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하루 일찍 퇴근

추천 1위 댓글이 만 표를 넘겼음. 미안한데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번 달에 하루 상징적으로 일찍 보내 주는 것뿐이니 가서 애나 만들라는 회사 말투였음. 여기에 계속 살이 붙더라. 일찍이라는 건 원래 퇴근했어야 할 시간을 말하는 거라는 댓글이 5천 표 가까이 받았음. 보내 준다는 건 퇴근 찍게 해 준다는 뜻이고 실제로는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도 붙었고. 사무실 불을 자동으로 꺼 줄 테니 확실히 집에 갈 거라면서, 5초 뒤에 아무도 다시 안 켜겠지 하는 댓글도 있었음. 애 만드는 날을 두통의 날이랑 같은 날로 잡는 건 좀 그만하라는 농담도 나왔다.

정시 퇴근이 왜 안 되나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는 댓글이 붙었음. 퇴근하고 상사·동료랑 술 마시러 가는 게 사실상 정해진 일정이라는 거임. 여기에 요즘은 훨씬 덜하고 예전에도 가끔 있는 일이었다는 반박이 달렸음. 그러자 일 년에 한 달씩 일본에 있는데 아직도 그 회식이 보인다는 사람이 나왔음. 직원을 못 자르니까 일도 보고도 없는 이름뿐인 자리에 앉혀 두고 버티게 만드는 관행도 여전하다고 했다. 회의에서 여성 임원이 음료를 나르고 남자 부하 직원들은 앉아 있더라는 얘기도 덧붙였음. 나아지는 중일 수는 있어도 문제는 문제라는 거였음. 두 달 전에 갔는데 저녁마다 회식 자리가 있더라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그건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보이는 장면이고 예전만큼이라는 증거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음. 법으로는 다 정해져 있는데 지키게 하지 않고, 지키려 들면 눈총을 받는다는 설명도 있었다. 법을 대놓고 무시하고 잔업수당도 안 주는 회사를 부르는 별명이 따로 있다면서,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있던 소련 같은 상황이라고 비유했더라. 일이 없어도 자리를 지키게 하고, 휴대폰이라도 보면 징계 사유가 된다는 경험담도 있었음. 그렇게 고립시켜서 제 발로 나가게 만드는 방식이라는 거임. 주 6일에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걸 좀 다시 생각해 보라는 댓글도 있었는데, 이게 유일한 원인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나중에 덧붙여 놨음. 정작 정치인은 근무 시간을 더 늘리자고 한다는 비꼼도 나왔고.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게으르다고 몰리는 분위기 탓이라는 말에는, 그건 자본주의보다 훨씬 오래된 유교 쪽 영향이고 생산성으로 사람을 재지 않는 경제 체제는 거의 없었다는 반론이 붙었음.

도로 한가운데 놀이터 그림

글에 붙은 사진 얘기도 크게 붙었음. 도로 한복판에 놀이터가 있는 이상한 인공지능 그림은 대체 뭐냐는 댓글이 3천 표를 넘겼음. 그래서 애들이 없는 거라고, 놀이터에 있다가 차에 치인다고 받아친 댓글이 그 뒤를 이었음. 트럭 산업이 효율적이 된 것뿐이라는 농담도 나왔다. 일본 만화에서 주인공이 트럭에 치여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전개를 갖다 붙인 거임. 만화 업계를 위해 트럭이 제물을 요구하는 거라는 말도 있었고. 웃자고 한 얘기 사이에 진지한 지적도 있었음. 그림만 뽑아 놓고 결과물은 보지도 않는 거냐는 물음이었음. 아니면 글 자체가 통째로 자동 생성돼서 자동으로 올라오는 거냐고 되물었더라. 사람 뽑기 싫어서 인공지능 쓰는 매체가 사람들이 애를 안 낳는다고 쓰고 있다는 비꼼도 나왔음.

이걸 위기라고 부르는 게 맞나

출산율이 떨어지는 걸 위기로 부르는 것 자체를 되묻는 쪽이 있었음. 세상이 사람 수를 계속 늘리는 데 집착하지 말고 감당 가능한 수준을 계획해야 한다는 댓글이 천 표 가까이 받았음. 노년층이 세상을 떠난 다음이라면 인구가 줄어드는 게 뭐가 그렇게 나쁘냐는 물음도 있었음. 8천만 명이면 한 사람당 쓸 자원은 오히려 많아지지 않냐는 거임. 지난 세기의 출생 폭증이 예외였고 그게 계속될 리 없었다는 얘기도 나왔음. 역사상 가장 빠른 인구 증가 뒤에 오는 조정이라는 거였다. 평생 인구 과잉이 문제라고 듣고 자랐는데 갑자기 위기라니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도 있었고. 지금 속도가 100년 더 이어지면 80억이 350억쯤 된다면서, 로봇이랑 인공지능까지 만든 마당에 끝없는 인구 증가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출산 위기가 아니라 사회 위기라는 정리도 나왔음.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이 안 따라오니 사람들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걸 포기하는 거라는 설명이었다.

