지로 나온다는 방법도 나왔음. OH를 한 번 내고 입 모양을 풀면서 다시 OH를 해 보라는 사람, 'uh oh'를 시켜 보는 게 제일 쉬웠다는 사람도 있었음. 서울은 Soul 비슷하게 대부분 발음하니 그걸 기준으로 기억하면 된다는 팁도 있었고. 하품할 때 나는 소리라고 설명한 사람도 있었음. 아예 다른 데를 짚은 댓글도 있었는데, 진짜 가르치기 어려운 건 ㄹ이라는 얘기였음. 한국인은 서양 L과 R을 못 내고 영어 화자는 ㄹ을 못 낸다는 거임. 원글에게 되물은 사람도 있었음. 아내 이름이나 처가 성은 체코어로 정확히 발음할 수 있냐고.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