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던진 질문

영어권 여성주의 질문 게시판에 올라온 글임. 한국에는 세계적으로도 조직적이고 급진적인 여성운동이 있었고 4B 운동은 해외에서도 알려졌다는 얘기로 시작했음. 몰카, 직장 내 차별, 구조적 성차별 같은 문제도 계속 짚어 왔다고 적었고. 그런데 남성만 가는 징병제가 있고 거부하면 감옥에 갔던 역사가 있으니, 남자한테 주어진 선택지는 군대 아니면 감옥이라는 거임. 강요된 동의는 동의가 아니라는 기준을 다른 데선 쓰면서 여기엔 왜 안 쓰냐는 게 질문이었음. 결론으로 갈림길 두 개를 제시했음. 반군국주의라면 징병제를 없애자고 해야 하고, 북한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면 여성도 똑같이 복무하라고 해야 앞뒤가 맞는다는 거였다.

전제부터 증명하라는 답

댓글은 질문에 답하는 대신 질문의 전제를 물고 늘어졌음. 25추 댓글은 원글 첫 문단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온라인에서 목소리가 큰 것과 정치적 힘이 있는 조직 운동은 다르다고 했음. 그래서 실제로 뭘 바꿨는지 기사든 법이든 하나만 대 보라고 요구했더라. 21추짜리는 반대 방향에서 짚었음. 이 문제가 한국에서 몇 년째 격렬하게 다뤄지는데 여성주의자들이 이 얘기를 안 했다고 어떻게 단정하냐는 거였음. 개혁 쪽이랑 급진 쪽이 이 사안을 각각 어떻게 보는지 알고나 있냐고 되물었고. 이건 결국 다 추측 아니냐는 말이 오가다가, 추측인 건 원글 쪽이라는 답으로 돌아왔음. 자료가 부족하다며 정보를 구하는 글이었으면 얘기가 달랐을 텐데 불평하러 온 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음. 계엄 반대 시위에 여성들이 참여한 얘기는 영어 기사로도 여럿 나왔고 그 논의가 병역 얘기랑 얽혀 있었다고 짚은 댓글도 있었다. 글쓴이는 중간에 영어로 된 한국 여성운동 쪽 1차 자료를 못 찾았고 그래서 자료의 한계를 밝힌 거라고 답했음.

한국 사람한테 물어보라는 말

36추로 상위였던 댓글은 아주 간단했음. 그건 한국 여성주의자들이 제일 잘 답할 문제니까 한국어로 한국 쪽에서 물어보라는 거임. 여기 레딧 한국 게시판 말고 네이버 같은 데를 말한 거라는 부연도 붙었음. 글쓴이는 자기가 케이팝을 오래 파서 그쪽 서비스는 익숙한데도 그런 공간을 못 찾겠다고 답했고, 자기 연구 경력까지 덧붙였더라. 한국 관련 게시판에서 이 주제 글을 찾아봤더니 여성운동을 비하하는 댓글로 가득하더라고 적은 댓글도 21추를 받았음. 자기는 한국 여성이 아니라 답을 모른다고 짧게 적은 사람도 있었음.

왜 그쪽이 해야 하냐

제일 많이 추천받은 39추 댓글은 비유 하나였음. 미국 암학회는 왜 알츠하이머를 안 다루냐는 거임. 비슷한 비유가 여러 개 나왔음. 흑인 인권 단체가 왜 애팔래치아 백인 빈곤층에 자원을 안 쓰냐는 비유도 있었고, 참정권 운동이 왜 주 5일 근무는 안 했냐는 말도 나왔음. 24추 댓글은 좀 길게 정리했음. 여자들이 뭉쳐서 남자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지 않는 게 억압은 아니고, 어느 단체든 자기가 제일 급하다고 보는 데 힘을 쓸 수 있다는 거임. 성평등에 반대하는 게 아닌 이상 모순은 아니라고 했고. 운동에는 시간이든 돈이든 사람이든 한도가 있어서 어디에 쓸지 골라야 한다는 댓글도 있었음. 이길 가망이 없는 싸움에 다 쏟느니 수천 명한테 바로 도움이 되는 노동법을 바꾸는 쪽을 택한다는 설명이었다. 왜 안 하냐고 묻는 사람한테 그럼 본인은 이 문제로 뭘 하고 있냐고 되묻는 댓글도 여러 개 달렸음.

징병제 자체를 본 댓글

제도 자체를 짚은 답도 있었음. 자기 뜻과 상관없이 전쟁터로 보내지려고 싸울 사람이 어디 있냐는 17추 댓글이 그랬음. 병역 거부가 2018년부터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걸로 안다며, 반대 운동을 아예 못 만드는 건 아니라고 짚은 댓글도 있었음. 이미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모여서 반대할 수 있고, 그쪽 목소리가 훨씬 무게가 있을 거라는 얘기도 나왔음. 나라마다 다르다는 지적도 있었음. 핀란드에서는 여성운동 단체가 성별 구분 없는 병역을 앞장서서 주장한다면서, 그 나라 여성 단체가 그걸 지지하는지 아닌지가 그 사회 성 역할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본 댓글이었음. 한국은 원래 보수적인 사회고, 남자만 간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정작 그렇게 정한 정부한테는 화를 안 낸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강제 징집은 누가 가든 비인간적인 제도라고 짧게 정리한 사람도 있었음.

정의 싸움으로 번진 뒤

중간부터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두고 길게 붙었음. 사전에도 여성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면서 정의를 통째로 붙여 놓은 댓글이 20추를 받았음. 반대쪽은 사회운동의 목표를 사전 정의에서 끌어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고. 이 줄기에서는 서로 인신공격이 오갔고 끝난 지점도 딱히 없었음. 한국 여성운동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본 13추 댓글이 그나마 다른 얘기를 했는데, 한국의 첫 여성 인권 단체가 1983년에 생긴 가정폭력 반대 단체였다고 적었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