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 안 하겠다는 결정

BTS가 올해 그래미에 출품을 안 하기로 했다는 소식임. 새로 생긴 부문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거임. 문제가 된 건 이번에 만든 아시아 팝 부문이고. 추천이 제일 많이 붙은 댓글은 이걸 '그 꼴사나운 신설 부문에 밀려나던 아시아 아티스트 전체의 승리'라고 했음. 못 이기겠으니까 규칙을 바꿨다는 말도 나왔음. 그래미 잘한다고 비꼬면서, BTS가 프로답게 옆으로 비켜 갔다고 했고. 제일 큰 데가 길을 뚫어야 뭐라도 바뀐다는 댓글도 있었음. 다른 아시아나 K팝 아티스트도 따라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왔고. 진짜로 그런 부문을 만든 게 맞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었음.

아시아 팝이라는 한 칸

부문 설명에 K팝과 J팝, C팝이 같이 들어간다는 점을 짚은 댓글이 있었음. 미국에서는 동아시아만 아시아로 치는 것 같다는 거임. 그 셋이 공유하는 건 결국 인종뿐이라는 지적이었고. 아시아는 언어 계통도 시장도 하나로 안 묶인다는 말도 나왔음. 그걸 한 부문에 넣는 게 곧 분리라는 얘기임. 자기는 J팝이나 C팝 아티스트를 한 명도, 노래도 하나도 모르는데 이걸 왜 묶냐는 댓글도 있었고. 애초에 어느 나라가 아시아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는 말도 붙었음. 인도 쪽 펀자브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이 부문에 이름 안 올렸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하나 있었음.

아시아어 좀 읽어 달라는 부탁

생활에서 겪은 얘기가 여기에 붙었음. 한국 사람인데 백인 친구들이 산 물건의 중국어 설명서를 자꾸 읽어 달라고 하더라는 댓글임. 우리가 다 같이 쓰는 '아시아어' 같은 건 없다고 몇 번을 설명해야 했다고 함. 예전 직장에서 '아시아어'를 번역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는 그냥 아무 말이나 지어내서 알려 줬다는 댓글도 달렸음. 2011년 미국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얘기를 꺼낸 사람도 있었음. 그 시즌에 에드 리를 비롯해 아시아계 미국인 셰프가 여럿 나왔는데, 헤더라는 참가자가 베벌리라는 셰프한테 '아시아 음식만 한다'고 계속 몰아붙였다는 거임. 정작 본인은 이탈리아 요리만 하지 않았냐고 했음.

라틴과 컨트리에서 본 전례

그래미가 원래 이런 식이었다는 지적이 길게 나왔음. 주요 부문에 못 들어오게 아티스트를 장르 칸에 묶어 왔다는 거임. 서구 가수보다 더 많이 판 라틴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라틴 부문에만 남았다는 사례를 들었음. 컨트리나 힙합도 마찬가지라고 봤고. 그러면서 BTS가 돌아온 해에 아시아 부문이 생긴 건 우연이 아니라 미리 막는 조치라고 했음. 배드 버니가 상을 받으니까 라틴 올해의 앨범 부문이 생겼고, 비욘세가 컨트리에서 받으니까 전통 컨트리와 현대 컨트리로 부문이 갈렸다는 정리도 있었음.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수상 뒤에 자꾸 '어반'으로 분류되는 것을 두고 했던 말을 떠올린 댓글도 있었고. 라틴 그래미가 따로 있는 것도 같은 구조라는 의견이 나왔음. 아카데미상의 외국어영화 부문처럼 '진짜'를 먼저 두고 나머지에 상을 따로 준다는 거임. 켄드릭 라마 대신 테일러 스위프트가 받았을 때랑 비슷한데 이번엔 더 노골적이라는 댓글도 있었음.

