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가 적은 이유

K팝 불만을 털어놓는 레딧 게시판에 긴 글이 올라왔음. 자기는 흑인이고 2019년부터 K팝을 들었는데, 이제 계속 듣는 걸 스스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거임. 아이돌들이 안 배우는 건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몰라서 그런 거라는 말이 늘 나오는데, 흑인 팬들이 몇 년째 얘기해 왔고 그동안 논란도 반복됐다는 얘기였음. 작성자가 든 사례는 방탄소년단 슈가의 샘플 사용 논란, 엔시티 마크의 셔츠 논란, 드림캐쳐 한동의 인형 논란이었다. 제일 아팠던 건 라이즈 쪽이라고 했음. 은석이 한국어로 흑인을 낮춰 부르는 표현을 썼다는 것과 원빈의 머리 모양을 들었다. 라이즈가 유일하게 파던 그룹이었고 인종 관련 논란이 없다는 게 자기한테 중요했다는 거임. 이제는 새 그룹을 좋아하기도 망설여진다고 적었다. 여기 적힌 사례와 판단은 전부 이 작성자 설명이고, 각 사안의 경위나 소속사 입장은 소스에 없음.

그만둬도 된다는 답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댓글(139표)은 짧고 분명했음. 자기 가치관과 안 맞는 걸 계속 소비할 의무는 없다는 거임. K팝은 안 바뀔 거고 한국 문화는 미국 문화가 아니니, 아이돌과 한국 사람들이 미국의 인종 문제를 세세히 이해하는 일은 앞으로도 어려울 거라고 봤다. 결국 자기 행동만 자기가 정할 수 있다는 얘기였음. 자기 나라와 문화를 두고 아이돌이 무지한 말을 했다면 자기도 등을 돌렸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냥 떠나라고 짧게 적은 댓글도 있었음. 작성자는 그 답에 동의하면서, 이해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으니 현실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굿즈를 다 팔고 정리하려는 중인데 귀찮아서 옷장에 그대로 있다고 쓴 사람도 있었고. 이미 파는 그룹 몇 개 말고는 새 그룹을 안 찾아보게 됐다는 댓글도 있었음. 굴을 파고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나올 수 있다며, 가볍게 듣는 쪽으로 바꿔도 된다고 조언한 사람도 있었다.

미국 밖에서는 다르다는 설명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를 두고 결이 다른 설명도 나왔음. 백인이든 아시아인이든 자기 나라에 있으면 피부색을 매일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무신경한 짓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거임. 그게 곧 인종차별 의도라는 뜻은 아니고 부주의와 무지에 가깝다고 봤다. 작성자는 그 말을 이해한다면서도 선을 그었음. 몇 번이나 몰랐다고 한 뒤에도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그건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쪽에 가깝고, 의도가 없어도 결과는 차별이라는 얘기였다. 미국 밖에서는 결이 다르다는 걸 구체적으로 푼 댓글도 있었음. 흑인 영어 말투를 쓰는 문제는 미국에서만 통하는 감각이라, 다른 나라 말에서는 그 억양이 멋있거나 힙합처럼 여겨지지 않아서 문제 자체가 직관적으로 안 잡힌다는 설명이었다. 영어를 알아도 그 미묘한 차이까지 읽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음. 작성자는 그 댓글을 다시 읽고 자기가 과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영어를 배우다 보니 흑인 영어 표현을 그냥 편한 말투인 줄 알고 써 왔다는 걸 스물두 살이 돼서야 알았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그래도 알아야 한다는 쪽

그건 몰라도 되는 게 아니라는 반박도 있었음. K팝이 랩과 힙합을 크게 깔고 있고 그건 흑인 미국인들이 만든 거니, 그걸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크레딧을 제대로 안 주는 것부터 문제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아이돌과 회사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신경을 안 쓰는 거라고 잘라 말한 댓글도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팬들이 계속 소비하니 바뀔 이유가 없다는 거임. 의무가 없다고 느끼는 건 실제로 책임을 물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말은 나오지만 성의 없는 사과 한 번으로 넘어간다는 얘기였다. 라이즈를 좋아한다는 사람은 은석 건은 자기도 충격이었고 사과도 부족했다면서, 그 뒤로 그 멤버 게시물에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적었음. 다만 무대에서 뭘 쓰고 나오는지는 본인이 정하는 게 아니라는 단서도 붙였다. 마크 건을 두고는 그 사람이 이미 다른 자리에 있고 그 회사 결정이었다며, 그것 때문에 엔시티까지 놓을 생각은 없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말과 반박

2세대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피부색 갖고 따지는 게 줄었고 대놓고 흉내 내는 무대도 거의 없어졌으며, 팬들도 최소한 화내는 시늉은 한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 댓글이 한국 사회를 두고 겉만 선진국이라는 식으로 이어지자 바로 반박이 붙었음. 한국식 위계를 지적하면서 정작 본인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게 무슨 차이냐는 지적이었다. 어떤 대상이든 함부로 말하지 말자는 댓글도 여럿 있었고. 인종차별 얘기가 나오면 왜 백인 연예인한테는 그런 말이 안 나오냐는 댓글이 올라오자 여러 사람이 걸고넘어졌음. 그건 논점을 돌리는 거고, 작성자 한 사람을 어떤 집단의 대표로 세우는 거라는 반박이었다. 백인이 인종차별로 지적받는 일이 없다는 게 대체 어느 세상 얘기냐고 되물은 댓글도 있었음. 자기는 백인이 만든 음악을 거의 안 듣지만 들었어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거라고 답한 사람도 있었고. 이 갈래는 서로 어느 쪽이 더 심하냐를 따지는 말싸움으로 길게 이어졌다.

브라질과 한국 사이 언쟁

중간에 얼마 전 온라인에서 붙었던 브라질과 한국 사이 언쟁을 꺼낸 댓글도 있었음. 발단은 브라질 쪽에서 한 축구 선수의 피부색을 칭찬하면서 왜 한국 연예 산업은 하얀 쪽으로만 몰아가냐고 물은 글이었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그 글이 마냥 칭찬은 아니었다고 본 사람도 있었음. 한국인의 자연스러운 피부는 이쪽이고 다른 건 부자연스럽다는 식이라 뼈가 있었다는 거였다. 한국 쪽에서 우리 피부도 원래 밝다고 답한 게 번역되면서 인종을 백인이라 주장한 것처럼 읽혔고, 거기서 조롱이 이어졌다는 얘기였음. 밝은 피부를 선호하는 미의 기준이 서구에서 온 게 아니라는 설명이 계속 무시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얘기는 전부 여러 댓글이 각자 전한 내용이고 원문에 있는 내용은 아님.

남거나 떠나거나

결국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답도 갈렸음. 흑인 여성이라는 사람은 작품과 만든 사람을 분리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영화든 책이든 음악이든 어느 장르 어느 시대에나 차별이 박혀 있고, 흑인이 만든 것만 보면 되겠다 싶었던 십 대 시절에도 그 안에 또 다른 차별이 있더라는 거임. 정신 건강을 위해 그냥 즐기고 넘어간다고 했다. 아이돌을 신처럼 두지 않으면 실망도 덜하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사람이니까 실수하고 때로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반면 자기는 히스패닉이지만 무슨 마음인지 알겠다며, K팝이 서구로 넘어온 만큼 각자의 배경을 제대로 알려 줄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고 쓴 사람도 있었음. 작성자한테 화낼 자격이 충분하다고 지지한 댓글도 있었고. 좋아하는 걸 붙들 수 있는 만큼은 붙들라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