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려는 게 아니라 궁금하다

레딧 붉은사막 게시판에 긴 글이 하나 올라왔음. 까려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말로 시작했음. 펄어비스가 보기 좋은 게임을 만들 줄 아는 건 분명하고 검은사막의 전투와 그래픽도 확실히 강하다고 인정했거든. 그런데 내놓은 작품 대부분이 평가상 평범한 자리에 앉았다는 게 글쓴이 주장이었음. 검은사막 온라인은 엇갈린 평가에 머물렀고 모바일판도 그랬으며, 오랫동안 나온 지적이 노가다와 과금, 약한 이야기 설계였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붉은사막이 갑자기 품질에서 크게 도약할 거라 기대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음. 시각적으로는 업계 최고급으로 보이지만 전작들이 욕먹은 이유는 비주얼이 아니었다는 거였다. MMO식 시스템에서 벗어나길 기대하는 건지, 이야기 쪽을 기대하는 건지, 과금 구조가 달라지길 기대하는 건지 항목까지 나눠 물었음. 제목에는 이 회사를 올해 처음 들었고 한국 사람이 서구에서 크게 될 게임을 만들 줄은 몰랐다는 말도 붙어 있었음.

7점은 평범이 아니다

가장 크게 걸린 게 평범이라는 단어였음. 누가 과거작을 평범하다고 했냐는 댓글이 제일 위로 갔거든. 7점은 좋은 거지 평범한 게 아니라는 답도 바로 붙었음. 그러자 5점이 문자 그대로 중간이니 그게 평범이라는 반박이 나왔음. 여기에 게임 평점은 정규분포가 아니라는 설명이 붙더라. 7점은 아주 흔하고 3점은 잘 안 나오니, 점수가 1부터 10까지라고 해서 중간 게임이 5에 앉는 건 아니라는 얘기였음. 7점을 학교 C학점처럼 취급하는 게 많은 걸 말해 준다고 적은 사람도 있더라. 7점에서 8점이나 9점으로 가는 건 큰 도약이 아니라는 말도 붙였음.

점수를 믿을 수 있냐

평점 자체를 못 믿겠다는 쪽도 있었음. 이제 매체 평점을 뭔가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고 본 댓글이었다. 여기에 스팀 평가는 매체가 아니라 이용자 평가라 일반 경험에 꽤 정확하고, 평론가들도 대체로 그와 가깝게 착지한다는 반박이 붙었음. 반대로 스팀 점수는 점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더라. 시간에 따라 오르내리고 계산 방식도 다르고 다른 걸 나타내니, 세대를 정의하는 명작이라도 스팀에서 10점은 못 받는다는 거임. 검은사막이 스팀에서 70퍼센트대라는 게 평범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봤다. 그래도 결국 대체로 서로 맞아떨어진다는 답이 붙었고, 평점에는 게임 품질만이 아니라 과금과 노가다, 버그, 회사에 대한 호감까지 섞여 들어간다는 정리도 나왔음.

검은사막이 뭘로 욕먹었나

여기서 원인 진단이 갈렸음. 검은사막이 굉장하다는 소리를 못 들은 건 프레임 문제 때문이고 그건 MMO라서 서버가 그 화질로 그 인원을 못 버텨서라고 본 댓글이 있었다. 프레임 저하는 성 하나에 500명이 공성전을 벌이는 데서 나오는 거라 좋은 PC면 문제없다는 보충도 붙었음. 그런데 그건 몇 가지를 뒤섞은 얘기라는 긴 반박이 나왔거든. 프레임과 서버 부하가 불만이긴 했지만 핵심은 아니었고, 더 큰 비판은 노가다 위주 성장과 편의를 파는 과금, 고르지 못한 대인전 균형, 약한 이야기, 그리고 재미보다 붙잡아 두는 데 맞춘 시스템이었다는 거임. 싱글로 간다고 설계 철학이나 진행 속도, 서사 품질이 자동으로 고쳐지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음. 검은사막을 신규로 시작해 봤는데 정말 끔찍했다면서도, MMO 부분을 걷어내고 다듬으면 건질 게 있어 보인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기대하는 이유

기대하는 쪽 이유는 대체로 비슷했음. 검은사막이 MMO여도 핵심 설계가 재밌었고, 트레일러에 나오는 시스템이 거의 다 검은사막 것을 다듬은 거라는 얘기였다. 똥겜일 수도 있고 해 보기 전엔 모르지만 지금 보이는 건 괜찮아 보인다고 적었음. 이 게임이 MMO처럼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크게 꼽은 사람도 있었다. 검은사막의 구조와 동작이 남아 있지만 방향 전환에 맞게 손봤다는 거임. 일부 동작은 그대로 가져와 개선만 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따로 있었고, 검은사막 개발자 상당수가 이쪽으로 옮겨 갔다는 말도 나왔다. 싱글이라는 점을 이유로 든 댓글은 검은사막의 액션 전투와 아트가 뛰어난 대신 과금이 한국 MMO 기준으로도 심했다고 봤음. 붉은사막에는 페이투윈이 없다고 이미 밝혀졌고 레벨 노가다 대신 유물을 모아 스킬 포인트를 얻는 구조라는 정보도 붙었는데, 거점 개발이 노가다일 수 있어 봐야 안다고 단서를 달았다.

무명이 갑자기 잘 만드는 일

이력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는 사례도 여럿 나왔음. 검은 신화 오공을 만든 회사도 그전엔 큰 히트작이 없었는데 대박을 냈다는 예가 있었다. 무명 스튜디오가 갑자기 잘 다듬은 대작을 내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있다는 거임. 록스타의 첫 게임도 평가가 엇갈렸지만 속편들이 극찬을 받았다는 얘기, 위처 3도 도박이었는데 통했다는 얘기가 붙었다. 팰월드나 어몽 어스처럼 무명이 하나에 전부 걸어 문화의 일부가 된 경우도 들었음. 반대로 예전에 좋은 대작을 내던 큰 회사들이 오히려 길을 잃었다고 본 사람도 있었다. 한국 개발사만 봐도 최근에 P의 거짓, 카잔, 스텔라 블레이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중 P의 거짓은 여러 번 실패한 온라인 게임을 만들던 팀이 냈다는 설명도 붙었음.

한국 게임을 처음 들었다는 대목

글 제목에 붙은 한 줄도 따로 걸렸음. 한국 사람이 서구에서 크게 될 게임을 만들 수 있는지 몰랐다는 말에, 그럼 이건 다 뭐냐며 목록을 쭉 적은 댓글이 있었다. 블레이드 앤 소울, 리니지2, P의 거짓, 아이온, 메이플스토리,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스텔라 블레이드가 줄줄이 올라왔음. 펄어비스가 한국 회사인 걸로 안다고 짧게 짚은 사람도 있었다. 스텔라 블레이드 때는 모바일 게임만 만들던 회사였는데 아무도 이력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음.

출시 뒤에 보자는 쪽

기대가 좀 이상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음. 같은 엔진과 장르로 10년을 쌓았으면 다음 게임에서 다듬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였다. 예약구매는 안 했고 나올 때 여행 중이라 초기 평가를 보고 정하겠다고 적었음. 회의감은 이해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는 다 해 왔고 과장하는 건 오히려 팬들이라고 본 댓글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자기 눈으로 본 걸로 기대하는 거고 모든 성공에는 시작이 있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