상 하나 더 생기는 거 아니냐

반대로 부문 신설이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었음. 자기는 한국인이 아니라며 조심스럽게 쓴 댓글인데, BTS는 규모가 커서 일반 부문에도 들어갈 수 있지만 아시아 안에서만 인기 있는 K팝 팀은 주요 부문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거임. 그래미 심사단이 미국과 영국 중년들로 쏠려 있어서 시켜야 K팝을 듣는다는 얘기였고. 여기에 대한 반박도 붙었음. 그래미는 뭘 받아도 성과는 성과지만 사람들이 신경 쓰는 건 결국 큰 상 네 개뿐이라는 거임. 게다가 새 부문이 하필 이번 그래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문제로 봤음. 작은 팀을 위한 자리라고 해도 큰 아시아 팀이 다 가져갈 거라는 예상도 나왔고. 그러면 BTS가 그 부문에서 받아도 '그건 아시아 팝 상이지 진짜 그래미가 아니다'라는 말이 따라붙는다는 거임. 인정처럼 보이지만 가짜 인정이라는 말도 있었음. 그 칸을 만들어 두면 주요 부문에 넣을 의무가 사라진다는 거고. 이 부문에 출품하는 아시아 아티스트는 창피할 거라는 댓글도 있었음.

시청률은 받고 상은 안 준다

시청률 얘기도 나왔음. 그래미가 K팝 시청자는 데려오고 상은 안 주려 한다는 거임. BTS를 프로그램 뒤쪽에 배치해서 끝까지 보게 만들어 놓고 결국 아무것도 안 줄 거라는 예상까지 나왔음. 시상식 속마음을 대신 써 준 댓글도 있었는데, '진짜 팝은 아니지만 인기는 많으니 진짜 상 대신 이거나 받아라, 대신 나와 주면 시청률은 크게 오른다'는 식이었음. 그래미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는 게 미국과 영국 중년들만 결정하는 구조 탓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투표 과정이 불투명하고 업계 인맥이 밀어주는 일도 있다는 말이 나왔음. 투표자가 후보에 오른 곡을 굳이 안 들어도 된다는 지적도 있었고. 그래서 아시아 아티스트가 그래미를 필요로 하기보다 그래미가 아시아 아티스트를 더 필요로 한다는 얘기임. 음반 판매량이 유일한 잣대이던 시절 모델로 굴러간다는 지적도 나왔음. 지금은 유튜브 조회수랑 구독자가 더 중요한데 세계 시장에 안 맞춘다는 거임. 오스카나 에미도 같이 저물고 있다고 본 사람도 있었고.

영어로 부르면 어디로 가나

규정 자체가 헷갈린다는 질문도 있었음. 전부 영어로 된 곡을 내면 어느 부문으로 가냐는 거임. 부르는 사람이 아시아인이어야 하는 데다 언어 조건까지 붙어 있는 게 이상하다고 했음. 몇 년을 일부러 피하다가 이번에 K팝을 들어 봤다는 댓글도 있었음. 들어 보니 미국이나 영국 음악 산업이 찍어내는 것과 다를 게 없더라는 거임. 좋은 것도 있고 대놓고 상품인 것도 많은데, 따로 떼어 놓아야 할 만큼 한국적인 건 없다고 봤음. 영어로 된 곡이 워낙 많기도 하고. 한국이든 미국이든 영국이든 결국 한 명에서 다섯 명이 여러 가수 노래를 다 쓴다는 댓글도 붙었음. 세계가 인정하는 상이라면 BTS도 미국 시장에서 백인 아티스트와 똑같이 경쟁하니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음.

그래미 없어도 된다

BTS 정도 크기면 그래미가 필요 없다는 말이 여러 번 나왔음. 받을 자격은 있지만 필요하진 않다는 식임. 미국에서 한국인 부모 밑에 태어나 자랐다는 사람은 이걸 소프트파워 문제로 봤음. 미국이 지난 10~20년 동안 세계가 계속 떠받들어 주길 바라면서, 정작 자기 영향력이 빠지는 건 인정 안 한다는 거임. 세계 대중문화를 미국이 독점하던 시절이 아닌데 그걸 못 받아들인다는 얘기였음. 웃기려고 뒤집어 본 댓글도 있었음. 한국 차트에도 '서구 팝 흉내 최우수상' 같은 걸 만들어서,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무명 가수도 상 하나 받아 가게 하자는 거임. 시상식이 열리는 날 밤 같은 시간에 콘서트를 생중계하라는 제안도 있었고. 다만 이 부문에 출품하는 아티스트들한테 괜히 불이익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하나 있었음.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