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이 던진 질문

여러 나라 사람에게 묻는 게시판(r/AskTheWorld)에 올라온 글임. 작성자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성이 이씨라고 밝혔음. 자기 성이 한국과 중국, 홍콩, 베트남에서만 쓰는 줄 알았다더라. 그런데 배우 크리스토퍼 리처럼 영국계 백인 중에도 Lee를 쓰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거임. 그래서 그런 사람이 많은지, 많다면 어원이 한국·중국·베트남 쪽과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초원을 뜻하던 옛 영어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답은 있긴 한데 한국만큼 흔하지는 않다는 얘기였음. 영어에서 Lee는 초원이나 들판, 나무를 걷어낸 빈터를 뜻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니까 원래는 들이 넓은 곳에 살던 사람이 그 성을 쓴 셈임. Lee 말고도 Leigh, Lea처럼 철자가 여러 갈래라는 말도 붙었다. 아시아 쪽 어원과는 완전히 따로 생겨났다는 게 이 댓글의 결론이었음. 중세 영어 lea, 고대 영어 leah에서 왔다고 좀 더 자세히 적은 사람도 있었다. 잉글랜드 지명에 붙는 ley가 들판을 뜻하는 것과 같은 뿌리라며 크롤리, 블레츨리, 헨리 같은 마을 이름을 든 댓글도 있었음. 잉글랜드 북동부 출신이라는 그 사람 동네에서는 Lea 철자를 자주 쓴다고 했다.

아일랜드 쪽 갈래

아일랜드에서 온 성이라고 본 댓글도 있었음. 자기 친척 중에 Lee가 여럿이라는 얘기였다. 아일랜드 쪽은 갈래가 몇 개인데 그중 둘은 잉글랜드에서 넘어왔거나, 노래나 시를 뜻하는 성을 영어식으로 고친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음. 노래라는 뜻이 독일어 lied와 관련 있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그건 아니고 게일어 쪽 이름에서 왔다는 답이 달렸다. 다만 바람을 피하는 언덕 쪽면을 뜻하는 lee는 고대 노르드어를 거쳐 들어온 말이라 뿌리가 또 다르다고 했음.

한국 이씨 쪽 어원

아시아 쪽 Lee는 자두나무를 뜻하는 글자에서 왔다고 정리한 댓글이 있었음. 그러니까 뜻이 아예 다르다는 거임. 여기 붙은 답글에서는, 서양 Lee와 아시아 Lee를 합치면 국경을 진짜로 넘는 몇 안 되는 성이 된다고 봤다. 박이나 김은 한국에서 더 흔해도 밖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비교였음. 다른 댓글은 영어에서 남한 사람 이름을 적을 때도 L을 붙여 쓰지만 정작 발음은 '이'에 가깝다는 점을 짚었다. 원글 작성자로 보이는 사람도 자기 성이 한국어로는 '이'로 소리 나는데 영어로는 Lee라고 적었음.

생각보다 흔하다는 증언들

얼마나 흔하냐는 데에는 증언이 줄줄이 붙었음. 호주와 미국, 프랑스어권을 뺀 캐나다에서 상위 20위 안에 드는 성이라고 쓴 사람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Lee를 아시아계와 연결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댓글도 있었음. 1600년대부터 미국에 Lee 집안이 있었고 1620년 정착민 중에도 있었다면서, 백인이 Lee라는 성 때문에 놀림받는 걸 본 기억이 없다고 쓴 사람도 있었다. 할머니가 영국계 Lee였고 1800년대 중반에 잉글랜드 더비셔에서 미국 서부로 왔다는 댓글도 있었음. 학교에서 Mr. Lee와 Mr. Lea를 둘 다 배웠는데 둘 다 백인 영국인이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영국 안에서 Lee가 몰려 있는 지역이 잉글랜드 북동부라는 지도를 올린 댓글도 있었음.

이름으로도 쓰는 Lee

성이 아니라 이름으로도 흔하다는 댓글이 있었음. 여자 이름일 때는 Leigh로 적는 경우가 많은데 소리는 같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름도 성도 Lee인 사람이 어딘가 있을 거라는 농담이 나왔고, 실제로 그런 친구가 있어서 처음엔 놀리는 줄 알았다는 댓글이 붙었음. 유명한 Lee를 죽 나열한 댓글도 있었다. 배우 크리스토퍼 리, 소설가 하퍼 리, 감독 스파이크 리, 만화 작가 스탠 리 같은 이름이었음. 스탠 리는 원래 성이 리버였다고 덧붙인 사람도 있었다.

박도 영어 성이라는 댓글

Lee만 그런 게 아니라 박도 영어권 성일 수 있다고 쓴 댓글이 있었음. 그 말에는 그럴 것 같긴 한데 자기는 아직 박씨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답이 달렸다.
출처: reddit