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이라 부르는 것들

사할린에서 모스크바로 이사한 고려인 여성이 겪은 일을 얘기한 영상임. 러시아어권 유튜브에 올라왔다. 대놓고 인종차별을 당했고, 개를 두고 하는 뻔한 농담을 계속 들었다는 내용이었음. 댓글에서 제일 많은 추천을 받은 건 이게 농담이 아니라는 말이었고. 2721표를 받은 댓글은 이건 그냥 파시즘이라고 썼음.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는 댓글도 1105표를 받았다. 농담이 아니라 모욕이라고 짧게 쓴 사람도 있었음.

모스크바만의 문제인가

모스크바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도 나왔음. 시베리아에 사는 시베리아 사람인데 지금도 똑같은 인종차별 농담을 듣는다는 댓글이 681표를 받았다. 조상 대대로 살던 땅에서 자기가 이방인이라고 썼음. 지역끼리도 차별이 있다는 짧은 댓글이 붙었고. 모스크바 사람들은 두 번째 순환도로 밖은 러시아가 아닌 줄 안다는 비꼼, 모스크바 말고 다른 도시나 자치공화국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는 말도 있었다. 국토 대부분이 아시아에 있는 나라인데 아시아계는 다 굴러들어 온 사람 취급이라는 지적도 나왔음.

대러시아 쇼비니즘

이걸 대러시아 쇼비니즘, 그러니까 자기 민족이 제일이라는 태도라고 부른 댓글이 여럿이었음. 1233표를 받은 댓글이 그 표현을 그대로 썼다. 저들은 다른 모든 민족에 대해서도 같은 농담을 갖고 있다는 말이 붙었음. 무례하고 무지한 걸 농담으로 포장한다는 지적, 농담이 아니라 일부러 조롱하는 거라는 지적도 나왔고. 러시아의 전통적 가치이자 대단한 정신성이라고 비꼰 댓글도 있었다. 정작 러시아 혐오라는 건 있지도 않은데 그 얘기만 제일 크게 한다고 꼬집은 사람도 있었음.

같은 일 겪은 사람들

자기 얘기를 꺼낸 댓글이 많았음. 예전 영어 선생님이 고려인이었는데 25년 전 모스크바로 가서 똑같이 당했다는 증언이 378표를 받았다. 나이도 지긋하고 러시아어도 현지 사람들보다 잘했는데 소용없었다고 했음. 25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말로 끝냈고. 러시아에서 태어나 자란 아시아계인데 평생 이방인처럼 느꼈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십 대 때 어른들이 우즈베크냐 타타르냐 묻곤 했는데 정작 어머니가 러시아 사람이었다는 얘기도 나왔음. 그 사람은 결국 다른 나라로 떠났다고 했다.

받아치라는 조언

그냥 받아치라는 댓글도 있었음. 저쪽이 개 얘기를 하면 이쪽은 아직도 짚신으로 국을 떠먹느냐고 되물으라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개 얘기엔 짚신 얘기로 받으라는 대댓글이 붙었고. 지금도 순록 타고 다니는데 이런 사소한 차별이 짜증난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자기가 가축 똥 연료 얘기를 꺼내면 저쪽은 기분 나빠한다는 거임. 툰드라에서 살아남은 축치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겠냐고 물은 댓글도 나왔다.

외모 칭찬만 남긴 댓글

내용과 상관없이 예쁘다고만 쓴 댓글도 아주 많았음. 상위권 댓글 여러 개가 그냥 미인이라는 한 줄이었다. 신경 쓰지 말라며 응원한 댓글, 몸조심하라는 댓글도 섞여 있었고. 예순 넘어 일흔인데 알타이 시골에서 자랄 때는 러시아인, 독일인, 카자흐인, 타타르인, 우크라이나인이 같이 살았고 여름엔 캅카스 사람들도 왔다는 회고도 하나 있었음. 그때는 아무도 사람한테 그런 걸 묻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나라로 오라는 말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으로 오라는 댓글이 여럿 있었음. 여기 사람들이 더 친절하다는 말이 붙었다. 인구 절반쯤은 고려인 친척을 두고 있다고 쓴 사람도 있었고. 알마티에서 인사를 보낸 댓글도 있었음. 러시아를 떠나고 싶다고 쓴 사람, 그러니까 러시아 사람이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거라고 쓴 사람도 있었다. 비슈케크에도 고려인이 많고 다들 잘 지낸다고 쓴 댓글이 있었음.
출처: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