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이 세부에서 택시 요금으로 당한 일을 필리핀 커뮤니티가 정리해 올렸다. 친구와 3일 일정으로 다녀온 여행 영상이다.

공항에 내려 호텔까지 요금을 앱으로 확인하니 300페소가 나왔다. 근처 사람에게 물으니 500페소를 불렀고, 300이 적정선인 걸 알면서도 그냥 탔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기사가 기름값이 너무 비싸다고 하더니 1,000페소를 말했다. 아까 500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되묻는 장면까지 그대로 담겼다.

글을 올린 사람은 자막에 안 들어간 한마디를 따로 짚었다. 기사가 실제로는 한 사람당 500이라고 말했다는 것. 수빈과 친구는 합쳐서 500페소로 알아듣고 알겠다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차 안에서 수빈이 한국어로 남긴 말도 옮겨 놨다. 500페소도 이미 선을 넘은 건데 갑자기 1,000페소를 부른다는 것, 그래도 차 잡은 게 어디고 피곤하니 좋게 넘어가자는 것이었다. 도착한 뒤 기사가 다시 1,000페소를 요구하자 이번엔 500만 내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투바투 수빈 세부 택시비, 500페소가 1000페소로

글에 붙은 영상 갈무리. 500페소냐고 되묻는 장면과, 앱에는 300으로 나온다는 장면이다.

이미지 출처: reddit/Philippines

댓글은 거의 필리핀 사람들이 자국을 향해 쓴 것이었다. 374표로 제일 위에 오른 건 정부 욕할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이런 사기꾼이 널렸다는 지적이었다. 나라 망신이라는 댓글이 144표로 뒤를 이었고, 잘 모르는 것 같으니까 바로 등쳐먹는다며 역겹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저 기사 번호 4351 아니냐, 예전에도 똑같은 짓 하다 걸렸던 차인데 아직도 하냐고 쓴 댓글도 붙었다.

어젯밤에 영상을 봤다는 사람은 호텔이 공항에서 11km밖에 안 되고 그것도 자정 넘은 시간이었다고 짚었다. 세부에 먼저 다녀온 같은 그룹 멤버가 바가지를 씌우려 들면 화난 척을 하라고 일러 줬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라푸라푸 쪽 호텔이었으면 200페소도 안 나왔을 거라며 지역별 요금 감각을 적은 댓글도 있었다. 몇 년 전엔 세븐틴 조슈아더니 이번엔 수빈이냐며, 이래서 택시 기사들이 수입 줄었다고 하소연해도 하나도 안 불쌍하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부패가 위에서 시작되냐 아래에서 시작되냐를 두고 짧은 공방도 붙었다. 아래쪽이 더 눈에 보일 뿐이지 거기서 시작하는 건 아니라는 반론, 애초에 부패한 지도부가 그 자리에 어떻게 올라갔겠냐는 되물음이 있었다. 저런 걸 능력이라고 포장하는 사람들이 문제고 그런 사람들이 정부에 들어가면 똑같이 해 먹는다고 본 댓글, 관광업을 키우자면서 외국인만 보면 눈이 돌아간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단속도 시늉만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카메라에 잡힌 건 잡았다고 언론에 내보내고 나중에 풀어 준다는 것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는 그나마 경쟁이 공평한 나라로 나가서 일한다는 답이 달렸다.

세부에 갈 사람은 호출 앱을 미리 깔아 두라는 조언이 여러 개 붙었다. 요금이 고정이라 흥정 자체가 없다는 이유다. 자동차는 그랩과 최근 생긴 그린GSM 택시, 오토바이는 앙카스와 무브잇, 막심을 꼽았다. 그린GSM 기사한테 흰색 택시와 뭐가 다르냐고 물었더니 미터기가 차량에 처음부터 붙어 나와서 손대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는 댓글도 있었다. 반대로 웃돈이 붙어도 택시가 그랩보다 쌀 때가 있다며 자기는 그냥 50페소를 얹어 준다는 사람도 있었다. 유럽에서 택시 기사한테 들은 요령을 옮긴 댓글도 있었다. 요금이 이상하면 경찰에 말하겠다고 하면 바로 물러선다는 것. 여기 경찰도 돈을 달라던데 하는 답이 바로 밑에 달렸다.

기사를 두둔한 쪽도 있었다. 규제 당국이 요금을 안 올려 줬는데 기름값은 2주 만에 두 배가 됐으니 500까지 올린 건 그래도 공정한 편이라는 것이다. 면허 구조를 짚은 긴 댓글은 여기서 더 나갔다. 규제 당국이 차량 소유주에게 면허를 팔고 그 과정에 뒷돈이 오간다는 주장이었다. 정해진 요금이 시장과 안 맞는데 소유주는 기사에게 하루 상납금만 받으면 되니 신경 쓸 이유가 없고, 한 달에 15,000페소도 못 버는 기사가 수요와 기름값 변동을 다 떠안는다는 것. 그러다 기사가 자기한테 맞는 요금을 부르면 사람들은 기사와 필리핀 문화를 탓하는데, 정작 이 구조로 돈을 버는 건 면허와 차량을 쥔 쪽이라는 게 결론이었다.

이런 일은 어디에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서울타워에서 명동까지 가면서 요금을 흥정했다가 2만 원을 냈고, 같이 있던 한국인 친구가 대신 민망해했다는 댓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