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글의 내용

덴마크 정착 관련 레딧 게시판에 곧 덴마크로 간다는 20대 한국 여성이 글을 올렸음. 거기서 연애하기가 어려울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키가 158cm로 작은 편이고 마른 체형인데 덴마크 여성들은 대체로 키가 크고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고 적었음. 한국식 화장과 옷차림이 현지에서 안 통할까 봐 걱정된다고도 했다. 이 글은 댓글마다 추천이 거의 붙지 않아서 어느 쪽 의견이 더 많았는지는 세기 어렵다.

키는 문제가 아니라는 답

상대를 찾는 데는 문제없을 거라는 답이 여럿이었음.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키나 화장 때문은 아닐 거라고 본 댓글이 있었다. 176cm 남자라는 사람은 자기가 덴마크 여성 평균보다 조금 큰 편이라 키가 큰 관심사가 아니라고 적었음. 현실적이면서 엉뚱하거나 어두운 유머가 있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는 얘기였다. 자기보다 키가 작은 사람을 선호하는 남자가 많아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남아메리카에서 입양돼 왔고 160cm에 검은 머리라고 밝힌 사람은, 코펜하겐에 살면서 키가 문제였던 적은 없고 주변보다 작은 게 조금 성가실 뿐이라고 했다. 아내가 베트남 사람이고 키가 158cm라며 걱정 말라고 적은 댓글도 있었음.

기사도는 기대하지 마라

가장 자세한 답은 연애 문화 차이를 짚었음. 매치는 잘 되겠지만 오래 갈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려울 수 있다는 거다. 덴마크 사람은 로맨스나 기사도로 알려진 쪽이 아니니 데리러 오기, 문이나 의자 잡아주기, 초대받아 먹기, 꽃이나 초콜릿 같은 건 기대하지 말라고 했음. 보통은 각자 낸다는 설명이었다. 대신 설거지, 요리, 빨래,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기는 알아서 한다고 적었음. 북유럽에서는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쪽을 선호한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영어만 되면 문제없고 평등한 문화를 존중하면 된다며, 남자가 돈을 내거나 구애하지 않는 대신 여자한테 조용히 있으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했음.

밥값을 두고 붙은 말다툼

이 대목에서 댓글끼리 부딪혔음. 덴마크에서는 그게 규범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누가 말하게 두지 말라는 댓글이 달렸다. 밥값을 안 내고 의자도 안 빼주는 상대를 두고 한 말이었음. 여기에 성인이 자기 몫을 내는 게 함부로 대하는 거냐는 반박이 붙었다. 1950년대 감성이라는 지적도 나왔고, 평등하게 대하는 사람과는 절대 데이트하지 말라는 비꼼도 달렸음. 반대로 여자를 존중하는 게 평등과 반대되는 거냐고 되물은 사람도 있었다. 첫 데이트에서 각자 내자는 남자가 원하는 걸 얻고 나면 사라지는 남자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정반대 경험담

정반대 경험을 적은 댓글도 있었음. 밥값을 낸 남자들은 대가를 기대했고, 각자 내자던 남자들은 사람으로 알아가려 했다는 얘기였다. 그 사람은 첫 데이트 뒤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유일한 상대가 한국 남자였다고 적었음. 덴마크 남자 쪽 설명도 붙었다. 데이트는 서로 알아가는 자리이지 밥표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거임. 덴마크에서는 여성이 동등한 임금을 위해 싸워 왔고 이제 여러 면에서 앞서는데, 똑같이 벌거나 더 버는 상황에서 왜 남자가 내야 하냐고 했다. 애정을 보여줄 방법은 많고, 상대가 아쉬워한 것들 중 일부는 연애 관계가 된 다음의 일이라고 봤음. 반면 아르헨티나 사람이라는 댓글은 덴마크 남자와 사귀었을 때 각자 내기가 상상 이상이었다고 적었다. 라틴 쪽 친구도 같은 경험을 했고, 우리가 외국인이라 기대치가 낮다고 봐서 그런 건지 서로 얘기했다는 거였음. 데이트 자체는 재밌었지만 오래 가는 관계는 문화 차이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국적이라는 말

'이국적'이라는 표현을 두고도 갈래가 하나 생겼음. 키와 체형이 오히려 플러스고 다르게 보이는 게 데이트에선 보너스라고 본 댓글이 있었다. 서울에서 키 큰 금발 덴마크 남자가 그렇듯이라는 비유였음. 여기에 다른 인종을 이국적이라 부르는 걸 이제 그만할 수 있냐는 댓글이 달렸다. 많은 여성에게 그 말은 성적 함의가 있고, 아프리카·아시아·라틴계 여성을 대상화할 때 자주 쓰인다는 설명이었음. 자기도 라틴계나 아시아계로 보이는 여성이라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반대로 데이트 얘기에서는 적절한 표현이고 질문과 직결된다고 본 사람도 있었음. 특성이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단어가 쓰이는 맥락이 문제라며, 한국인이라 다른 특성이 있고 그게 매력이 될 거라고 말하면 대상화가 아니라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다.

실용적인 조언들

페티시 대상으로만 보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댓글이 여럿이었음. 한국 쪽을 좋아하는 남자가 꽤 있으니 성격을 보는 사람을 고르라는 얘기였다. 금방 지칠 것 같다고 본 사람도 있었고. 한국·일본·중국 문화를 좀 안다는 댓글은 문자 습관을 짚었음. 덴마크 사람은 연애 중에도 문자를 훨씬 덜 하니 하루 종일 대화하고 빠른 답장을 기대하지 말라는 거였다. 그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음. 한국식 화장은 대체로 자연스러운 편이라 별문제가 안 된다고도 적었다. 나라보다 지역 차이가 클 수 있다는 댓글도 있었음. 대도시엔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시골로 가면 영어를 불편해하는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는 얘기였다. 워킹홀리데이나 취업 비자로 온 한국 사람들이 모인 단톡방이 있다고 알려준 댓글도 있었음.

결국 사람 나름

두 유형 다 있으니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덴마크에서는 대체로 꾸밈없고 편한 사람을 좋아하니 가식을 부리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얘기였다. 유머도 도움이 되지만 억지로 짜내면 아니라고 덧붙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