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이 던진 물음

레딧 세븐틴 게시판에 올라온 글임. 디노가 피철인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낸다는 소식에 한국 팬들이 크게 반발하는데 뭐가 그렇게 나쁜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음. 아주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이고 이걸 들고 나온 게 용감하다고 봤고.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벌써 최악을 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디노가 라이브에서 들려준 짧은 부분은 꽤 괜찮게 들렸다고 적었음. 아이돌이 완벽한 이미지에 너무 묶여서 새로운 걸 시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도 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 시위 트럭을 보내는 건 심하다는 게 요지였음. 트로트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들어보겠다고 적었다. 안 맞으면 그냥 안 들으면 되고 최애의 모든 곡을 다 좋아할 필요는 없다는 거임. 자기가 모르는 한국 트로트만의 맥락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물으며 글을 맺었고.

근조화환과 시위 트럭

댓글에서 제일 자주 나온 단어가 근조화환이었음. 근조화환을 보내는 건 끔찍하고 시위 트럭도 마찬가지라는 거임. 세븐틴은 팬이 마음대로 구부릴 인형이 아니라고 적었고. 앨범 하나에 이런 물결은 너무 심하다며, 특히 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런다는 지적도 있었음. 트럭 시위와 근조화환, 악플 캠페인을 조직하는 계정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돈을 모은다고 짚은 댓글도 있었다. 그러니 한 사람의 일이 아니고 돈을 낸 모두가 함께라는 얘기였음. 근조화환에서 마음이 떠났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그 전까지는 입대 전 마지막 프로젝트가 그의 이름으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더 이해했는데, 큰 계정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모금에 합류하는 걸 보고 입맛이 썼다는 거임. 축하 화환을 치우라고 당국에 요청까지 하는 건 지나치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반대로 하이브 건물 앞을 지나다 응원 트럭과 축하 화환이 놓인 걸 봤다는 댓글도 있었고. 이런 걸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덧붙였음. 오늘 올라온 영상에 문제가 있는 게스트가 나온 건 알지만 그것만으로는 악플의 양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본 댓글도 있었다. 상당수가 같은 사람들이 쓴 것이고 게스트 얘기는 아예 안 한다며, 이 캠페인이 트럭처럼 짜인 움직임 같다고 적었고.

이름이 안 붙는다는 것

반발 이유를 중립적으로 정리해 보려 한 댓글이 있었음. 한국 쪽 반발이 강한 이유를 두 가지로 들었거든. 하나는 트로트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장르가 아니라는 것임. 주로 중년 여성과 지방 어르신들이 듣는 장르라 일반 팝처럼 차트에 올리고 홍보하기 어렵다고 봤고. 다른 하나는 포스터와 티저 같은 마케팅 자료에 피철인이라는 이름만 있고 세븐틴의 디노가 없다는 것이었음. 최근 방송사 경연 포스터도 그렇다고 적었고. 여기에는 반론이 붙었다. 지금 한국에서 트로트가 다시 살아나는 중이라는 거임. 뉴트로 흐름이 있었고 인기 있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들이 나왔으며, 그중 우승자 한 명은 투어에서 큰 경기장을 매진시켰다고 했음. 케이팝이 한국다움을 잃는 데 대한 반작용으로 젊은 청취자들이 트로트로 돌아가고 있고, 팝송의 트로트 리믹스가 바이럴이 된 적도 있다고 적었고. 차트가 아니라 예술을 위한 거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다른 유닛 발매도 팬 기대에 더 맞는 음악이었을 때조차 차트를 석권하지 못했다며, 한 유닛은 보컬 쇼케이스에 공을 들이고 프로모션도 돌았는데 퍼펙트 올킬을 못 했다는 예를 들었음. 그러니 피철인 앨범이 퍼펙트 올킬을 못 하는 게 무슨 상관이냐는 거임.