속도가 문제라는 반박

조정이라는 말에 반박도 만만찮았음. 조정이랑 붕괴는 다르다는 거임.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빠른데 노년층은 그 어느 때보다 오래 사니까 부양 부담이 같이 커진다는 지적이었음. 출산율 자체를 올리지 않으면 피라미드는 계속 뒤집힌 채로 간다는 설명도 있었음. 세대마다 인구가 줄어드니 항상 적은 젊은 층이 많은 노년층을 떠받치게 된다는 거였다. 물가 하락이 진짜 문제라고 본 사람도 있었음. 물가 상승은 어떻게든 관리가 되는데 하락은 경제를 망가뜨리고 되돌리는 데 수십 년 걸린다는 얘기임. 연금 구조 자체가 계속 사람이 들어와야 굴러가는 방식이라 금이 가는 중이라는 지적도 나왔음. 인구 다수를 쥔 고령층이 투표로 젊은 세대의 세금과 규칙을 정하게 된다는 말도 붙였고.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가 오래된 저출산이 나라를 어떻게 만드는지 먼저 보여 줄 거라는 전망도 있었음. 어차피 지금 결정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리에 없을 거라는 냉소도 나왔다.

다른 나라도 같이 떨어지는 중

일본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댓글이 천오백 표를 넘겼음. 선진국은 다 떨어지는 중이라는 거임.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라는 보탬이 붙었음. 이란과 인도가 인구 유지선 아래로 내려갔고, 칠레는 일본보다 더 낮다고 했음. 아프가니스탄은 아직 그 위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고 함. 아프리카 국가들도 증가율이 꺾이는 중이고 지구 전체가 조정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나왔다. 태국이 합계출산율 1.0 아래로 떨어진 걸 두고, 아주 잘사는 나라만 그렇게 급락한다는 예상이 깨졌다고 본 댓글도 있었음. 아프가니스탄은 출생이 많아도 오래된 질병과 지진으로 아이들이 크기 전에 많이 죽고 산모 사망률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같이 붙었고. 일본 얘기가 유독 많이 나오는 이유를 짚은 사람도 있었음. 시작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일렀고 이민도 적으니 10년 뒤 우리 모습을 미리 보는 셈이라는 거임. 덧붙여서 원래 레딧이 일본 얘기를 좋아하기도 한다고 했더라.

돈이 없어서 못 낳는다는 쪽

커플이 없는 게 아니라 애를 안 낳는 거라는 댓글이 있었음. 집값, 생활비, 일이 문제라는 거임. 비꼬는 목록도 나왔음. 애 키우는 돈은 그대로 나가고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없고, 출산휴가는 눈치 보이고 육아휴직은 말도 못 꺼내고, 배우자가 벌 수 있는 소득 상한은 안 올려 줄 거지만 아무튼 애를 낳으라고 한다는 식이었음. 여기에 일본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붙었음. 출산휴가는 출산 전 6주, 출산 후 8주로 모두 14주가 보장되고 회사 건강보험 가입자는 평소 급여의 3분의 2 정도를 세금 없이 받는다는 설명이었음. 아버지 쪽도 출산 후 8주 안에 쓰는 4주짜리 휴가가 있고, 육아휴직은 1년까지에 어린이집 자리가 없으면 두 살까지 연장된다고 적었더라. 여성이 교육받고 선택권이 생기면 자녀 수가 줄어든다는 연구 얘기를 꺼낸 사람도 있었음. 이걸 여성 교육을 반대하는 근거로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얘기가 아니라고 못 박았고. 본인은 독일에 사는 30대 중반 부부인데 아이를 원하면서도 지금 형편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썼음. 미래를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으니 지구 어디서든 애를 안 낳는 거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민 정책이 앞뒤가 안 맞는다

정부 정책이 서로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었음. 영주권 수수료를 20배로 올리고, 일본인 평균보다 더 벌어야 자격을 준다는 조건이 붙고, 외국인 거주 인원에 아예 상한을 두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거임. 별 효과 없는 출산 대책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도 안 되니까, 이번엔 수십 년 만에 가장 빡빡한 이민 정책을 들고 나왔다는 말이었음. 외국인이 살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짧은 댓글도 있었고. 결국 인종 문제 아니냐고 한 줄로 쓴 사람도 있었음. 인구가 무너지는 것보다 인구 일부가 일본계가 아닌 쪽을 더 꺼리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음. 문화를 지킨다는 명분도 이 속도면 50년 뒤엔 문화를 이어 갈 사람이 없어서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 붙었고. 왕위 계승 문제를 끌어온 사람도 있었음. 국민 사이에 인기가 많은 현 일왕의 딸을 두고도 먼 남자 쪽 후계자를 찾는 나라라는 얘기였다. 반대로 일본은 대규모 이민으로 문제를 덮으려 하지 않는 드문 경우라, 유럽과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갈 거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독일과 이탈리아는 이민자가 많고 유럽이라 노동력을 끌어오기도 쉬운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비교도 나왔고. 외국인을 데려와도 그 사람들 역시 늙으니까 문제를 미룰 뿐이고, 중국도 이미 역대 최저 출생률이라는 반론도 있었음. 정치인만 탓할 일이 아니라 국민 상당수도 같은 생각이라는 댓글로 이 흐름이 이어졌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