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진 한국 쪽 여론

캐나다 군 관련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음. 본문은 없고 제목만 있었다. 잠수함 계약을 두고 지금까지 나온 한국 쪽 반응이라는 제목이었고, 화면 캡처 한 장이 붙어 있었다. 글쓴이는 나중에 댓글에서 출처를 밝혔는데, 유튜브 댓글 중 일부를 골라 옮겼다는 거였음. 전부 번역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조금만 골랐고, 그래도 저런 식의 반응이 한국어 댓글의 다수라고 봤다.

평균이라는 말부터 걸림

제일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그 전제부터 흔들었다. 저게 한국의 평균 반응은 아닐 거라면서, 한국 레딧 이용자들도 우리랑 별다를 것 없이 인터넷에 절어 있을 거라는 얘기였음. 다른 사람은 이렇게 받았다. 인터넷인데 자국 독자용으로 자극적이지 않을 리가 있냐는 것. 그러면서 캐나다 사람 중에 이 잠수함 사업을 알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떠올려 보고 그걸 한국에 대입해 보라고 적었다. 유튜브 댓글로 여론을 잰다는 게 어처구니없다고 비꼰 댓글도 있었고. 저기 인터넷 댓글도 여기만큼 이상하다는 걸 보니 좋다고 받은 사람도 있었다. 믿긴 하는데 레딧 특유의 자기들끼리 도는 분위기도 믿는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음.

이해는 간다는 쪽

그렇다고 한국 쪽 반응을 이상하게 본 댓글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지고 싶어서 경쟁에 들어가는 데는 없으니 저 반응이 이해된다고 쓴 댓글이 두 번째로 추천을 많이 받았음. 그 사람은 한국이 좋은 장비를 많이 만드니 다른 분야에서 그쪽 제안을 그냥 넘기면 손해라고 덧붙였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 알겠다는 짧은 댓글도 여럿이었고. 좀 더 세게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한국이 공정하게 져서 화난 게 아니라, 캐나다가 독일과 조건을 더 좋게 만들려고 자기들을 이용했다고 느껴서 화난 거라는 얘기였음. 그 댓글은 한국이 캐나다를 그냥 값만 물어보고 가는 손님처럼 본다고 적었다. 한국이 공개 입찰이 뭔지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고.

나토라고 말한 게 문제

가장 많이 지적된 건 결정 자체보다 설명 방식이었음. 정부가 이걸 나토 차원의 결정이라고 말한 게 실수였다는 댓글이 세 번째로 추천을 많이 받았다. 그냥 두 잠수함 다 요건은 맞았지만 우리가 이쪽을 선호했다고만 했으면 됐다는 거였음. 나토 결정이라고 못을 박으면 나토 회원국이 아닌 나라는 앞으로 캐나다 조달에 응찰할 이유가 없어지고, 그건 결국 캐나다 전력에도 손해라고 봤다. 유럽 쪽에서 들어오는 제안도 덜 치열해질 거라는 말까지 붙였고. 전략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총리와 정부가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문제를 만들었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한국 쪽에서 이 발언을 어떻게 읽었는지 설명한 사람도 있었음. 평가에서 장비 자체의 비중이 경쟁 도중에 20%까지 내려갔고, 그걸 두고 처음부터 기울어 있었다고 본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였다. 결국 성능보다 정치였다는 것. 그 발언 직후 한국 기업 여럿이 캐나다 관련 패키지 종료를 발표한 게 아주 드문 일이라고 짚은 댓글도 있었다.

들러리였나, 그게 경쟁인가

한국을 협상 지렛대로 썼다는 시각도 크게 다뤄졌다. 정부가 독일과 더 좋은 조건을 뽑아내려고 한화를 썼다는 한국 쪽 주장을 옮긴 뒤, 그게 경쟁 입찰의 목적 그 자체 아니냐고 받은 댓글이 있었음. 비슷한 설명을 붙인 사람도 있었다. 독일 쪽이 자기가 유일한 응찰자라고 생각했으면 굳이 좋은 조건을 낼 이유가 없었을 거라는 얘기였다. 반대로 잘라 말한 댓글도 있었고. 공개 입찰이었으니 떨어질 가능성이 싫으면 응찰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 결국 입찰에서 진 것뿐이라고 정리한 사람도 있었다. 조달 구조 얘기로 받은 댓글도 있었는데, 캐나다 조달은 원래 군이 원하는 장비보다 금액과 경제적 이익만 본다는 거였음. 그 밑에는 이번 건은 조달 부처가 아니라 총리가 정한 정치적 결정이었고, 두 후보는 이미 군 요구 조건을 충족해서 올라온 거라는 반박이 붙었다.

