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 계기

레딧의 'Living in Korea' 게시판에 한국 산 지 4년 넘었다는 여성이 글을 올렸음. 요즘 들어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는 게 기 빨린다는 얘기임. 원래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았거든. 작년까지는 누가 보는지도 잘 몰랐다고 함. 그러다 한국 남자 두 명이랑 각각 데이트를 했는데, 둘 다 옆에서 시선을 짚어 줬다는 거임. 한 명은 누가 곁눈질할 때마다 일일이 알려 줬다고. 다른 한 명은 이렇게들 쳐다보는데 여기서 어떻게 사냐고 물었다는데, 그 뒤로 오히려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썼다.

지하철에서 겪었다는 일

그다음에 겪은 일도 적어 놨음. 지하철역에서 카드 찍는 동안 나이 든 여성 한 분이 계속 쳐다봤다는 거임. 눈이 마주치면 피했다가 다시 보고, 계단 내려갈 때도 그랬대. 열차에 타니 이번엔 앞자리 노부부가 자기 머리 얘기를 자기들끼리 했다고 함. 본인이 흑인이라 머리가 눈에 띈다고 직접 적었음. 나쁜 말은 아니었는데 칸 안에서 둘만 얘기 중이라 다 들렸다는 거임. 그냥 서 있었을 뿐인데 잘못한 기분이 들었다더라. 옆에 앉아서 머리카락을 슥 만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썼음. 평소엔 넘기는데 피곤한 날엔 그게 쌓인다는 얘기였다.

20년 전을 봤어야 한다는 말

제일 위로 올라온 댓글은 20년 전을 봤어야 한다는 말이었음.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임. 그 시절엔 사회적 필터가 아예 없었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고. 옆에 딱 붙어 서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재듯이 훑었다는 회고도 붙었다. 25년 전엔 지하철에서 신문 뒤에 숨어 다녔다는 댓글도 있더라. 요즘은 다시 한국어 칭찬이랑 얼마나 살았냐는 질문을 듣는다는 얘기도 나왔음. 2000년대 초엔 외국인이 드물어서 그랬고, 지금은 관광객이 워낙 많아 아예 한국어를 못 할 거라 보는 것 같다는 게 그 사람 해석이었다.

각자 쓴다는 대처법

대처법은 제각각이었음. 혼자 다닐 땐 무조건 이어폰을 낀다는 댓글이 있었다. 남의 시선은 못 바꿔도 내 반응이랑 환경은 바꿀 수 있다는 이유였음. 다만 머리를 만지는 건 절대 못 참는다며 바로 일어나 자리를 뜬다고 덧붙였고. 아예 마주 보고 눈싸움을 한다는 쪽도 여럿이었다. 헬스장에서 대놓고 보던 사람을 되받아 봤더니 결국 시선을 피하더라는 후기가 붙었음. 안 그치면 윙크하거나 키스를 날려서 상대를 당황시킨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긴 연주자라 무대에 선 셈 친다는 댓글, 그냥 내가 연예인이라 여기고 자존감을 채운다는 댓글도 나왔다. 만지려 들면 '만지지 마세요'라고 말하라는 조언도 있었음.

아이 키우는 쪽 얘기

아이 얘기가 꽤 많이 달렸음. 한국인 혼혈이지만 백인처럼 보이는 아들이 시선을 많이 받는다는 부모가 있었다. 놀이터에서 애들이 하던 걸 멈추고 쳐다본다는 거임. 애들이니까 괜찮은데 아들이 걱정된다고 썼음. 혼혈로 보이는 아기가 있으면 시선이 아니라 아예 다가오는 접촉이 된다는 댓글도 붙었다. 허락 없이 사진 찍는 게 제일 거슬린다고 했고. 대부분은 호의라는 걸 알지만, 잠도 못 자고 대충 입고 나온 날엔 그냥 조용히 있고 싶다는 얘기였음. 딸이 예쁘다며 만지려는 손은 못 하게 막는다는 부모도 있었다. 아들이 다섯 살 때 한국을 떠났다는 댓글도 하나 있었음.

한국만의 일이냐는 반박

한국만 그러냐는 반박도 붙었음. 자기 나라에선 소수자가 이런 시선을 안 받는다고 쓴 사람에게, 인구 1%도 안 되는 외모로 살면서 아무도 안 쳐다본다는 게 말이 되냐는 반문이 달렸다. 서울에선 오히려 자기 인종이 다수인 나라들보다 시선을 덜 느낀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음. 중국에 있다 온 쪽에선 한국은 나이 든 사람만 그러고 사진이나 연락처를 요구하지 않아 편했다고 했고. 한국인끼리도 서로 많이 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다리를 절뚝이며 걷는 자기를 정장 입은 남자가 1분 넘게 쳐다봤다는 한국 남성 댓글이 그 예로 붙었다. 미국에 사는 한국계라는 쪽에서는 결이 다르다고 적었음. 미국에서 아시아인이 받는 건 호기심이 아니라 적대적인 시선이고, 시민인데도 어디서 왔냐는 질문을 계속 듣는다는 얘기였다.

작성자가 댓글에 덧붙인 말

작성자는 댓글에 직접 답을 달았음. 처음 왔을 땐 신경 썼지만 나중엔 흘려듣거나 먼저 말을 걸어서 어색함을 풀었다고 함. 인종차별이라고 넘겨짚은 적은 없고 오히려 그런 주장에 한국인을 변호하는 쪽이었다고 썼다. 그냥 호기심인 걸 아는데도 외계인 취급받는 기분은 남는다는 얘기였음. 신경 안 쓰고 살다가 계속 짚어 주니 그렇게 된 거라며, 자긴 로봇이 아니라서 버거운 날도 있는 거라고 덧붙였다.
출처: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