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곡이 왜 문제냐

케이팝 생각 게시판에 아이돌이 영어로 노래하는 게 왜 문제냐는 글이 올라왔음. 원글은 그 반응에 이상한 기류가 있다고 적었다. 자기 나라 자기 언어 안에 머물러 있으라는 무언의 요구 같다는 거임. 영어로 부른다고 한국인이 아니게 되는 것도, 문화를 버리는 것도 아니라고 했음. 다른 서구 가수들은 외국어로 불러도 이런 소리를 안 듣는다며 이중잣대라고 봤고. 특히 BTS를 두고 한국어 곡이 수백 곡인데 영어 싱글 세 곡에만 매달린다고 했음. 매 앨범마다 얼마나 한국적인지 증명하라는 압박이 제일 거슬린다고 적었다. 아이돌은 예전부터 일본어 버전을 냈는데 그건 아무 말도 안 나온다는 게 마지막 지적이었음.

일본어는 되고 영어는 안 되고

이 대목에 동의하는 댓글이 여럿 붙었음. 일본어로 낼 때는 비판이 훨씬 적은데 그게 오리엔탈리즘 때문이라는 거임. 일본어는 그래도 아시아니까 괜찮은 거라고 잘라 말한 사람도 있었다. 아시아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거라며 오리엔탈리즘이자 외국인 혐오라고 본 댓글도 있었고. 영어 가사 질만 문제라는 사람들이 정작 일본 싱글은 아예 새 곡인데 같은 잣대를 안 댄다는 지적이었음. 케이팝 팬 상당수가 가사를 아예 안 찾아본다는 말도 나왔음.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불렀으면 아무도 신경 안 썼을 거라는 댓글도 붙었고.

환상이 깨지는 것

좀 더 세게 말한 댓글도 있었음. 영어를 들으면 자기가 그리던 아시아다움이 깨지는 걸 못 견디는 거라는 얘기였다. 케이팝을 파고들수록, 산업의 깊이가 좋아서 듣는 사람보다 자기 환상이 확인돼서 듣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고 했음. 그러면서 갓세븐, 몬스타엑스, BTS, 트와이스, 블랙핑크, 르세라핌처럼 언어를 넘어서는 정체성이 있는 팀들을 예로 들었음. 같은 흐름에서 일본 문화를 맹목적으로 떠받드는 쪽과 한국 사회를 자기가 본 콘텐츠로 재단하는 쪽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댓글도 나왔다. 유색인종 가수한테만 이렇게 요구하는 게 인종차별처럼 느껴진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일본 발매는 시장이 달랐다

반박도 바로 붙었음. 일본어 발매는 원래 시장이 따로였다는 지적이 제일 구체적이었다. 일본 전용 앨범으로 일본에서만 홍보했고 해외 팬한테 본편은 한국어 발매였다는 거임. 반면 영어 곡은 전 세계로 홍보하고 한국 발매 본편에 같이 들어가니 케이팝 안쪽에 바로 자리를 잡는다고 봤음. 지역 전략이 아니라 산업 안에서 기능이 다르다는 얘기였음. 서구 팬들이 일본 활동은 아예 안 챙겨 보니 말이 안 나오는 것뿐이라고 본 사람도 있었고. 이건 한국 사람이 아닌 쪽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댓글도 있었음.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된 게 영국 식민 지배와 미국의 문화적 영향 때문이고 한국은 특히 그 영향을 오래 받았다는 거임. 해외 시장을 노려 외국어로 내는 건 정상인데 돈 때문에 국내 시장까지 외국어로 채우는 건 다른 문제라고 봤음.

가사를 알아들으니까

가사 얘기가 제일 많았음. 나는 영어를 알아들어서 문제라는 댓글이 있었음. 알아들으니까 별로거나 오글거리는 게 그대로 보이고, 발음도 자주 어색해서 계속 신경 쓰인다는 거임. 한국어 곡에도 오글거리는 가사가 많겠지만 자기는 못 알아들으니 편하게 듣는다고 솔직하게 적은 사람도 있었다. 한국어는 멜로디에 섞여 소리로 들리는데 영어는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그게 안 된다는 얘기도 나왔음. 외국어 노래의 매력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데 있다는 말도 있었고. 반대로 가사를 알아듣는 게 중요했으면 애초에 케이팝 팬이 안 됐을 거라는 댓글도 붙었음. 미국 가수가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말 안 되는 한국어 곡을 냈으면 한국 네티즌이 갈아 마셨을 거라며, 그러니 이 반응이 이상할 게 없다고 받은 사람도 있었음.

한국어 소리가 좋아서

한국어 자체가 좋아서 듣는다는 쪽도 있었음. 언어 구조가 음악에 잘 붙는다는 거임. 뜻을 모르면 소리의 성질이 더 중요해지는데 한국어는 리듬감 있고 각이 져서 특히 랩에 잘 맞는다고 본 사람도 있었다. 16년째 듣고 있다는 팬은 예전과 지금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했음. 새로 들어온 팬들은 그 변화를 못 봐서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른다는 얘기였음. 언어가 바뀌면 정체성이 바뀐다며 토키오 호텔이 영어로만 낸 뒤 안 듣게 됐다는 사람도 있었고. 마네스킨도 영어로 돌아선 뒤 안 듣게 됐다는 댓글이 붙었음. 아이브처럼 한국어 비중이 높은 팀이 국내에서 칭찬받는 걸 보면 영어가 싫은 게 아니라 자기 언어가 지워지는 걸 걱정하는 거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세 곡이 왜 이렇게 오래가나

BTS 얘기로도 크게 붙었음. 240곡 넘는 목록에서 영어 세 곡 때문에 정이 떨어졌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댓글이 있었음. 그 사이에 한국어 앨범이 통째로 나왔고 한국어 신곡, 한국어 싱글, 한국어 OST에 멤버 솔로 앨범까지 있었다며 하나씩 세어 준 사람도 있었다. 5년도 더 지난 얘기를 아직도 하냐는 말이었음. 트와이스는 영어 곡을 계속 내고 블랙핑크는 아예 영어 앨범을 냈는데 BTS 옛날 세 곡만 매번 소환된다는 지적도 나왔음. 반대로 정국 솔로 앨범이 영어라 비었다는 불평이 이 게시판에 몇 달간 도배됐다며, 안 나오긴 뭐가 안 나오냐고 받은 댓글도 있었음. RM은 통째로 영어인 곡이 있는데 아무도 그건 얘기 안 한다는 말도 나왔고.

아리랑이라는 앨범 이름

이번에 불이 붙은 계기도 댓글에 나왔음. BTS가 앨범 이름을 아리랑이라고 짓고 뿌리와 정체성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수록곡이 전부 영어로 보이니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거임. 그러자 아직 전곡이 영어인지 확인된 게 아니라는 반박이 붙었다. 제목이 영어라고 곡도 영어인 건 아니고, 그 기준이면 케이팝 앨범 대부분이 영어 앨범이 된다는 얘기였음. 영어 제목만 달고 한국어로 부르는 곡이 수천 곡이라고 짚은 사람도 있었고. 아이돌이 원해서 영어로 부르는 건 문제가 아닌데 팬을 위해 영어로 불러 달라고 요구하는 게 문제라고 정리한 댓글도 있었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