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일본이 전 세계를 타겟으로 독자적인 운영체제(OS)인 'TRON'을 만들려고 했다가 미국의 견제로 좌절되었다는 이야기가 화제임. 하지만 해외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단순히 미국 정부의 압박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임.

우선 TRON은 완성된 단일 OS라기보다는 방대한 규격(Specification)에 가까웠고, 유닉스처럼 기존 코드를 가져다 쓴 게 아니라 하드웨어 벤더들이 바닥부터 새로 구현해야 했다고 함. 참여한 기업도 파나소닉, 도시바, 오키 정도였고 실제로 제품을 낸 건 파나소닉이 거의 유일했다고 함.

특히 인코딩 방식이 엄청 독특했는데, 유니코드처럼 한중일 한자를 무리하게 하나로 묶지 않고 언어별로 코드 평면을 전환하는 방식을 썼음. 덕분에 일본어 책에 중국어 인용구를 섞어 쓰기는 편했지만, 텍스트 검색이나 정규식이 완전히 망가지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다는 지적임.

미국의 무역 압박이 거들긴 했지만, 미국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팔던 일본 내 유력 인사가 이 상황을 이용해 경쟁자를 밟아버렸다는 시각도 나옴. 결국 기술적으로 독창적이었어도 시장 표준과 생태계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사장된 건 아니라서, 지금도 니콘 카메라 같은 곳에는 TRON의 파생형인 ITRON RTOS가 쓰이고 있다고 함. 역설적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은 셈임.
출처: Hacker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