한국 쪽 제안에 뭐가 붙어 있었나

아쉬워하는 댓글은 잠수함 자체보다 딸려 있던 것들을 얘기했음. 잠수함을 넘어 건조와 정비까지 통째로 가는 협력이 될 수 있었고, 지금 없는 수직발사 능력까지 열릴 수 있었다고 본 댓글이 있었다. 현대와 기아 쪽 자동차 시장에도 도움이 됐을 거라는 말도 붙였고. 독일 설계가 잠수함으로는 더 낫다고 인정하면서도, 한국 쪽 묶음이 워낙 좋아서 안 고르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20년 뒤의 더 좋은 잠수함보다 지금의 괜찮은 잠수함이 낫다는 얘기였음. 기술 이전이 한국 쪽에만 붙어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사실이라면 직접 개량하고 정비할 수 있는 쪽이 낫다고 쓴 댓글도 있었다. 한국 자주포와 전차까지 같이 들여와 국내 생산했으면 좋았겠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폴란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실제로 지켰냐는 물음엔 목록으로 답한 댓글이 있었음. 루마니아에 한화가 생산·정비 시설을 착공했고, 필리핀은 경공격기 인도 뒤 12대를 더 받는 7억 달러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었다. 현대로템이 캐나다 공장 양해각서를 맺었다가 발표 직후 접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이건 확인된 계약이 아니라 각서 단계였다는 단서가 같이 붙었다.

독일 잠수함 일정 걱정

독일 쪽을 걱정하는 댓글도 여럿이었다. 일정이 밀리고 비용이 넘고 부품 공급이 제대로 안 될 때 후회할 것 같다고 쓴 사람이 있었음. 자기가 아는 잠수함 승조원들 대부분도 독일 배가 제때, 예산 안에서, 광고한 대로 올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지난 수출형 잠수함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고. 더 단순하게 짚은 사람도 있었다. 한국 잠수함은 이미 물에 떠 있고 독일 쪽은 제안서상으로만 있다는 것. 남은 단계가 많으니 문제와 지연, 비용 초과가 생길 시간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였다. 한국 쪽이면 더 빨리, 같거나 더 나은 품질로 지어서 더 일찍 손에 들어왔을 거라는 댓글도 있었고. 최고를 고르는 데 매달리지 말고 지금 쓸 만한 걸 고르는 게 현실적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왜 한국이 더 민감한가

왜 저쪽이 이렇게 반응하냐는 물음에도 답이 붙었음. 한국은 병역이 의무라서 보통 사람도 방위 조달에 훨씬 민감하다고 본 댓글이 있었다. 전문가라는 뜻은 아니고, 캐나다 사람들이 잠수함에 관심 없는 것과는 다르다는 얘기라고 스스로 정리했고. 계약 규모 때문이라고 본 사람도 있었다. 수십억 달러짜리에 숙련 일자리가 몇 년 걸린 건이었으니 아플 만하다는 것. 그 사람은 자기도 한국 쪽을 응원했다면서, 북극 환경엔 독일 배가 낫다는 말이 있었지만 한국 장비는 이미 존재하는 물건이었다고 적었다. 폴란드 쪽에서 한국 장비가 빨리 왔고 품질도 좋았다고 한 걸 읽고 더 안전한 선택으로 보였다고 함.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한국 여론이 세게 돌아섰으니 한국 방산 업체들이 체면 때문에라도 캐나다를 피할 수 있다는 거였음. 여기에 선을 그은 댓글도 있었다. 캐나다는 예전에 한국을 위해 나선 적이 있고 잠수함 계약 하나보다 훨씬 긴 역사가 있으니 좀 진정하라는 얘기였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