예명도 페르소나다

이름 문제 자체를 뒤집은 댓글도 있었음. 디노도 디노의 이름이 아니라는 지적이었거든. 디노는 예명이자 페르소나이고 모든 아이돌에게는 페르소나가 있다는 거임. 아이돌은 직업이고 그 직업에는 팬서비스와 페르소나가 따른다고 적었고. 어떤 아이돌은 예명이나 페르소나가 여러 개인데 그건 특이하거나 나쁜 게 아니라고 했음. 그러니 디노라는 예명이 괜찮으면 피철인도 괜찮아야 하고, 셋 다 같은 사람이라는 정리였다. 이름이 붙는 게 왜 그렇게 큰일이냐고 물은 댓글도 있었음. 음악에서 페르소나를 여러 개 쓰는 게 이렇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라며 다른 그룹 멤버의 예를 들었고. 그는 개그 유닛이었던 조합도 결국 크게 성공했다는 지적도 나왔음. 나오지도 않은 걸 이렇게 빨리 판단하는 건 이상하고, 공을 많이 들였을 프로젝트를 기회도 안 주고 무시하는 건 잔인하다는 거임. 2세대 케이팝 팬이라는 댓글은 아예 사건으로 봤다. 그 세대 이후 아이돌이 더 낮은 자리의 페르소나로 뛰어드는 게 드물었고, 트로트 유닛이나 솔로곡은 있었어도 부캐가 데뷔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였음.

회사 제안이었다는 말

회사 책임을 두고도 갈렸음. 방송에서 트로트 앨범이라고 했는데 라이브에서 들려준 부분은 정확히 트로트가 아니었다고 본 댓글이 있었거든. 회사가 제안한 건 맞지만 마케팅을 생각하는 게 말 그대로 그들의 일이고, 본인이 하겠다고 했으니 대신 화낼 필요를 모르겠다고 적었음. 라이브에서 그가 속상해 보였던 건 근조화환이 오고 있으니 당연하다고 했고. 그가 다른 곡들처럼 R&B 앨범을 냈으면 좋았겠지만 이만한 소음은 없었을 거라는 문장도 붙였음. 다른 댓글이 그 문장을 받아 완전히 맞다고 했다. 지금 하는 게 아주 독특해서 평범한 솔로 앨범이었으면 이 소음도 없었을 거라는 거임. 예능 초대 기회를 생각하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을 경우 아주 잘할 거라고 봤고. 회사가 제안했지만 강요한 건 아니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아니라고 말할 힘이 있는 사람이고, 본인이 아주 신중하게 생각했으며 아티스트로서 자신을 낫게 하려고 하고 싶은 일이라고 직접 말했다는 거임. 반대로 회사가 피철인이 아니면 없다고 했다고 그가 사실상 말하지 않았냐고 되물은 댓글도 있었고. 여기에는 그건 소문일 뿐이라고 받은 댓글이 달렸음. 한국 네티즌의 분노는 디노보다 회사를 향한 것 같다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그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지키려는 건데, 닫힌 문 뒤의 논의는 당사자들 말고 아무도 모르니 다 추측이라고 짚었음.

그래도 실망은 실망

실망 자체는 이해한다는 댓글도 적지 않았음. 디노를 최애로 둔다는 사람은 디노 솔로 앨범을 기대했지 피철인 앨범이 아니었다고 적었거든. 그래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니 사서 응원하겠다고 했고. 안 사고 실망해도 되지만 팬들이 벌이는 이 혐오 열차는 이해가 안 된다는 거임. 다른 멤버들은 각자 관심 있는 음악을 보여줄 유닛을 받았는데 자기는 유닛들을 다 기다려서 피철인을 받은 느낌이라고 적은 댓글도 있었음. 처음엔 즉흥적인 시도인 줄 알고 신났는데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건너 들을수록 슬퍼졌다는 사람도 있었고. 입대 전 프로젝트 상당수가 멤버들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닌 것 같아 창작 자유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음. 근조화환이나 디노 본인을 공격하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회사는 비판받을 만하다고 본 댓글도 있었고. 반대로 팬이 프로모션이나 커리어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사람도 있었음. 자기가 그들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같은 실망을 안 느낀다는 거임. 실망하는 것과 기회조차 안 주는 건 다르다고 했고. 한 댓글은 아티스트가 라이브에 나와 자기 결정을 변호해야 했던 상황을 짚으며 이렇게 적었더라. 콘셉트가 싫으면 지지하지 않으면 되지, 그렇게까지 불평하고 다닐 일은 아니라고.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