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하나에 붙은 제목들

질답 서브레딧에 짧은 질문이 하나 올라왔음. 처음부터 끝까지 10점 만점인 한국 영화가 뭐냐는 거였음. 설명 없이 제목만 툭툭 던지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음. 추천이 제일 많이 붙은 게 부산행이었고 그다음이 살인의 추억이었음. 곡성과 아가씨가 뒤를 이었고 올드보이와 악마를 보았다도 같이 올라왔음. 한국 사람들은 이걸 안다는 한 줄짜리 댓글도 있었고. 물론 형편없는 것도 많을 텐데 그런 건 해외까지 안 온다는 지적도 나왔음.

살인의 추억이 꼽힌 이유

제목만 던지지 않고 이유를 적은 댓글도 있었음. 살인의 추억이 웃기고 무섭고 깊이 슬픈데 그 셋이 서로를 지우지 않는다는 거임. 버리는 장면이 하나도 없고 그 결말이 남는다고 쓴 사람도 있었고. 개봉 당시 얘기를 꺼낸 댓글도 있었음. 송강호 연기는 오스카를 받을 만했는데 그때 할리우드는 한국 영화에 관심이 없었다는 거임. 같은 시기에 뚫고 나간 게 올드보이 정도였다고 적었음.

장르별로 갈린 취향

부산행을 꼽은 쪽은 좀비 영화 중 최고인데 감정의 깊이까지 있다고 봤음. 올드보이와 악마를 보았다를 같이 든 사람은 이야기가 늘 관객보다 앞서 있어서 다음이 안 읽힌다고 적었음. 자기 취향 장르만 골랐다면서 아저씨, 회사원, 우는 남자, 황해, 추격자를 나열한 댓글도 있었고. 길게 목록을 적은 사람은 곡성, 아가씨, 쉬리, 실미도,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올드보이, 괴물, 부산행, 기생충, 살인의 추억, 악마를 보았다를 한 줄로 붙였음. 곡성이 1위라면서 아저씨와 독전을 보태고 도가니도 넣고 싶다는 댓글도 있었음. 다만 독전은 1편만이고 도가니는 실화라 소재가 무겁다고 미리 일러 뒀음. 친절한 금자씨, 장화 홍련, 친구도 각각 한 표씩 받았음.

덜 알려진 쪽 추천

유명한 것 말고를 들고 온 댓글도 꽤 있었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빈집을 끼워 넣겠다는 사람이 있었음. 클래식은 가끔 다시 본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고. 버닝이 왜 아무도 안 나오냐면서 그건 완전한 영화라고 쓴 사람도 있었음. 헤어질 결심을 꼽은 댓글에는 같은 감독의 다른 작품도 좋다는 답이 달렸음. 박하사탕을 두고는 한국판 메멘토 같다는 표현이 나왔고. 엽기적인 그녀, 애니메이션인 아치와 씨팍도 올라왔음. 최근작으로는 어쩔수가없다가 작년 최고 중 하나라는 댓글이 있었음.

설국열차는 한국 영화냐

목록 중간에 분류 문제로 잠깐 멈춘 대목이 있었음. 한국 영화인지 확신은 없지만 설국열차를 넣겠다는 댓글이었음. 답으로 자기는 한국 영화로 친다는 사람이 나왔음. 감독과 배우가 한국 사람이고 외국 배우가 좀 섞였을 뿐이라는 게 그 사람 기준이었음. 택시운전사와 설국열차를 같이 든 댓글도 있었고. 반대로 핀잔을 준 댓글도 있었음. 10점짜리 한국 영화를 물으면서 기생충을 못 들어봤다는 게 말이 되냐는 거임. 그러자 기생충이 등장하실 차례라는 농담이 붙었음.

스포일러 실랑이

추천하면서 결말이 우울하다고 덧붙인 게 문제가 됐음. 아직 안 봤다면 그런 예고는 반갑지 않았을 거라는 댓글이 먼저 나왔음.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이미 스포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보면서 이게 그 우울한 부분인가 하고 기다리게 되고, 생각보다 안 우울하면 또 그것대로 김이 샌다는 거임. 자기 아버지도 늘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 알려줬다고 우긴다더라. 그러면서 자기는 이미 본 영화라 스포는 아니었다고 웃었음. 선을 나눠 본 댓글도 있었음. 그 영화 우울해서 몇 달 힘들었다는 말은 괜찮은데, 결말이 우울하다는 말은 정보를 더 준 거라는 거임. 폭력도 마찬가지로 영화가 폭력적이라고만 하면 경고지만 마지막 장면이 아주 폭력적이라고 하면 결말을 알려 준 셈이라고 적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