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카드 한 장이 25억 엔에 낙찰됐다는 글이 일본 커뮤니티 모음 사이트에 올라왔다. 원글은 사진 링크 한 줄이 전부였음. 열어 보면 1998년 일러스트레이터 피카츄고, 감정 등급은 최고인 젬 민트 10이다. 케이스 테두리에 다이아까지 둘러 놨더라.
포켓몬 카드 한 장 25억 엔에 낙찰

원글에 링크된 낙찰 카드 사진

이미지 출처: 알파루파루파

첫 반응은 종이 쪼가리에 무슨 짓이냐였다. 화장실에서 쓰지도 못할 종이라고 비꼰 사람한테 지폐도 종이라고 받아친 댓글이 붙었고. 왜 이런 게 25억이나 하냐는 게 지금 분위기라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아는 사람들이 값이 붙은 이유를 달았음. 대회 경품이라 돌아다니는 수가 적고 감정 최고 등급까지 받았다는 것. 잡지 일러스트 대회 경품 아니었냐며 잘해야 열 장쯤 나왔을 거라고 기억을 더듬은 사람도 있었다. 카드에 박힌 문구가 딱 그거다 ─ 일러스트 콘테스트에서 당신 그림이 우수하다고 인정되어 공식 일러스트레이터로 인정한다는 상장 문구다.

산 사람 얘기가 제일 구체적이었다. 아버지가 골드만삭스 출신 전직 정치인이고 지금은 투자회사 사장인데, 부자가 얼마가 들든 사라고 못을 박고 부호 몇 명과의 입찰 경쟁에서 이겼다는 거임. 투자 프로 중의 프로가 눈에 불을 켜고 산 거니 일본어 구판 카드 인기가 대단하긴 하다고 덧붙였다.

돈세탁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포켓몬 카드니까 웃고 넘기지 세간에서 말하는 예술 작품도 결국 그 도구가 된 느낌이라는 댓글이었음. 그림 한 장에 터무니없는 값을 붙일 수 있고 일반인은 그게 맞는지 모른다는 게 이유였고, 작가한테 그럴 뜻은 없었을 거라는 단서도 같이 달았다. 그냥 지폐를 찍어 내는 감각 같아서 좋아할 수 없다는 사람, 명화나 전국시대 찻그릇 값이랑 같은 이치라고 본 사람도 있었고.

그린 사람 쪽으로 간 얘기도 있었다. 상 받은 사람은 그때 얼마에 팔았을까, 지금 금액 보면 심장이 내려앉겠다는 거임. 본인이 아니라 남이 들고 있으면 가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는 상장이나 메달을 생판 남이 갖고 있는 셈이라는 답이 붙었다. 닌텐도나 카드 만든 회사엔 한 푼도 안 들어갈 거고, 희소하다는 이유만 따지면 순식간에 망한 회사 제품은 전부 희소해진다는 말도 나왔음.

잡지사나 인쇄소가 예비 카드를 몰래 갖고 있으면 어떻게 되냐는 상상도 나왔다. 몇 장은 더 나올 것 같은데 문제는 보존 상태라는 거였고, 높은 사람이 돼서 똑같은 걸 대량으로 찍고 싶다는 농담도 붙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포켓몬 카드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분위기 같은데 그냥 돈 많은 사람끼리 큰 거래를 한 것뿐 아니냐고 적은 사람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